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과 스웨터와.... 징검다리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서정시로 쓴 마음의 신화 - 시인 김명인 선생과의 만남
탈경계 시대, 우리 안의 경계들 언어의 소통과 경계 허물기 연말정산과 피케티 동포로서의 타자,타자로서의 동포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누군가의 가슴 울렁여 보았으면
송곳처럼 빛날 그날을 향한 출발 문화를 흔들고 문명을 움직이게 하는 글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해외문학기행
장서표 산책
그런 그도 청소년기와 청년기는 섬을 떠나 뭍에서 보냈었다. 배의 선원이나 디제이, 트럭운전사, 공사판의 인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92년 등단 후엔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기도 했으며 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06년에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 섬으로 회귀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바다가 배경이다. 1996년 첫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를 시작 으로 장편소설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홍합』, 『열여섯의 섬』 등을 열거할 수 있다. 특히 그가 근년에 상재한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와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는 그 완결판인 듯하다. 자신이 직접 잡고 맛본 해산물들을 바탕으로 바다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산문집에는 바다만큼 소주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의 삶에서 소주는 ‘바닷물과 더불어 가장 가깝게 지낸 액체’이며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액체’이다. 그의 술잔에 비치는 바다에는 섬사람들의 고단함과 쓸쓸함이 함께 일렁거리고 있다.
그와 추억에 남는 조우의 순간들 역시 바다에서였다. 90년대 중반쯤 어느 날, 안개가 자욱하게 낀 태안 바닷가에서 밤새 들이키고, 다음 날 그의 권유로 숙취해소와 해장을 차디찬 냉면으로 했다가 속이 뒤집혀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10여 년 전에는 벗들과 함께 밤기차를 타고 여수를 거쳐 거문도에 들어가 2박 3일을 즐겁게 보낸 기억도 난다. 여행내내 술에 취해 불콰해진 얼굴로 거문도 곳곳을 들쑤시고 다녔고 유람선을 타고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의 돌섬들도 구경했다. 갯벌 바위에 걸터앉아 그가 썰어주는 대로 날름 받아먹었던 해삼과 멍게의 알싸한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장서표와 관련해서 그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10여 년 전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가까운 문인들 위주의 ‘장서표 전시회’를 열었을 때다. 당연히 소설가 한창훈의 장서표도 출품되어 있었다. 그 때 나의 세심함의 부족으로 그에게 폐를 끼치게 되었다. 얼마 전 어느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만난 그가 지난 일을 조심스럽게 꺼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그동안 불편했던 마음을 내색 않고 스스럼없이 대해준 그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시회를 열수록 지인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현실이 부담스러워 전시회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던 때가 아마 그 즈음이었지 싶다. 여기서 다시 사과를 한다.
기골이 장대하고 화통한 성격을 가진 그는 세월이 흐를수록 바다 사나이의 풍모가 엿보인다. 사람은 자신이 가장 오랫동안 바라본 것을 닮는다고 했던가. 그가 자신의 산문에서 원하고 말한 것처럼 그는 점점 바다를 닮은 얼굴이 되어 가고 있다.
바다를 닮은 소설가 한창훈
남궁산 ㅣ 판화가. 1961년생
생명연작 판화와 '장서표'(EX-LIBRIS)제작에 몰두, 저서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인연을 새기다』 등
한창훈을 이야기 하자면 우선 ‘바다’가 떠오른다. 그에게는바다 내음이 난다. 남쪽바다 여수 거문도에서 태어나고 자란그는, 지금도 여전히 고향 바닷가 집에서 글 쓰고 낚시하고 술 마시며 산다. 그는 ‘생계형 낚시꾼’을 자처한다. 마침내, 이태 전엔 거금(?) 천 여 만원을 들여 낚싯배를 마련해 선주가 되었다. 어느 지인은 말하길 한창훈에게 바다는 ‘어머니 자궁 속의 양수’와 같은 존재라고 했는데 딱 들어맞는 표현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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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도 청소년기와 청년기는 섬을 떠나 뭍에서 보냈었다. 배의 선원이나 디제이, 트럭운전사, 공사판의 인부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1992년 등단 후엔 대학에서 소설 창작을 강의하기도 했으며 작가회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06년에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 섬으로 회귀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바다가 배경이다. 1996년 첫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를 시작 으로 장편소설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홍합』, 『열여섯의 섬』 등을 열거할 수 있다. 특히 그가 근년에 상재한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와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는 그 완결판인 듯하다. 자신이 직접 잡고 맛본 해산물들을 바탕으로 바다와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 산문집에는 바다만큼 소주가 자주 등장하는데 그의 삶에서 소주는 ‘바닷물과 더불어 가장 가깝게 지낸 액체’이며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액체’이다. 그의 술잔에 비치는 바다에는 섬사람들의 고단함과 쓸쓸함이 함께 일렁거리고 있다.
그와 추억에 남는 조우의 순간들 역시 바다에서였다. 90년대 중반쯤 어느 날, 안개가 자욱하게 낀 태안 바닷가에서 밤새 들이키고, 다음 날 그의 권유로 숙취해소와 해장을 차디찬 냉면으로 했다가 속이 뒤집혀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10여 년 전에는 벗들과 함께 밤기차를 타고 여수를 거쳐 거문도에 들어가 2박 3일을 즐겁게 보낸 기억도 난다. 여행내내 술에 취해 불콰해진 얼굴로 거문도 곳곳을 들쑤시고 다녔고 유람선을 타고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의 돌섬들도 구경했다. 갯벌 바위에 걸터앉아 그가 썰어주는 대로 날름 받아먹었던 해삼과 멍게의 알싸한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장서표와 관련해서 그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10여 년 전 인사동의 한 화랑에서 가까운 문인들 위주의 ‘장서표 전시회’를 열었을 때다. 당연히 소설가 한창훈의 장서표도 출품되어 있었다. 그 때 나의 세심함의 부족으로 그에게 폐를 끼치게 되었다. 얼마 전 어느 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만난 그가 지난 일을 조심스럽게 꺼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그동안 불편했던 마음을 내색 않고 스스럼없이 대해준 그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시회를 열수록 지인들에게 폐를 끼치게 되는 현실이 부담스러워 전시회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던 때가 아마 그 즈음이었지 싶다. 여기서 다시 사과를 한다.
기골이 장대하고 화통한 성격을 가진 그는 세월이 흐를수록 바다 사나이의 풍모가 엿보인다. 사람은 자신이 가장 오랫동안 바라본 것을 닮는다고 했던가. 그가 자신의 산문에서 원하고 말한 것처럼 그는 점점 바다를 닮은 얼굴이 되어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