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연극사에서 오랫동안 지워진 존재 - 극작가 함세덕과 말하다
특집을 기획하며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시선들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 1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2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시선들 3
동아시아 문학포럼 1기 순환고리 완성, 다시 미래를 향하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는 33인의 성주(城主)들 대산문학상, 풍성한 가을걷이를 향해 출발 젊은 작가들의 담백한 풍경과 개성을 선하다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기획특집
고은의 시집 『순간의 꽃』에는 다른 삶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동아시아의 문화가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가장 작은 것도 가장 큰 것을, 심지어 세계를 포괄한다. 우리는 마법에 걸린 듯, 순간순간 새로운 일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독일만큼 한국을 가까이 느끼는 나라도 없다. 분단, 분단선을 지키는 삼엄한 경비, 이산가족, 공통어, 절단된 남북의 문화와 문학은 40년간 분열되었던 우리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 동독과 서독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분단의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여러 독일 문학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우리 출판사에서 출판된 것만도 헤르만 헤세,베르톨트 브레히트, 막스 프리쉬 등 다양하다. 테오도르 W. 아도르노, 위르겐 하버마스의 철학서와 니콜라스 루만의 중요한 사회학 저서 또한 소개될 예정이다. 주어캄프를 통해 소개된 위르겐 하버마스와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및 여러 사상가들의 이론들도 한국에 어떤 전환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반해 새로운 한국 문학을 독일에서 자주 마주치진 못하지만, 지그프리트 샤르슈미트(Siegfried Schaarschmidt), 프리드헬름 베르툴리스(Friedhelm Bertulies) 같은 탁월한 번역가가 소개한 이문열, 이창동, 최인석, 박완서의 작품은 큰 명성을 누리고 있다. 이는 독일 독자들이 한국 문학을 접할 때 필요로 하는 한국어, 한국의 전통, 그리고 한국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생활양식까지도 소상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위와 같은 번역가들이 참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83년에 김지하의 시선집 『황토 및 그 밖의 시들(Die gelbe Erde und andere Gedichte)』이주어캄프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그 이후로 주어캄프에서 출간된 모든 한국 번역서들은 김지하의 시선집과 마찬가지로 한국 문화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충실히 담고 있다.
독일에 가장 잘 알려진 저자는 고은이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다가왔다. 고은은 20년 전인 1996년 『조국의 별(Die Sterne über dem Land der Väter)』이란 시집으로 독일에 처음 소개되었다. 고은 시인의 잊을 수 없는 낭독은 프랑크푸르트의 작은 수상 궁전 홀즈하우센에서 진행되었다. 낭독회가 끝난 후 열린 사인회에서, 고은 시인은 사인한 책을 독자에게 건네주며 고개를 숙였고 독자 또한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작가는 독자에게 존경을 표했으며 독자 또한 작가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주어캄프의 터줏대감 지그프리트 운셀트(Siegfried Unseld: 1924-2002) 또한 그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고은은 나누어질 수 없는 한국의 상징이다. 다시 말해, 그는 우리에게 풍부한 시적 영감, 도덕적 힘 그리고 정치적 각성을 통해 완전성과 진실성,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통합된 비전을 제공하였다. 내가 2006년 11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운 좋게도 그의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 때 『만인보』와 남북 공동 언어 사전에 대한 그의 바람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언급한 『만인보』는 당시 15권에 달하는 방대한 ‘시인의 프로젝트’를 이루었으며 2010년 30권 분량으로 완성되었다. 고은이 만난 모든 사람은 『만인보』에서 시가 되었다. 이는 그의 삶 속에서 조우한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시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2005년 고은 시인은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개최된 국제도서전에 초청되었다. 한국은 주빈국으로 초청되어 독일을 포함한 유럽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들과 조우하고 한국의 문화와 문학을 소개했다. 박람회에 마련된 한국관에서는 한국의 예술, 그림과 조각을 담은 도자기도 함께 소개되었다. 고은 시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작가들의 낭독회도 진행되었다. 한국의 정원, 꽃과 문화 그리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소개해주고 있는 그뤼네부르크공원 안의 ‘한국정원’도 프랑크푸르트에 기증되었다.
