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와의 문학교류 활성화를 향한 새 장 열다- 이청준 등 국내 문인들 멕시코 및 쿠바 방문
글 / 전성우_대산문화재단 문화사업팀
중남미 문학과 한국문학의 본격적인 교류의 장이 열린다. 재단의 2001년 국제문학교류 사업으로 중남미문화와 문학의 중심무대인 멕시코와 미지의 땅 쿠바에 한국작가단이 방문, 다양한 문학교류행사를 갖는다. ‘멕시코작가협회(Sociedad General de Escritores de México)’와 ‘쿠바예술인작가동맹(Unión de Escritores y Artistas de Cuba)’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이번 방문행사는 오는 6월25일부터 7월3일까지 진행된다.
재단은 그동안 멕시코를 비롯한 스페인어권 국가들에서 한국문학과 한국학의 소개, 보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번 문학교류 역시 이러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방문행사는 멕시코작가협회와 쿠바예술인작가동맹 등 문인단체와의 공식적인 문학교류라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쿠바 방문은 처음으로 우리 작가들이 공식적인 초청을 받아 방문하는 것으로 외교관계 유무를 뛰어넘어 문학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방문 후 문화교류의 추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번 작가교류에 참여하는 한국작가는 곧 서반아어로 번역 작품이 출간될 예정인 소설가 이청준(순천대 석좌교수), 박영한(동의대 교수)을 비롯해서 이미 작품이 소개된 바 있는 시인 황지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평론가 장경렬(서울대 교수), 번역가 고혜선(단국대 교수) 등이다.
참가자들은 먼저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 도착하여 멕시코작가협회에서 제공하는 ‘작가의 집(La Casa del Escritor)’에 머물며 한국 현대문학에 관한 강연회와 작품낭독회, 창작교실 특강 등에 참여하고 한국학과와 한국학과정이 개설되어 있는 멕시코시티와 인근 대학에서 세미나를 갖는다. 또한 멕시코의 유수한 출판사를 찾아 한국 문학작품의 현지 출판과 문학교류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멕시코시티 일정을 마치면 참가자들은 쿠바의 수도 하바나를 방문, 공식적으로 쿠바를 처음 방문하는 한국작가단으로서의 문학교류행사를 갖는다. 하바나의 쿠바예술인작가동맹 본부에서 예술인 및 작가들과 모임을 갖고, 양국의 문학 및 문화 교류를 위해 의견을 나누며 나아가 상호 협력 등을 모색한다.
쿠바방문이 끝나면 일행은 멕시코로 돌아와 카리브해에 면한 역사도시 메리다를 방문하여 강연회와 세미나 등을 갖고 교민들을 위한 행사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이미 재단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멕시코를 중심으로 꾸준히 문학교류를 시행해 왔다. 1997년 콜레히오 데 멕시코, 메리다문화원, 과달라하라대학 등과 공동으로 ‘멕시코 한국문학 심포지엄’ 행사를 개최하여 소설가 오정희, 평론가 김병익, 최동호, 황종연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심포지엄과 『바람의 넋』 출판기념회를 가진 바 있다. 이어 1999년에는 콜레히오 데 멕시코와 공동으로 시인 고은과 번역가 서성철 등이 참가한 가운데 ‘고은 시인 멕시코 작품낭독회 및 『불타는 샘』 출판기념회’ 등을 개최하고 과달라하라 도서박람회를 참관하였다.
또한 ‘한국문학 번역지원’ 사업을 통해 멕시코에서 오정희의 『바람의 넋 El Espírtu del Viento』(고혜선․프란시스코 카란사 공역, 1997), 이형기의 『죽지 않는 도시 El Ciudad Inmortal』(정권태․라울 아세베스 공역, 1998), 고은 시선집 『불타는 샘 Fuente en Ilamas』(서성철․파시엔시아 온타뇬 데 로페 공역, 1999) 등을 번역 출판하였으며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박완서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조정권의 『산정묘지』,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등의 작품을 번역하고 있거나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한국학 연구지원’ 사업을 통해서는 1998년 콜레히오 데 멕시코에『개화기 문화론』등 한국학 도서 311종 417권과 『한국문헌설화』등 재단이 발간 지원한 도서 21권을 기증하여 현지 한국학 연구를 돕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민간차원의 한국․멕시코간 문학교류에 멕시코 정부가 깊은 관심을 표하고 있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주한멕시코대사관이 재단의 사업과 문학교류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해와 지속적으로 교류를 나누어 왔으며, 오는 6월초 멕시코 대통령의 한국방문 때 사리 베르무데즈 멕시코 문화부장관이 재단을 방문, 지금까지의 문학교류성과를 토대로 향후 양국의 문학 및 문화교류의 발전과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