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소설 「봄·봄」 이어쓰기 「봄·봄」이어쓰기 1 ｜봄·봄하다 「봄·봄」이어쓰기 2｜봉필영감 제 꾀에 넘어갔네 「봄·봄」이어쓰기 3｜봄밤 「봄·봄」 이어쓰기 4 ｜ 발산 「봄·봄」이어쓰기 5｜하지 지나 백로
일산, 오래된 누옥의 시간과 젊고 화려한 불빛 사이에서
정화된 밤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의 보이지 않는 초고
첫 번째｜연애소설 두 번째｜토지문화관이 만들어낸 시공간 세 번째｜ 도구에서 연장이 되는 순간 네 번째｜딴짓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1｜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선정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2 ｜이탈리아 작가 에리 데 루카와의 만남 제14회 대산대학문학상 3 ｜선을 그으며 따라간 장면의 파편들
창작 후기
시집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핵발전소의 4호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원인은 연료봉 제어 미숙으로 인한 엔지니어들의 소통부제로 고열에 의한 노심의 폭발이었다. 핵발전소 사고를 외부에 노출시키기를 꺼려한 소련정부는 침묵했고 1600킬로미터 떨어진 스웨덴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어 서방에 알려졌다. 명백한 인재였으며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미소냉전이 끝나지 않은 시기였다. 그래선지 우리는 먼 나라의 이야기인 듯 관심이 없었으며 86아시안게임이나 88올림픽 홍보에만 열을 올렸다. 그 후에도 한반도에는 핵발전소가 계속 건설되었고 산업화라는 명분 아래 핵의 위험성은 묵인되어 왔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핵발전소가 폭발했다. 노심을 냉각시키는 냉각수 펌프가 멈추면서 고열로 인해 1,2,3,4호기가 수소폭발을 일으켰다. 냉각수 대신 바닷물을 끌어 공급함으로써 고농도 방사능 수치의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었다. 또한 콘크리트 외벽 폭발과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저장시설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지금도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일본정부는 침묵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로 인한 해양과 지하수 오염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 후 발전소 주변에 살던 주민들은 몸만 빠져나와 강제이주 되었다. 남아있던 동식물은 무자비하게 살상되어 땅속 깊이 묻혔다. 30이 지난 지금 콘크리트 철강 석관에 금이 생겨 다시 핵물질 누출 위험성이 제기되었다. 현재 체르노빌에서는 원자로를 덮어씌우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거대한 철강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 중이다.
울산은 산업수도라 불릴 만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산업도시다.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해양 산업을 주축으로 수많은 공장들이 가동 중이다. 산업전기 생산이라는 명분하에 건설된 고리핵발전소와 월성핵발전소가 울산을 둘러싸며 건설되었다. 노후된 핵발전소를 해체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단체나 주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아직 가동 중이다. 설상가상 신고리5, 6호기건설을 위해 지자체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허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인재든 자연재해든 핵발전소 사고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예를 볼 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100년간 사용할 전력 때문에 우리 후손들은 수백만 년 고통을 당할 것이다. 핵발전소 사고가 난다면 울산은 동식물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될 것이며 그동안 이뤄낸 한국의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체르노빌 인접국인 벨라루스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체르노빌 사고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나라다.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 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바람을 타고 날아든 핵물질로 인해 정작 사고가 난 우크라이나보다 벨라루스가 더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에서 보았듯이 사고의 영향으로 인해 토양과 식물의 오염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에 살고 있던 주민들 고통은 이루 말할수 없다. 갑상선암을 비롯한 각종 암 환자가 부지기수로 늘어났으며 기형아 출산도 비일비재하다. 사고 후 체르노빌핵발전소 반경 30킬로미터 이내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설정되었다.
고리핵발전소는 울산시청까지 직선거리 25킬로미터, 2016년 건설을 앞둔 신고리5,6호기는 22킬로미터이다. 더구나 월성핵발전소는 20킬로미터다. 핵발전소를 전량 해체한 독일의 선례를 보더라도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을 통한 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할 때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인근에 고리핵발전소가 있고 활성단층의 해안선을 따라 주상절리가 절묘하게 형성되어 있는 읍천항 근처에 월성핵발전소가 있다.
파도가 갯바위를 어루만지며 무지갯빛 물방울을 흩뿌리고 바닥이 비치는 해변에는 몽돌들이 쓸려 다닌다. 바위틈에 자리 잡은 해송이 수평선에서 자라나는 분제처럼 싱그럽다. 은빛으로 일렁이는 파도위에 갈매기 무리가 멸치 떼를 쫓는다. 낚시꾼의 대가 활처럼 휘어지고 시린 햇살이 내려앉는 먼 바다에 푸른빛이 감돈다. 긴 여운을 남기고 떠난 고깃배의 고동소리가 귓전에 아련하다.
