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더 문학성 높은 작품, 더 잘 이해될 수 있는 작품을 가려 뽑기 위해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어권의 <번역·출판지원> 분야는 응모작이 가장 많은 분야였고, 그만큼 대상작들의 범위도 넓어서 객관적 기준을 설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작품일 것, 번역 문체가 훌륭할 것, 번역의 필요성이 있을 것 등을 기준으로 삼아 여섯 편을 가렸다.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하성란 作),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作), 『몽실 언니』(권정생 作), 『랍스터를 먹는 시간』(방현석 作), 『나는 유령작가입니다』(김연수 作), 『가만히 좋아하는』(김사인 作) 등을 선택했다. 소설들 가운데에서는 원작의 우수성과 더불어 번역 문체의 우수성에서『랍스터를 먹는 시간』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푸른 수염의 첫 번째 아내』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몽실 언니』『나는 유령작가입니다』는 문학계에 잘 알려져 있는 훌륭한 작품들이다. 하성란, 신경숙 씨의 작품 번역은 한국 여성작가의 소설 세계를 영어권에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김연수 씨의 작품 번역은 서사적 구성면에서 독특함을 가진 작가의 개성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은 우수한 번역자의 높은 전달력을 기대해 본다.
<연구·출판지원> 분야에서는 『한국근대소설의 발생(1906-1917): 가정 내의 여성에서 감상적인 남성으로』를 가려냈다. 개화기 신소설은 한국 전근대문학과 근대문학을 잇는 가교로서 최근 국문학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이 시대 문학에 대한 저자의 넓고 날카로운 안목이 좋았다. 이러한 연구는 영어권에서의 한국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것이다.
불어권의 <출판지원> 분야에서는 『김동리의 단편소설』, 『짐』(정복근 作) 등 두 편을 가려냈다. 김동리의 작품 번역은 작가는 이미 작고해 버린지 오래이지만, 한국문학의 전통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보았다. 김동리는 일제말기 <문장>지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현대작가이다. 정복근의 『짐』은 현재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의 우수한 희곡 작품이라는 정평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스페인어권에서는 『슬픈 게이』(채호기 作)를 선정했다. 최근 스페인어권에서는 한국문학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증대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슬픈 게이』의 저자는 지속적인 시창작 활동을 벌여 나가는 이로서, 한국의 산문적인 시세계의 묘미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일어권에서는 『한낮의 시선』(이승우 作), 『태아의 잠』(김기택 作)을 선정했다. 이승우는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작가로서 『한낮의 시선』은 분량은 경장편이지만 그의 작품 세계의 독특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김기택의 시집은 사물을 꿰뚫어보는 시인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어, 한국시단의 성취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어권의 <번역·출판지원> 분야에서는 투고 작품들의 번역 수준이 그리 높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는 가운데, 『오세암』(정채봉 作), 『아버지의 땅』(임철우 作), 『세한도 가는 길』(유안진 作) 등 세 편이 선정되었다. 한국현대사의 질곡을 다루고 있는 임철우의 우수한 작품집을 중국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이탈리아권에서는 『식물들의 사생활』(이승우 作)이 선정되었다. 이승우의 작품들이 가진 순문학적 요소가 한국문학에 대한 서구의 이해를 높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출판지원> 분야에서는 『몽타주』(최수철 作)가 선정되었다. 최수철은 한국 포스트모더니즘의 계보를 구성하는 중요작가로서 한국 소설의 다양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베트남어권의 <번역·출판지원> 분야에서는 일연의 『삼국유사』, 『누군가를 위하여』(김광규 作),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이상권 作) 등 세 편이 선정되었다. 『삼국유사』의 번역은 전통적으로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베트남에서 한국문화와 문학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화『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의 번역 역시 한국·베트남 문화와 정서의 친연성을 확인하고 그 이해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연구·출판지원> 분야에서는 『박영한의 ‘머나먼 쏭바강’ 연구』가 선정되었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한국 소설들에 대한 연구는 한국·베트남의 화해와 친선, 문화적 이해를 위해서 중요하고 특히 베트남에서의 한국문학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불가리아어권의 <번역·출판지원> 분야에서는 『한국전래동화』가 선정되었다. 한국전래동화의 번역은 이 언어권에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르드어권의 <출판지원> 분야에서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김영하 作)가 선정되었다. 출판 지원을 요청한 출판사의 경력을 많이 참조했고, 김영하 소설에 나타난 현대적 인간상이 우르드어권에 신선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학은 한 나라의 문화적, 정신적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고급매체여서, 그 나라의 문화와 사회를 심도 있게 이해하려면, 필히 문학작품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최근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한류와 K-Pop이 해외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한국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려면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최근 좋은 번역자들의 등장으로 한국문학의 영어번역 수준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푸른수염의 첫 번째 아내』(하성란 作)는 군데군데 번역의 부정확성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충분히 해외출판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作) 역시 여기저기 어색한 표현들이 있었지만 비교적 정확한 번역이었고, 이만하면 해외독자들에게 호소력이 있으리라 사료되었다. 『몽실언니』(권정생 作)는 좀 더 복합적이고 문학적이며, 수준 높은 영어표현을 구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대신 정확하게 원문의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랍스터 먹는 시간』(방현석 作)은 대사들이 어색하고 경직되어 있어서 좀 더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번역이 매끄러워서 잘 읽혔으며 문학적인 표현도 잘 살려내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김연수 作)는 번역이 자연스러워서 잘 읽히는 장점이 있었다. 언어선택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좋은 편집자를 만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정도였다. 『가만히 좋아하는』 (김사인 作)도 영어구사나 번역솜씨가 수준급이어서 이 정도면 해외출판이 가능하리라 판단되었다.
