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어권에 소개된 한국문학- 90년대 후반부터 중점소개, 고전과 현대물의 균형있는 소개 필요
독일어권의 한국문학 소개는 프랑스보다 한해 늦은 1893년 한국전래동화와 민담집이라 할『Korean-Märchen und Legenden』이 처음이다. 소개된 작품은 총 71종(독일 69, 오스트리아 2)으로 서양어로는 영어, 불어에 이어 세 번째, 모든 언어를 통틀어서는 일본어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1970년대까지는 고전소설과 민담류를 중심으로, 1980년대부터는 현대문학을 중심으로 소개되었다. 70년대까지 소개된 15종은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소개되었으며 이 가운데 12종을 차지하는 고전소설과 민담 등 고전문학은 독일어권에 한국문학을 소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문학소개는 80년대에 들어 현대문학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번역, 출판이 시작되었으며 이 때까지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불어권과 별 차이가 없다.
90년 초반 들어 불어권에서의 한국문학소개가 급격한 신장을 맞은 반면 독일어권은 90년대 후반에 들어서 활기를 띠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97년 김원일의 『바람과 강』 출판을 시작으로 10여권이 넘는 한국문학시리즈의 집중적인 발간과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는 펜드라곤(Pendragon)사의 활동은 90년대 초판 한국문학 시리즈를 펴내 프랑스에 한국문학 붐을 일으킨 악트쉬드출판사의 모습을 다시보는 듯이 인상적이다. 이밖에 페퍼코른, 미델하우베 등의 출판사에서 지속적으로 한국문학을 출판하고 있다. 독일 최고의 명문출판사인 주어캄프(Suhrkamp)에서 1983년 김지하의 『황토』, 1996년 고은의 『조국의 별』이 출판되었으나 그후 후속작업이 이어지지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독일에서의 한국문학소개활동으로 김광규․정혜영 부처가 중심이된 한․독 문학교류가 계속되고 <호렌 Die Horen> 등과 같은 유력문예지의 한국문학 특집호 발간, 독일에서의 한국문학작품 낭독회 등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상경, 김미혜․실비아 브래젤, 하이디 강․안소현, 김선희․에델투르트 김 등의 번역자에 윤현숙․니콜라우스 그로스, 송문의, 김윤옥, 마티아스 아우구스틴 등의 신진번역가들이 활발히 가세하는 현상은 눈여겨 볼만하다. 소개되는 작품들도 최인석, 김혜순, 신경숙 등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로 확대되는 것 또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90년대 이후 번역, 출판된 39종 가운데 고전문학은 단 1종에 그치고 현대문학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균형있는 한국문학소개라는 차원에서 신중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