핵발전소원자로를 바라보면 민머리 지붕 위에서 터질 듯 팽창한 정적이 정오를 향해 치닫는다. 정점에 도달한 긴장감으로 갈매기 울음과 파도소리가 사라지고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가 쟁쟁하게 들리는 것만 같아서 귀를 막아버렸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 필자의 시집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는 재단의 대산창작기금을 받아 2015년 푸른사상에서 출간되었다.
남동쪽에는 수상한 바다가 있다
글 임윤 ㅣ 시인. 1960년생
시집 『레닌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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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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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핵발전소가 폭발했다. 노심을 냉각시키는 냉각수 펌프가 멈추면서 고열로 인해 1,2,3,4호기가 수소폭발을 일으켰다. 냉각수 대신 바닷물을 끌어 공급함으로써 고농도 방사능 수치의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었다. 또한 콘크리트 외벽 폭발과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저장시설에 화재가 발생했으며 지금도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태평양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일본정부는 침묵하고 있으며 방사성 물질로 인한 해양과 지하수 오염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 후 발전소 주변에 살던 주민들은 몸만 빠져나와 강제이주 되었다. 남아있던 동식물은 무자비하게 살상되어 땅속 깊이 묻혔다. 30이 지난 지금 콘크리트 철강 석관에 금이 생겨 다시 핵물질 누출 위험성이 제기되었다. 현재 체르노빌에서는 원자로를 덮어씌우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들여 거대한 철강 콘크리트 구조물을 건설 중이다.
울산은 산업수도라 불릴 만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산업도시다.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해양 산업을 주축으로 수많은 공장들이 가동 중이다. 산업전기 생산이라는 명분하에 건설된 고리핵발전소와 월성핵발전소가 울산을 둘러싸며 건설되었다. 노후된 핵발전소를 해체하라고 요구하는 시민단체나 주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아직 가동 중이다. 설상가상 신고리5, 6호기건설을 위해 지자체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건설허가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인재든 자연재해든 핵발전소 사고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예를 볼 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100년간 사용할 전력 때문에 우리 후손들은 수백만 년 고통을 당할 것이다. 핵발전소 사고가 난다면 울산은 동식물이 살 수 없는 폐허가 될 것이며 그동안 이뤄낸 한국의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체르노빌 인접국인 벨라루스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체르노빌 사고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나라다.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 서쪽에 위치해 있어서 바람을 타고 날아든 핵물질로 인해 정작 사고가 난 우크라이나보다 벨라루스가 더 큰 피해를 입고 말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에서 보았듯이 사고의 영향으로 인해 토양과 식물의 오염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에 살고 있던 주민들 고통은 이루 말할수 없다. 갑상선암을 비롯한 각종 암 환자가 부지기수로 늘어났으며 기형아 출산도 비일비재하다. 사고 후 체르노빌핵발전소 반경 30킬로미터 이내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설정되었다.
고리핵발전소는 울산시청까지 직선거리 25킬로미터, 2016년 건설을 앞둔 신고리5,6호기는 22킬로미터이다. 더구나 월성핵발전소는 20킬로미터다. 핵발전소를 전량 해체한 독일의 선례를 보더라도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을 통한 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할 때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인근에 고리핵발전소가 있고 활성단층의 해안선을 따라 주상절리가 절묘하게 형성되어 있는 읍천항 근처에 월성핵발전소가 있다.
파도가 갯바위를 어루만지며 무지갯빛 물방울을 흩뿌리고 바닥이 비치는 해변에는 몽돌들이 쓸려 다닌다. 바위틈에 자리 잡은 해송이 수평선에서 자라나는 분제처럼 싱그럽다. 은빛으로 일렁이는 파도위에 갈매기 무리가 멸치 떼를 쫓는다. 낚시꾼의 대가 활처럼 휘어지고 시린 햇살이 내려앉는 먼 바다에 푸른빛이 감돈다. 긴 여운을 남기고 떠난 고깃배의 고동소리가 귓전에 아련하다.
핵발전소원자로를 바라보면 민머리 지붕 위에서 터질 듯 팽창한 정적이 정오를 향해 치닫는다. 정점에 도달한 긴장감으로 갈매기 울음과 파도소리가 사라지고 두려움에 떠는 목소리가 쟁쟁하게 들리는 것만 같아서 귀를 막아버렸다.
미래의 후손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 필자의 시집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는 재단의 대산창작기금을 받아 2015년 푸른사상에서 출간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