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소설 「봄·봄」 이어쓰기 「봄·봄」이어쓰기 1 ｜봄·봄하다 「봄·봄」이어쓰기 2｜봉필영감 제 꾀에 넘어갔네 「봄·봄」이어쓰기 3｜봄밤 「봄·봄」 이어쓰기 4 ｜ 발산 「봄·봄」이어쓰기 5｜하지 지나 백로
일산, 오래된 누옥의 시간과 젊고 화려한 불빛 사이에서
정화된 밤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보이지 않는 초고
첫 번째｜연애소설 두 번째｜토지문화관이 만들어낸 시공간 세 번째｜ 도구에서 연장이 되는 순간 네 번째｜딴짓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1｜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선정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2 ｜이탈리아 작가 에리 데 루카와의 만남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3 ｜선을 그으며 따라간 장면의 파편들
우리시대의 화제작
소설 암호로 역사 해독하기
- 2004년의 화제작,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기록의 기억’을 근거로 한다. 기록의 기억은 사실과 허구 사이에 존재하며, 이것을 통해 ‘역사의 고백’을 듣는다. 역사소설의 경우 역사가 말하고자 하는,혹은 역사가 말하지 못한 것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구현해 낸다. 역사소설은 사건을 담보하는 시간의 흔적이면서 시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보인다. 이러한 서사는 사실이 끝나는 지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사건을 누적하고 있지만 그 서사는 허구에 의해 해체되고 보편성으로 재구성된다. 여기서 저자의 의도성이 개입되면서 사실은 리얼하게 변하며, 진실은 사실로부터 분리되고 만다. 역사적 사실이 극적일수록 진실과 멀어지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에 현전하는 기록의 기억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허구라고 해서 거짓이라고 단정 짓기도 힘들다. 왜냐면 누구도 미래에 살아보지 못했듯이 과거에 살아보지 못한 우리는 그것을 기록으로 기억된 것을 이해할 뿐이다. 따라서 역사는 기록의 기억이고, 역사 소설은 역사를 현실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므로 독자들이 소설에서 경험하는 현실은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상상력이 재현해 낸 보편적인 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전2권, 양선아 역, 베털스만, 2004)는 2003년에 미국에서 출간하여 그 다음 해 7월 국내에서 번역된 역사 소설이다. 기독교 역사를 추리 형식으로 조명하고 있는 이 소설은 출간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06년 5월까지 6천50만부 발행 기록을 세우면서 44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 책 서문 fact에는 “1099년에 설립된 유럽의 비밀단체, 시온 수도회는 실제로 존재하는 조직이다. 파리 국립 도서관은1975년에 기밀문서로 알려진 양피지들을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아이작 뉴턴, 보티첼리, 빅토르 위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포함한 수많은 시온 수도회의 회원들 이름이 있었다”라고 기록하면서 “이 소설에 나오는 예술작품과 건물, 자료, 비밀 종교의식들에 대한 모든 묘사는 정확한 것이다”라고 기독교의 역사를 기억한다. 실제 존재 했던 시온 수도회 조직의 비밀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밝히는, 이 소설은 암호해독관 소피와 종교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 살해 사건 피해자인 루브르 박물관장 소니에르의 주검은 벌거벗은 채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비례도 모습을 하고 있고,몸에는 피로써 별 문양을 그려놓았다. 이것은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남긴 메시지들을 말하는 암호이며 사건의 단서를 제공해준다. 소피가 랭던과 함께 할아버지 소니에르 몸에 새겨진 그녀만이 알 수 있는 수수께끼를 통해 다빈치 그림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비밀이 충격적인 실체를 드러낸다. 이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비례도와 피해자의 배에 새긴 별 모양을 암호로 함축된 코드로 인식하고 기독교를 해독하는 것을 ‘다빈치 코드’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렇게 『다빈치 코드』는 20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의 숨겨진 진실을 암호로 해체하고 상상력으로 재가공하는 데 있는 듯하다.
서사는 성경의 예수가 죽지 않고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여 그 사이에 자녀가 있으며, 예수의 혈통이 프랑스 왕가로 이어졌다고 추론한다. 11세기에 예수의 혈통을 비밀리에 지키기 위해 결성된 것이 이른바 성배의 수도자인 ‘시온 수도회’다. 예수가 죽었다는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논란이 예고되어 있었다. 요컨대 예수가 혼인을 하고, 후손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예수의 성배’는 신성한 것이 아니게 된다. 더 이상 신의 아들로서의 자격을 예수가 상실하게 된다면, 세계는 엄청난 혼란과 파탄을 경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시온 수도회는 예수(성배)를 수호하는 것이 그들의 책무이며, 반대로 그 성배의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이 이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다.
『다빈치 코드』는 시온수도회를 비롯한 다윗왕조, 메로빙거왕조, 성배, 오푸스 데이 등의 실재성에 바탕을 두고 디테일하게 전개 되면서 독자들에게 흥행을 기록하였지만 기독교 안팎에서 많은 충격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독교 종교사를 역사적 관점에서 추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로마 가톨릭과 기독교 교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보수주의 기독교인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또한 2005년 경 미국과 영국에서는 저자와 출판사를 상대로 표절 의혹과 1억 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는 저자에게 무혐의를, 출판사에게 승소 판결을 내리는 등 유명세만큼 유례없는 잡음도 들끓었다.
우리는 『다빈치 코드』를 통해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기독교 역사의 숨겨진 진실을, 암호를 풀어가듯 독자의 상상력으로 해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책 끝 부분 “어둠에서 영혼들의 중얼거림처럼 잊혀진 말들이 울려 퍼졌다”라는 대목은, 허구의 역사를 암호로서 재배열하여 부유하는 ‘진실의 코드’를 만나게 해 준다.
