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또는 외국어로 번역된 한국문학작품이 과연 널리 읽히고 깊이 느끼고 생각하게 되어 또 다른 한국문학 작품을 찾게 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문학번역에서는 우선 작품선정이 일차적일 것이다. 고전과 베스트셀러의 차이는 오랜 역사를 통해 검증된 감동과 사유의 문학과 동 시대의 감각과 흥미에 일차적으로 부응된 문학과의 차이일 것이다. 그 차이 이면에는 문학작품의 고유의 “문학적 담론”의 닻이 놓여있다. 선정된 작품의 번역에서 번역자에게 먼저 떠올려지는 생각은, 우선 직역과 의역 등의 언어적 전이를 통한 성실한 언어번역과 자신이 익숙한 한국인의 일상생활에서의 정서, 정신세계, 사유체계를 포함한 문화 등이 외국인의 몸, 마음, 머릿속으로 어떻게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전달될 것인가 하는 문화번역의 문제이다. 전년도에 이어 한국문학의 번역작품이 성실한 번역과 번역적 상상력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심사자들의 의견이다. 이제 보다 깊이 들어간 문화번역을 통한 번역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때이다.
이번 대산문화재단 2013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사업의 영어부문에서는 총 19편이 지원작품 가운데 박빙의 경쟁 끝에 3편의 소설과 1편의 시 총 4편이 선정되었다. 선정된 번역작품은 세 편의 소설작품인 『별을 스치는 바람』 (The Investigation, 이정명 作 소설), 『여덟 번째 방』 (The Eighth Room, 김미월 作 소설), 『라이팅 클럽』 (The Writing Club, 강영숙 作 소설)과 한 편의 시 번역본인 『슬픈치약 거울크림』 (Sad Tooth Paste and Mirror Cream, 김혜순 作) 이다.
선정된 번역본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성실한 번역으로서 감동과 진정성, 그리고 숭고한 인간성을 담아낸 문학성이 탁월하였다. 이야기 전개에서도 원어민들에게도 통용될 수 있는 언어의 감(sense)과 흐름(flow)을 창의적으로 드러내어, 독자들의 흥미를 자연스럽게 이끌 정도의 매끄러운 번역이었다. 문법적인 오류나 어색한 표현도 거의 엿보이지 않았다. 심사자들은 이들 네 편의 번역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읽어 보면서 마지막 완성본에서도 같은 면모가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재차 번역과 윤문을 통해 새로운 완성본으로 태어나면 가독성과 흥미와 문학성을 지닐 수 있는 잠재적인 번역본이 될 수 있는 작품으로는, 『어떤 작위의 세계』 (정영문 作), 『새벽의 나나』 (박형서 作), 『허수아비 춤』 (조정래 作)이라 할 수 있다. 시 번역에서도 『낙타』 (신경림 作)이 이에 해당된다. 이 네 편의 번역자들은 자신들의 번역을 다시 한번 점검하여 문학적 상상력과 언어적 유창성으로 재구성하였을 때 새로운 훌륭한 번역으로 태어나리라 기대된다. 이 밖의 번역 작품들도 모두 성실하고 우수한 번역이나, 문학성, 언어적 자연스러움과 유창성, 흥미 유발정도 등이 상대적으로 인지되지 않아 아쉽다.
연구지원 영어권 분야에서는 「환경적 상상력: 대항문화로서의 현대 한국장르 픽션 연구」가 돋보인다. 한국의 최근 1970년대에서 2000년대 이르러 공상과학소설, 공포물, 판타지 등의 장르 픽션을 다루면서 이를 단순히 문학의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탈식민주의, 마르크스주의, 젠더 이론 등의 분석틀로 바라보아 정치적 문맥에서 대항 문화적 읽기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의 장르 픽션의 문학적 가치를 견지하면서도 정치성을 연계시킨 본 연구의 도전적인 주제와 독창적인 방법론에 학술적 가치를 부여하여 선정하게 되었다.
