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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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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문학, 연극_ 저물 녘, 바람꽃을 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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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청소년문학상

 

저물 녘, 바람꽃을 앓다

 

방유진(고려대 국문과 2학년)

 

아버지 둥글게 흰 잔등 뼈마디 같은 논둑 아래 담배연기 흩어진다

 

나는 그 위를 소금쟁이 발로 건너간다 지나간 자리마다 꼭 박힌 발자국 구겨진 그늘 깊어지면 어룽어룽 열꽃 피어난 살갗으로 흔들리는 별빛을 앓던 여섯 살,

 

흙 묻은 발목 털며 모여드는 불빛마다 옴싹옴싹 숨소리 트이는 저녁 아버지 돌아오시는 먼 산 쪽으로 창을 내어 바람길 그려보던 여섯 살에는 그 길 마디마다 싸리비 같은 가뭄이 들어 바람꽃 피어대고 나는 아버지가 뱉어낸 바싹 여윈 열매일 것이라 생각하고 바라보면 뽀얀 김 홧홧 하게 내뿜는 산언저리, 내 여섯 살

 

앙다문 보름달만 불빛을 받아먹고 깊어지겠다

 

들깨꽃 고숩게 터뜨리던 그 해 여름 일이다

 

* 편집자 주) 대산 청소년문학상 수상 학생들의 모임인 ‘절정문학회’에서는 1년에 한 차례씩 동인지 『절정』을 제작하고 있다. 작년 12월에 나온 『절정』 제 3호에는 대학에 재학 중인 수상 학생 20명의 시 38편과 소설 6편이 수록돼 있다. 위 시는 이 동인지에서 발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