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연극사에서 오랫동안 지워진 존재 - 극작가 함세덕과 말하다
특집을 기획하며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시선들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 1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들2 한국문학을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시선들 3
동아시아 문학포럼 1기 순환고리 완성, 다시 미래를 향하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글을 쓰는 33인의 성주(城主)들 대산문학상, 풍성한 가을걷이를 향해 출발 젊은 작가들의 담백한 풍경과 개성을 선하다
이 우주가 우리에게 준 두 가지 선물 사랑하는 힘과 질문하는 능력
장서표 산책
최인석은 전업 작가다. 대부분의 전업 작가는 자신만의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한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소설은 주로 언제 쓰나요? 그는 특별히 작업시간은 정해 놓지 않고 문득 떠오르면 바로 쓴다고 했다. 하루 일과 중 글을 쓰는 시간 보다는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고, 매일 두어 시간정도 산책을 하는데 자신이 거처하고 있는 주변동네를 한 바퀴 크게 돈다고 했다. 보통 산책이라고 하면 새소리와 신록이 우거진 숲길을 상상할 테지만 그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삶이 있는 현장으로 발걸음 한다고 했다.
그가 작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어보았다. 최인석은 초등학생 때 폐결핵과 신장을 앓아 몇 달씩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했다. 그 무료한 시간을 책으로 달래야 했고, 그래서 당시 출간되었던 거의 모든 동화를 읽게 되었는데, 이야기가 주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기자 출신이었던 부친의 장서를 접하면서, 문학잡지와 수필집을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우며 막연히 작가의 꿈을 꾸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당연히 문예반 활동을 했다. 조숙했던 그는 카뮈, 쇼펜하우어의 철학이나 기독교 성경, 불경 등을 일찍 접했다. 청계천의 헌책방이 그의 주 무대였다. 당시 그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던 작가를 하나만 꼽자면 역시 ‘도스토예프스키’였다.
최인석은 현재 소설가로 살고 있지만 희곡으로 먼저 등단했다. 1979년 당시 정평 있는 극잡지《연극평론》에 「내가 잃어버린 당나귀」를 실으면서였다. 그 후 ‘한국문학 신인상’을 시작으로 백상예술상 신인작가상, 영희연극상,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작가상 등을 휩쓸었다.
연극계의 떠오르는 별이었던 그는 돌연 잘 나가던 희곡작가의 길을 멈추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군사정권의 집요한 검열에 시달렸는데, 사전검열인 희곡과는 달리 소설은 적어도 출판을 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1986년 ‘소설문학상’에 장편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무대의 현장감과 인물들의 연극적 묘사를 통한 희곡작가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그만의 서사와 작품 세계로 한국의 대표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80년대 문학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던 장편소설 『새떼』는 ‘그들도 우리처럼’의 제목으로 영화화되었으며, 영화 <칠수와 만수>로 대종상 각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근년에는 열두 번째 장편소설 『강철무지개』를 출간하였는데, SF를 도입해서 미래를 배경으로 했지만 오늘의 암울한 현실을 그려내어 많은 독자와 평자에게 각광받았다.