불어권은 우수한 지원작품이 많은 풍성한 해였던 만큼 심사작업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출한 원고의 완성도, 완결가능성 및 출판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3분의 번역지원과 1분의 출판지원을 결정하였습니다. 『열하일기』속의 한문 단편선의 경우 깊이 있는 번역과 자세한 역자주 등이 소통과 출판을 염두에 둔 우수한 번역이었으며, 김연수 작가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의 경우 작가의 문체가 잘 구현이 되었고 번역자들의 기 출판경력 및 출판가능성이 높이 평가 되었습니다. 『어떤 작위의 세계』는, 작년도 대산 문학상 수상작인 관계로 좋은 번역이 집중, 1개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두 후보 (모두 대산문학상 번역상 수상자)의 번역원고 중에서 작가의 문체 구현 및 작가소개 정책의 일관성을 더 잘 보장할 것 같아 이미 정영문 작가의 번역 경험이 있는 팀을 선정하기로 하였습니다. 단 번역원고 완성을 위해서는 제출원고에서 보다 감수 작업을 깊이 있게 진행하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연구, 출판의 경우, 출판지원으로 판소리 연구를 결정하였으며, 논문 형태가 아닌 서적의 형태로 정리해 출판하기를 권고합니다. 연구지원의 경우 주제는 모두 우수했으나 구체적 연구계획서 미비 및 작품이 충분히 소개되지 않은 작가의 연구 논문의 경우 결과물 활용도에서 효과 면을 고려하여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이외에도 「미친극」, 『무영탑』 등의 번역도 상당히 완성도가 있었으나 상기 선정 작품들이 탁월하며, 번역완성도 또는 출판 계획이 확실하지 못하여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현지 독자에게 독자적인 문학작품으로 읽혀야 한다는, 문학번역의 본래의 소명이 번역 원고에 더욱 구현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의 시각보다는 원본과의 언어적 정합성에 더 중점을 두고 진행하여, 등가의 효과가 도착어에서 충분히 구현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선정작들의 경우, 불어권 독자에게 등가의 문학작품으로 읽힐 우수한 번역으로 완성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한국문학 번역 지원 부문에서는 5편이 제출되었으나, 임철우의 소설 『이별하는 골짜기』는 이미 번역 중이므로 제외되었고, 4편 중 2편을 지원하게 되었다.
김이설의 소설 『환영 Willkommen』의 번역은 처음 읽을 때부터 단연 우수한 번역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독일어로 매끄러운 문체로 읽히도록 번역되었다. 독일어권 독자들이 작품을 어려움 없이 이해하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이고 여러 작품을 번역하면서 얻은 역자의 번역관이 엿보인다. 『환영』이라는 한국어의 제목은 이중적 의미로 이해되는데, 번역에서는 한 의미로 결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그 묘미가 사라지게 된다는 점이 아쉽다. 『한국 대표 시조 작품집』의 번역은, 일반적으로 시조의 정신과 정취가 담겨진 번역을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시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번역이었다. 시가 잘 읽히지 않는 독일의 출판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심혈을 기울인 탁월한 번역이므로 선정 대상이 되었다. 배유안의 동화 『초정리 편지』의 번역은 원문에 충실했지만, 문학작품 번역으로는 다소 거칠게 느껴졌다. 안수길의 소설 『북간도』의 번역은 이해하기 곤란한 부분들이 있으므로 번역의 완성도가 좀 떨어지는 것 같다.모두 지원하지 못하게 되어 유감이다.
연구 지원 부문에서는 『독일에서의 한국문학 수용과 번역』과 『거울, 가면, 나. 식민지 근대와 1930년대 한국의 아방가르드 문학 – 이상, 박태원 텍스트에 내재된 미적 주체 양상과 김기림 모더니즘 이론』이 제출되었다. 둘 다 훌륭하여서 모두 지원해 주실 것을 제안하였으나 하나만 지원할 수 있다 하여, 최종적으로 심사위원회에서 함께 토론하였다. 그 결과로 한국문학 번역에 광범위하게 기여할 수 있는 보편적이며 중요한 주제인 『독일에서의 한국문학 수용과 번역』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두 번째 연구계획도 훌륭한 논문이 되리라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번역학 분야의 한국문학 번역 연구를 우선하는 중론에 따르게 되었다. 독일의 한국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두 번째의 아주 흥미로운 연구계획을 함께 지원하지 못하게 된 것이 못내 아쉽다.
올해 우리 문학의 스페인어 번역 지원에는 소설 3편, 동화 1편 그리고 시 1편이 응모했다. 대체로 성실하고 신뢰할 만 했지만 그렇지 못한 한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먼저 꼽을 응모작은 은희경 작 『상속』이다. 7편의 단편 중 「내 고향에는 이제 눈이 내리지 않는다」의 일부를 예시 번역했다. 번역의 성실성이 돋보였다. 원의에 얽매이기보다 스페인어의 유창성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스페인어 어휘를 풍부하게 구사해서 가독성이 뛰어났다. 가끔 문법적 오류나 다소 억지스러운 구절도 눈에 띄지만 수정과 퇴고 과정에서 쉽게 교정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겠다. 번역 작가로서의 자질을 인정할 만하고 앞으로도 발전이 기대된다.