2011년 주어캄프에서 발간된 『순간의 꽃(Blüten des Augenblicks)』은 독일 출판계에서 크게 회자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고은의 시집『순간의 꽃』에는 다른 삶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동아시아의 문화가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가장 작은 것도 가장 큰 것을, 심지어 세계를 포괄한다. 우리는 마법에 걸린 듯, 순간순간 새로운 일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토록 고은의 시는 문학의 경계를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넘어서는 능력이 있다. 언어 자체에 대한 급단적 포기와
부인이 세계의 모든 모서리와 모든 구석진 곳에서 언어의 꽃, 즉 ‘순간의 꽃’을 피운다.
2014년 고은은 다시 독일을 방문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시인대회와 뮌헨의 리릭카비넷(Lyrikkabinett; 시암송대회)에서도 초청작가로서 아리랑을 암송하고 노래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주어캄프와 인젤 출판사의 한국 작가 출판기념 행사와 낭독 행사를 지원하고 번역과 출판에 대한 재정적 도움을 펼치며 공식적인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문학작품 자체가 중요한 것만큼 한국사, 남북분단, (위기의 북한에 큰 의미로 다가올) 한국의 경제 급성장을 이르는 ‘한강의 기적’ 등을 다루는 실용서 및 전문서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현
재 상황들을 짚어주는 위와 같은 실용 서적들은 한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세계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이는 한국 문학에 대한 호기심 또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주독 한국문화원 또한 현재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포츠다머 플라츠 및 베를린에서의 콘서트, 전시회, 낭독회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따라서 한국문화원은 베를린에서의 다양한 한국 문화 이벤트를 구성하는 중심이 되었으며 이러한 사업들은 한국 문화, 더 나아가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 유도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문화원의 콘서트나 전시회에 참여하는 독일 독자들은 대학, 의학 연구, 영화, 박물관 등 아주 다방면에 걸쳐 한국(북한을 포함하여)의 일상과 문화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주독 한국 대사 및 그의 동료들이 기여하고 이룬 성과는 우수하다. 그것은 단순히 한국문학 번역소개를 넘어선 한국과 독일의 원활한 교류를 성사시키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였다고 생각한다. 하버드의 한국 학자 카터 J. 에커트(Carter J. Eckert)가 이야기했듯이 ‘한국 문학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번역 : 이지현(대산문화재단 인턴)
※ 이 원고는 필자의 요청에 따라 필자가 2014년 작성한 독역 『순간의 꽃』 서평 일부를 발췌하여 편집하였다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시선들 3
글 토마스 슈파(Thomas Sparr) ㅣ 독일 주어캄프(Suhrkamp) 출판사 편집자 겸 부사장. 1956년생
“한국문학은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열쇠”
- 독일에서의 한국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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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의 시집 『순간의 꽃』에는 다른 삶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동아시아의 문화가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가장 작은 것도 가장 큰 것을, 심지어 세계를 포괄한다. 우리는 마법에 걸린 듯, 순간순간 새로운 일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독일만큼 한국을 가까이 느끼는 나라도 없다. 분단, 분단선을 지키는 삼엄한 경비, 이산가족, 공통어, 절단된 남북의 문화와 문학은 40년간 분열되었던 우리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 동독과 서독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분단의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여러 독일 문학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 우리 출판사에서 출판된 것만도 헤르만 헤세,베르톨트 브레히트, 막스 프리쉬 등 다양하다. 테오도르 W. 아도르노, 위르겐 하버마스의 철학서와 니콜라스 루만의 중요한 사회학 저서 또한 소개될 예정이다. 주어캄프를 통해 소개된 위르겐 하버마스와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및 여러 사상가들의 이론들도 한국에 어떤 전환점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반해 새로운 한국 문학을 독일에서 자주 마주치진 못하지만, 지그프리트 샤르슈미트(Siegfried Schaarschmidt), 프리드헬름 베르툴리스(Friedhelm Bertulies) 같은 탁월한 번역가가 소개한 이문열, 이창동, 최인석, 박완서의 작품은 큰 명성을 누리고 있다. 이는 독일 독자들이 한국 문학을 접할 때 필요로 하는 한국어, 한국의 전통, 그리고 한국의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생활양식까지도 소상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으로 위와 같은 번역가들이 참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983년에 김지하의 시선집 『황토 및 그 밖의 시들(Die gelbe Erde und andere Gedichte)』이주어캄프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그 이후로 주어캄프에서 출간된 모든 한국 번역서들은 김지하의 시선집과 마찬가지로 한국 문화와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충실히 담고 있다.