소설 암호로 역사 해독하기
글 권성훈 ㅣ 시인, 평론가. 1970년생
시집 『유씨 목공소』, 저서 『시치료의 이론과 실제』『폭력적 타자와 분열하는 주체들』 『정신분석 시인의 얼굴』,편저 『이렇게 읽었다—설악 무산 조오현 한글 선시』 등
|
소설 암호로 역사 해독하기
- 2004년의 화제작,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기록의 기억’을 근거로 한다. 기록의 기억은 사실과 허구 사이에 존재하며, 이것을 통해 ‘역사의 고백’을 듣는다. 역사소설의 경우 역사가 말하고자 하는,혹은 역사가 말하지 못한 것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구현해 낸다. 역사소설은 사건을 담보하는 시간의 흔적이면서 시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보인다. 이러한 서사는 사실이 끝나는 지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사건을 누적하고 있지만 그 서사는 허구에 의해 해체되고 보편성으로 재구성된다. 여기서 저자의 의도성이 개입되면서 사실은 리얼하게 변하며, 진실은 사실로부터 분리되고 만다. 역사적 사실이 극적일수록 진실과 멀어지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에 현전하는 기록의 기억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허구라고 해서 거짓이라고 단정 짓기도 힘들다. 왜냐면 누구도 미래에 살아보지 못했듯이 과거에 살아보지 못한 우리는 그것을 기록으로 기억된 것을 이해할 뿐이다. 따라서 역사는 기록의 기억이고, 역사 소설은 역사를 현실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므로 독자들이 소설에서 경험하는 현실은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는 상상력이 재현해 낸 보편적인 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전2권, 양선아 역, 베털스만, 2004)는 2003년에 미국에서 출간하여 그 다음 해 7월 국내에서 번역된 역사 소설이다. 기독교 역사를 추리 형식으로 조명하고 있는 이 소설은 출간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06년 5월까지 6천50만부 발행 기록을 세우면서 44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 책 서문 fact에는 “1099년에 설립된 유럽의 비밀단체, 시온 수도회는 실제로 존재하는 조직이다. 파리 국립 도서관은1975년에 기밀문서로 알려진 양피지들을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아이작 뉴턴, 보티첼리, 빅토르 위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포함한 수많은 시온 수도회의 회원들 이름이 있었다”라고 기록하면서 “이 소설에 나오는 예술작품과 건물, 자료, 비밀 종교의식들에 대한 모든 묘사는 정확한 것이다”라고 기독교의 역사를 기억한다. 실제 존재 했던 시온 수도회 조직의 비밀을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밝히는, 이 소설은 암호해독관 소피와 종교기호학자 로버트 랭던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조사한다. 살해 사건 피해자인 루브르 박물관장 소니에르의 주검은 벌거벗은 채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비례도 모습을 하고 있고,몸에는 피로써 별 문양을 그려놓았다. 이것은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남긴 메시지들을 말하는 암호이며 사건의 단서를 제공해준다. 소피가 랭던과 함께 할아버지 소니에르 몸에 새겨진 그녀만이 알 수 있는 수수께끼를 통해 다빈치 그림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비밀이 충격적인 실체를 드러낸다. 이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인체비례도와 피해자의 배에 새긴 별 모양을 암호로 함축된 코드로 인식하고 기독교를 해독하는 것을 ‘다빈치 코드’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렇게 『다빈치 코드』는 20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의 숨겨진 진실을 암호로 해체하고 상상력으로 재가공하는 데 있는 듯하다.
기독교 역사를 추리 형식으로 조명하고 있는 이 소설은 출간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06년 5월까지 6천50만부발행 기록을 세우면서 44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최장기 베스트셀러 1위 기록을가지고 있을 정도다.
서사는 성경의 예수가 죽지 않고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하여 그 사이에 자녀가 있으며, 예수의 혈통이 프랑스 왕가로 이어졌다고 추론한다. 11세기에 예수의 혈통을 비밀리에 지키기 위해 결성된 것이 이른바 성배의 수도자인 ‘시온 수도회’다. 예수가 죽었다는 그리스도교의 역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논란이 예고되어 있었다. 요컨대 예수가 혼인을 하고, 후손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예수의 성배’는 신성한 것이 아니게 된다. 더 이상 신의 아들로서의 자격을 예수가 상실하게 된다면, 세계는 엄청난 혼란과 파탄을 경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시온 수도회는 예수(성배)를 수호하는 것이 그들의 책무이며, 반대로 그 성배의 비밀을 밝혀가는 과정이 이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다.
『다빈치 코드』는 시온수도회를 비롯한 다윗왕조, 메로빙거왕조, 성배, 오푸스 데이 등의 실재성에 바탕을 두고 디테일하게 전개 되면서 독자들에게 흥행을 기록하였지만 기독교 안팎에서 많은 충격과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기독교 종교사를 역사적 관점에서 추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로마 가톨릭과 기독교 교파들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보수주의 기독교인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또한 2005년 경 미국과 영국에서는 저자와 출판사를 상대로 표절 의혹과 1억 5천만 달러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는 저자에게 무혐의를, 출판사에게 승소 판결을 내리는 등 유명세만큼 유례없는 잡음도 들끓었다.
우리는 『다빈치 코드』를 통해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기독교 역사의 숨겨진 진실을, 암호를 풀어가듯 독자의 상상력으로 해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책 끝 부분 “어둠에서 영혼들의 중얼거림처럼 잊혀진 말들이 울려 퍼졌다”라는 대목은, 허구의 역사를 암호로서 재배열하여 부유하는 ‘진실의 코드’를 만나게 해 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