김기택의 시집 『소』의 번역도 대체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원 시의 뜻을 잘 살리고 시적 어휘 구사도 평가할 만하다. 다만 원작의 의미를 벗어나거나 훼손할 만큼 번역자의 주관적 해석이 강하게 반영된 부분들이 문제될 수 있겠다. 또 시적이라기보다는 산문적 느낌을 주는 부분도 종종 있었다. 원작과 관계없이 과잉 번역된 부분이 있고 뜻이 모호한 부분도 있다. 이를테면 “따뜻한 김이 오르는 저녁 밥상”을 “se produce vapor en la mesa de la cena”로 옮긴 것은 의미를 잘 전달하지 못했다. “자궁”을 “vientre”로 옮긴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시어의 특징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구문이나 시제에서 부정확한 부분들은 가급적 교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서하진 작 『착한 가족』 응모자는 예시 번역으로 8편의 단편 중 「슬픔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를 스페인어로 옮겼다. 대체로 원문의 뜻에 가깝게 전달하고는 있지만 스페인어 번역문의 가독성에는 다소 흠이 있다. 종종 원작의 뜻을 충실하게 반영하려다가 스페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다. 문학적 번역이라기보다 기계적 번역으로 보이는 경우들이 있었고 의미가 명료하지 않는 경우들도 있었다. 문법적 오류도 드물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그제야 그여자는 며칠째 암컷이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떨어진 걸까? 죽었을까?” 중 밑줄친 부분 번역은 “¿Se habracaido? ¿Se habramuerto?”로 고쳐야 정확해진다. 또, “그때로서는 드물게 서울 소재의 여자 대학을 졸업했다” 중 밑줄친 부분을 “un poco comun”으로 옮긴 것은 부정확하며, “poco comun”으로 고쳐 써야 마땅하다.
다른 두 응모작은 번역의 오류가 상대적으로 많아 신뢰감이 떨어졌다. 『그여자의 자서전』(김인숙 작)은 「그여자의 자서전」과 「숨은 샘」을 번역 제시했으나, 성실한 번역으로 보기에는 다소 미흡했다. 구문의 오류나 문법적 오류가 많다. 특히 시제 사용에서 여러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원문 뜻에 집착하느라 번역 문장이 지나치게 늘어진 경우들도 많았다. 아르헨티나 지방 색채가 강한 표현들은 가급적 표준적인 스페인어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그 여자의 자서전」은 Koreana (Vol. 16, No. 3, Korea Foundation, 2007)에 이미 번역 출간되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작)은 재미있는 동화다. 스페인어권 독자들의 관심을 끌 여지가 있어 보인다. 동화를 번역하는 데는 동화 문체의 특징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예시 번역 부분은 다른 응모작들에 비해 스페인어의 가독성이 떨어지고 번역의 완성도가 더 낮았다. 해석의 오류가 자주 눈에 띄고 문법적 오류도 적지 않았다. 병아리 의성어를 우리 말 식으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스페인어 문장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뜻 전달에 필요한 이상으로 문장이 길어진 예도 거슬렸다.
원래, 국어와 스페인어는 단선적으로 또는 기계적으로 상응하지 않는다. 각각의 언어에는 문자로 표현되지 않는 고유한 문화와 사유양식이 내장되어 있다. 번역 작품에 대한 풍부한 교양과 배경 지식이 유용할 수밖에 없는 이치다. 올해의 응모작 중 지원이 결정된 작품 중에는 원작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해석하려는 열정과 의지를 보여준 경우도 있었다. 예시 번역이 다소 소홀했던 작품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종국에는 성공적 번역으로 귀결되리라 기대한다.