최인석 형과의 첫 만남은 90년대 초 어느 문학행사의 뒤풀이 자리였다. 그의 선한 눈웃음이 떠오른다. 그와의 조우 중에 가장 즐거운 기억은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장서표 전시를 초대받아 참가했을 때다. 당시 일정 때문에 일행과 떨어져 홀로 쓸쓸한 저녁시간을 보내야했는데, 우연히 만난 그의 보살핌(?)으로 타국에서 즐거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최인석은 도시인이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지만 농촌 마을이 아닌 시내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일찍 고향을 떠나 전주를 거쳐 서울에서 청소년기를 맞이하였다. 때문에 그에게는 시골에 대한 향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어려서부터 곤충이나 벌레를 극도로 무서워했다. 하지만 무당벌레만은 이상하게 친근하다고 했다. 아마 전생이 무당벌레였거나 아니면 다음 생이 무당벌레일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당연히 그의 장서표의 주인공은 무당벌레다
희곡작가에서 소설가로 소설가 최인석
글과 판화 남궁산 ㅣ 판화가. 1961년생
생명연작 판화와 '장서표'(EX-LIBRIS)제작에 몰두, 저서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인연을 새기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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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석은 전업 작가다. 대부분의 전업 작가는 자신만의 시간 관리를 철저히 한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소설은 주로 언제 쓰나요? 그는 특별히 작업시간은 정해 놓지 않고 문득 떠오르면 바로 쓴다고 했다. 하루 일과 중 글을 쓰는 시간 보다는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고, 매일 두어 시간정도 산책을 하는데 자신이 거처하고 있는 주변동네를 한 바퀴 크게 돈다고 했다. 보통 산책이라고 하면 새소리와 신록이 우거진 숲길을 상상할 테지만 그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삶이 있는 현장으로 발걸음 한다고 했다.
그가 작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어보았다. 최인석은 초등학생 때 폐결핵과 신장을 앓아 몇 달씩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했다. 그 무료한 시간을 책으로 달래야 했고, 그래서 당시 출간되었던 거의 모든 동화를 읽게 되었는데, 이야기가 주는 재미에 푹 빠져버렸다. 기자 출신이었던 부친의 장서를 접하면서, 문학잡지와 수필집을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우며 막연히 작가의 꿈을 꾸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당연히 문예반 활동을 했다. 조숙했던 그는 카뮈, 쇼펜하우어의 철학이나 기독교 성경, 불경 등을 일찍 접했다. 청계천의 헌책방이 그의 주 무대였다. 당시 그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던 작가를 하나만 꼽자면 역시 ‘도스토예프스키’였다.
최인석은 현재 소설가로 살고 있지만 희곡으로 먼저 등단했다. 1979년 당시 정평 있는 극잡지《연극평론》에 「내가 잃어버린 당나귀」를 실으면서였다. 그 후 ‘한국문학 신인상’을 시작으로 백상예술상 신인작가상, 영희연극상, 대한민국문학상 신인작가상 등을 휩쓸었다.
연극계의 떠오르는 별이었던 그는 돌연 잘 나가던 희곡작가의 길을 멈추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군사정권의 집요한 검열에 시달렸는데, 사전검열인 희곡과는 달리 소설은 적어도 출판을 할 수는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1986년 ‘소설문학상’에 장편 『구경꾼』이 당선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무대의 현장감과 인물들의 연극적 묘사를 통한 희곡작가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그만의 서사와 작품 세계로 한국의 대표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80년대 문학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주었던 장편소설 『새떼』는 ‘그들도 우리처럼’의 제목으로 영화화되었으며, 영화 <칠수와 만수>로 대종상 각색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근년에는 열두 번째 장편소설 『강철무지개』를 출간하였는데, SF를 도입해서 미래를 배경으로 했지만 오늘의 암울한 현실을 그려내어 많은 독자와 평자에게 각광받았다.
최인석 형과의 첫 만남은 90년대 초 어느 문학행사의 뒤풀이 자리였다. 그의 선한 눈웃음이 떠오른다. 그와의 조우 중에 가장 즐거운 기억은 2005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장서표 전시를 초대받아 참가했을 때다. 당시 일정 때문에 일행과 떨어져 홀로 쓸쓸한 저녁시간을 보내야했는데, 우연히 만난 그의 보살핌(?)으로 타국에서 즐거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최인석은 도시인이다.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지만 농촌 마을이 아닌 시내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일찍 고향을 떠나 전주를 거쳐 서울에서 청소년기를 맞이하였다. 때문에 그에게는 시골에 대한 향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어려서부터 곤충이나 벌레를 극도로 무서워했다. 하지만 무당벌레만은 이상하게 친근하다고 했다. 아마 전생이 무당벌레였거나 아니면 다음 생이 무당벌레일 것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당연히 그의 장서표의 주인공은 무당벌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