독일에 가장 잘 알려진 저자는 고은이다. 그는 우리에게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다가왔다. 고은은 20년 전인 1996년 『조국의 별(Die Sterne über dem Land der Väter)』이란 시집으로 독일에 처음 소개되었다. 고은 시인의 잊을 수 없는 낭독은 프랑크푸르트의 작은 수상 궁전 홀즈하우센에서 진행되었다. 낭독회가 끝난 후 열린 사인회에서, 고은 시인은 사인한 책을 독자에게 건네주며 고개를 숙였고 독자 또한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작가는 독자에게 존경을 표했으며 독자 또한 작가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당시 주어캄프의 터줏대감 지그프리트 운셀트(Siegfried Unseld: 1924-2002) 또한 그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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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은 나누어질 수 없는 한국의 상징이다. 다시 말해, 그는 우리에게 풍부한 시적 영감, 도덕적 힘 그리고 정치적 각성을 통해 완전성과 진실성,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통합된 비전을 제공하였다. 내가 2006년 11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운 좋게도 그의 집을 방문할 수 있었다.
그 때 『만인보』와 남북 공동 언어 사전에 대한 그의 바람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언급한 『만인보』는 당시 15권에 달하는 방대한 ‘시인의 프로젝트’를 이루었으며 2010년 30권 분량으로 완성되었다. 고은이 만난 모든 사람은 『만인보』에서 시가 되었다. 이는 그의 삶 속에서 조우한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시와 닮아있기 때문이다.
2005년 고은 시인은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개최된 국제도서전에 초청되었다. 한국은 주빈국으로 초청되어 독일을 포함한 유럽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들과 조우하고 한국의 문화와 문학을 소개했다. 박람회에 마련된 한국관에서는 한국의 예술, 그림과 조각을 담은 도자기도 함께 소개되었다. 고은 시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 작가들의 낭독회도 진행되었다. 한국의 정원, 꽃과 문화 그리고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소개해주고 있는 그뤼네부르크공원 안의 ‘한국정원’도 프랑크푸르트에 기증되었다.
2011년 주어캄프에서 발간된 『순간의 꽃(Blüten des Augenblicks)』은 독일 출판계에서 크게 회자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고은의 시집『순간의 꽃』에는 다른 삶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중하는 동아시아의 문화가 깃들어 있다. 그의 시는 가장 작은 것도 가장 큰 것을, 심지어 세계를 포괄한다. 우리는 마법에 걸린 듯, 순간순간 새로운 일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토록 고은의 시는 문학의 경계를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넘어서는 능력이 있다. 언어 자체에 대한 급단적 포기와
부인이 세계의 모든 모서리와 모든 구석진 곳에서 언어의 꽃, 즉 ‘순간의 꽃’을 피운다.
2014년 고은은 다시 독일을 방문했다. 그는 베를린에서 개최된 국제시인대회와 뮌헨의 리릭카비넷(Lyrikkabinett; 시암송대회)에서도 초청작가로서 아리랑을 암송하고 노래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주어캄프와 인젤 출판사의 한국 작가 출판기념 행사와 낭독 행사를 지원하고 번역과 출판에 대한 재정적 도움을 펼치며 공식적인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문학작품 자체가 중요한 것만큼 한국사, 남북분단, (위기의 북한에 큰 의미로 다가올) 한국의 경제 급성장을 이르는 ‘한강의 기적’ 등을 다루는 실용서 및 전문서 또한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현
재 상황들을 짚어주는 위와 같은 실용 서적들은 한국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와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세계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이는 한국 문학에 대한 호기심 또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주독 한국문화원 또한 현재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포츠다머 플라츠 및 베를린에서의 콘서트, 전시회, 낭독회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따라서 한국문화원은 베를린에서의 다양한 한국 문화 이벤트를 구성하는 중심이 되었으며 이러한 사업들은 한국 문화, 더 나아가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 유도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문화원의 콘서트나 전시회에 참여하는 독일 독자들은 대학, 의학 연구, 영화, 박물관 등 아주 다방면에 걸쳐 한국(북한을 포함하여)의 일상과 문화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주독 한국 대사 및 그의 동료들이 기여하고 이룬 성과는 우수하다. 그것은 단순히 한국문학 번역소개를 넘어선 한국과 독일의 원활한 교류를 성사시키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였다고 생각한다. 하버드의 한국 학자 카터 J. 에커트(Carter J. Eckert)가 이야기했듯이 ‘한국 문학은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번역 : 이지현(대산문화재단 인턴)
※ 이 원고는 필자의 요청에 따라 필자가 2014년 작성한 독역 『순간의 꽃』 서평 일부를 발췌하여 편집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