어쨌거나, 미비한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모든 응모자들은 나름대로 문체와 문장력 등에서 제각기 다른 고유한 장점과 역량을 보여주었다. 모든 응모작을 지원할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경쟁을 통해 더 큰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동안 스페인어 번역은 양적으로 팽창해왔을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괄목할 만하게 성장해왔다. 올해의 번역 지원과 번역 경험을 통해서도 앞으로 더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스페인어 번역 문학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3년도 일본어 번역지원 신청은 1.『어떤 작위의 세계』, 2.『물에서 나온 새』, 3.『못자국』, 4.『어떤 작위의 세계』의 4편이었고, 출판지원은 『재일 조선인 문학의 역사』 1편이었다. 이 중에서 올해의 번역지원은 1번의 『어떤 작위의 세계』와 3.『못자국』으로 결정되었다. 두 작품은 문학성의 평가뿐만 아니라 일본어 번역 수준에 대해서도 심사위원의 흥미를 끌었다. 그리고 2.『물에서 나온 새』는 번역문의 가독성이 1, 3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고, 4.『어떤 작위의 세계』는 동일 작품의 1번에 비해 번역의 수준과 출판사의 확정 등의 면에서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출판지원은 『재일 조선인 문학의 역사』 1편이었는데, 다른 언어권에 비하여 연구내용이 충실하고 이와나미 출판사로 간행을 예정하고 있다는 점을 평가하여 선정되었다. 올해의 일본어 번역 출판지원 신청은 다른 언어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으나, 선정 작품 수의 제한이 있어 보다 많은 지원을 할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번역 지원 신청 12건 중 2건이 대산문학상 수상작 『그 여자의 자서전』(김인숙 작)의 번역이었고 1건이 대산문학상 수상작 『어떤 작위의 세계』(정영문 작)의 번역이었다. 꼭 대산문학상 수상작을 우선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올린 최종 선정의 후보는 대산문학상 수상작의 번역 3건과 『백년 여관』(임철우 작)의 번역, 『그녀의 눈물 사용법』(천운영 작)의 번역 등 모두 5건이었다. 중국어권의 지원 수는 최대 3건이니 적어도 2건은 최종 선정 과정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여자의 자서전』 번역 2건은 둘 다 일정 수준 이상이었으나 하나가 다른 하나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함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에, 말하자면 심사번호 2번은 글의 표현이 감성적이면서도 내용에 충실한 점이 돋보였고 심사번호 4번은 글의 표현이 구어적이고 감성이 부족해 보였기 때문에 우리는 어렵지 않게 심사번호 2번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한편, 『어떤 작위의 세계』 번역은 야심적인 도전이라 할 수 있었다. 원작의 문체 자체가 난해하기 짝이 없는데 그 난해성까지를 포함하여 번역하고자 한 의지와 그 가능성을 높이 사서 기꺼이 지원작으로 선정했다.
다음은 『백년 여관』 번역과 『그녀의 눈물 사용법』 번역 둘이다. 문제는 그 중 하나만을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두 번역 모두 나름대로 우수하여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백년 여관』 번역이 같은 번역자의 기왕의 성과인 『이별하는 골짜기』 번역에 이어 작가 임철우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작업의 시도인 점이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평가되었고 그리하여 이 번역을 최종 지원작으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녀의 눈물 사용법』 번역이 끝내 선정되지 못한 점은 심사자들로서도 매우 아쉬웠다.
심사 과정에서 우리는 문학 번역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선정작들이라고 해서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한국어 구문의 파악이 부정확해지는 장면들, 의역이 긴장의 끈을 놓치고 약간씩 자의성을 띄는 장면들, 세부의 정밀성이 부족한 장면들...... 중국어 번역문의 수월성은 비교적 만족스러웠지만 원문에의 충실성이라는 각도에서 볼 때 이런저런 약점들이 눈에 띄었다.
최종 선정 후보로 오르지 못한 대부분의 신청작들은 더욱 큰 문제들을 안고 있었다. 부정확하고 막연한 의역, 지나친 설명의 추가가 특히 큰 문제이고, 어떤 경우들에는 한국어 문맥 파악상의 심각한 오류가 빈번하기도 했다.
문학 번역은 다른 모든 번역들과 다르다. 번역문의 수월성과 원문에의 충실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습 자체가 문학 번역의 진정성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서로 다른 언어 간에 이루어지는 번역의 속성 상 의미와 형식, 양면을 만족시키는 번역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더구나 깊은 의미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시의 번역은 특히 그러하다.
심사 대상을 의미와 형식으로 나누어 살펴보겠다.
[의미 면]
전반적인 번역이 표면적인 의미의 전달에는 웬만큼 해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의미가 명확히 전달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곳곳에 있다. 게다가 본래의 표면적인 의미를 훼손한 곳이 여러 군데에서 나타나 있다.물론 최종적인 번역이 아니기 때문에 있는 것으로 이러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형식 면]
한국어와 아랍어의 구조가 다르므로 행과 행의 순서를 그대로 지키기가 어렵다. 그런데 하나의 행을 둘로 나눈 경우나 두 개의 행을 하나로 변형시킨 경우가 여럿 있다.
그리고 연 구분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인데 심사 번역본에서는 연 구분이 지켜지지 않은 곳이 상당히 많이 보인다.
그러나 심사본에 나타나는 여러 결함에도 불구하고 고은의 히말라야를 아랍어로 번역하는 어려운 일을 하고자 나선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실제 번역에 들어서면 보다 많은 연구를 통해서 결함을 보완할 능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