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

조약돌과 스웨터와.... 징검다리 -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서정시로 쓴 마음의 신화 - 시인 김명인 선생과의 만남

표현의 자유와 비둘기 발

정신분석은 삶의 허약함과 불완전성에 대한 성찰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논평자들의 세계

직접경험의 소멸과 한국문학의 행로

탈경계 시대, 우리 안의 경계들 언어의 소통과 경계 허물기 연말정산과 피케티 동포로서의 타자,타자로서의 동포

꽃 피기 전 봄산처럼 꽃 핀 봄산처럼 누군가의 가슴 울렁여 보았으면

정 지 된 시 간 의 발 견

인도로 가는 길

바다를 닮은 소설가 한창훈

붕당을 넘어서서 임진왜란과 그 인물들을 증언하다

매일 태어나는 신화들의 강남

연기자 겸 해설가이자 무대감독, 무성영화 시대 변사

비슷하다고 같은 것은 아니다

송곳처럼 빛날 그날을 향한 출발 문화를 흔들고 문명을 움직이게 하는 글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 제13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해외문학기행

시 1 시 2

매일 건강과 시 리처드 스콧 씨에게

앞으로도 궁금한 개구리들

하프를 잃어버린 시인들 카프카의 가르마 이것은 김밥이 아니다 기이한 나무를 찾아가는 길

창작 후기

생각하는 시인의 ‘생각하는 감자’

글 박승우 ㅣ 동시작가, 1961년생
동시집 『백 점 맞은 연못』『생각하는 감자』 등

시집을 내는 것은 시인이 알몸을 보여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시집 한 권 속에는 시인의 생각, 정신, 표현이 맨살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동시집의 경우 적게는 40여 편에서 많게는 70여 편의 시를 담게 되는데 한 권의 시집을 읽으면 시인의 문학적 역량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문학적 역량이 탄로 난다는 것은 창작자로서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창작자로서는 작품으로 말할 수밖에 없는 피할 수 없는 길이기도 하다. 2012년 봄, 첫 동시집 『백 점 맞은 연못』을 엮으면서 아쉬움이 컸고 두려움도 있었다. 편집 과정에 몇 번을 읽으면서 이 동시집을 과연 누가 읽어줄까? 비슷한 소재, 비슷한 형식의 동시집이 또 하나 태어나는 것은 아닐까? 세상에 태어나면 얼마의 세월을 견뎌낼 수 있을까? 태어나지도 않은 동시집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읽혀지는 동시, 빛깔이 있는 동시를 쓰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재부터 어린이들과 친근한 동물 소재로 잡았다. 동물을 통한 사회 풍자도 간간히 섞어 넣었다. 동시를 쓰면서 나부터 재미가 있었다. 하루에 몇 편의 동시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대상창작기금에 공모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동물 소재의 동시만으로 구성하고 싶었지만 작품 수가 모자라 다른 작품들로 일부 채웠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좀더 시간을 갖고 작품을 쓰고 다듬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기금 수혜자로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자못 놀랐다.

두 번째 동시집 『생각하는 감자』는 그래서 준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동물 소재로만 동시집을 구성하려고 했으나 출판사를 정하고 편집자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동물 소재와 일반 소재 작품을 반씩 구성하기로 합의하였다. 동시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생각하는 감자」는 14편으로 구성된 연작시인데 감자를 단순히 시적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주체적이고 인격적인 모습으로 그려보았다. 감자라고 어찌 할 말이 없겠는가? 또한 1부에는 염소 연작시 9편을 실었는데 염소의 생태를 우리 사회나 인간의 모습으로 풍자적하거나 상상력을 담은 시들로 구성하였다. 그 외에도 아이들의 삶이나 심리를 담은 작품,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동시집에 실었다. 동시집에 해설을 쓴 김제곤 아동문학평론가는 “박승우 시인은 동물과 식물을 의인화하여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아픔이나 부끄러움을 비판한다. 우리 둘레의 목숨들을 어루만지며 잘못된 세태를 슬그머니 꼬집기도 한다. 그는 순연한 동심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풍자와 해학을 자신의 개성으로 확보한 시인”이라고 평가하였다. 동시는 동심과 시적인 요소가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어린이의 눈높이에도 맞아야하기 때문에 창작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비록 제약이 있다 할지라도 모든 예술 창작 그렇듯이 동시 창작도 새로움의 추구와 미학적 접근이 있어야 할 것이다. 동시 창작을 하면서 여러 고민들이 많지만 가장 큰 고민은 동시집이 주독자인 어린이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문제 일 것이다. 원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학교 교육의 문제, 선생님과 부모님의 문제, 창작자의 문제……. 창작자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아이들이 읽고 싶어 하는 동시를 창작하는 데 더 많은 고민을 할 생각이다. 재미있는 동시, 상상력을 담은 동시, 감동을 주는 동시, 말맛이 있는 동시 등 생각해보면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갖춘 좋은 동시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다음 동시집은 이런 부분을 깊이 고민하며 창작할 생각이다.

※ 동시집 『생각하는 감자』는 재단의 대산창작기금을 받아 창비에서 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