아리조나 주립대 한국문학 교수의 연구지원 프로젝트인 <한국 근대소설의 발생>은 내용도 좋았고, 미국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는데 유용한 자료가 되리라 판단되어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선정된 번역자들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문학의 해외홍보에 크게 기여해주기를 바란다.
프랑스어의 번역으로는 『임학수 시 선집』, 『김동리 단편소설』, 『짐』(정복근 作) 등 모두 3편이 접수되었다. 이 중에서 『김동리 단편소설』과 『짐』을 재단의 지원 대상으로 결정하였다. 『임학수 시 선집』의 경우, 시의 맛을 살려내는 번역이 어느 정도 시도 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번역시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으며, 공동번역자의 윤문을 통하여 시로서의 정체성이 확보될 수 있다는 확신에 이르지 못했다. 또한 한-불 대역판본으로서의 출판계획이라든가 원저자가 갖고 있는 한국문학에서의 지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선정된 두 작품의 경우, 우선 『김동리 단편소설』은 번역자의 능력이 뛰어났고 또한 김동리 전공자로서, 김동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번역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동사시제 사용에 있어서 더욱 정확성을 기해주면 금상옥화가 되리라 믿는다. 『짐』은 편지 형식으로 주고받는 대화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회화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문어체로 번역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충실히 번역되었으며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었다는 점을 평가하였다. 또한 이 작품이 대산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원작의 무게가 선정에 감안되었음을 밝힌다.
『농가월령가』는 전통적인 한국 사회의 일단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우리 사회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농사를 짓는 농민의 시각에서 보여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노래 형태로 되어 있어 우리말로 읽으면 저절로 음수율이 느껴진다는 강점을 갖는다. 문자로 표기되어 있기는 하지만 농민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노래 형태로 불러줌으로써 전달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따라서 번역에서도 이와 같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서양어로 소개할 때 이 작품이 일반 민중의 생활상을 담고 있음으로 해서 나름의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이라는, 그것도 전통 농경사회라는 틀 속에 있던 문화를 소개할 때, 필히 있어야 할 것은 생소한 어휘나 개념들에 대한 친절한 주석이다. 그러나 응모된 번역에는 이것에 대한 시도조차 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시도 없이 현대식 독일어로 모든 것을 전환만 시켜놓을 경우, 한국의 전통문화가 갖는 특징이 살아나기는 힘들다. 내용의 전달만으로는 한국적 개성을 소생시키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또 하나, 리듬감의 소생 역시 중요하다. 물론 한국어와 독일어가 갖는 상이성으로 인해 등가적 일치는 사실상 불가능하겠지만, 그 대안을 번역에서 제시해야 한다. 노래는 심장의 박동에 따르므로 이에 대한 세심한 성찰이 있으면 도착어의 언어로도 어느 정도 소생이 가능하다고 본다. 시적 언어의 번역은 내용만 따르지 않고 언어의 리듬도 번역에서 고려해야 하므로 원작에 대한 좀 더 분석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응모된 번역은 나름 현대 독일어로 『농가월령가』를 해석하여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하고 있으나, 원문을 번역함에 있어 근본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금년 스페인어권에서는 총 2작품이 신청되었다. 이성복의 『남해금산』 번역은 번역자의 성의가 돋보이지만, 어휘 선정이 잘못된 경우가 종종 눈에 띄며, 의미의 통일성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고, 시어(詩語)에 부적절한 단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또한 시 번역에서는 어느 정도 운이 맞아야 하나, 이런 것들이 거의 무시되어 있다. 한편 채호기의 『슬픈 게이』 번역 역시 소설에서 쓰는 어휘와 시어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원문을 살릴 수 있는 경우에도 자의적 변형을 한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특히 실험적 성격의 시를 전통적으로 번역한 경우가 있다. 이런 점에서 좀 더 세밀한 번역과 적절한 문체의 사용이 요구된다. 다소 번역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런 문제를 수정할 경우, 출판가능성이 높은 번역이 나오리라고 판단되어, 이 번역을 지원 작품으로 선정한다.
『구경꾼들』(윤성희 作)은 국문과 심사에서 C를 받았다. 원칙적으로 C등급은 번역 불가이다. 번역된 일본어 문장이 자연스럽고 유려하다. 일본 독자들이 읽으면서 독서하는 쾌감을 느낄 것이다. 다만 국문학 심사에서 C를 받았으므로 아쉽지만 원칙적으로는 지원이 불가할 것이다.
『낯선 시간속으로』(이인성 作)는 국문학 심사는 B로 번역지원 대상이 된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번역이 안 좋다. 오역도 많지만 번역문만 읽어서는 내용 파악이 잘 안 되어 원작을 참고하여 읽은 경우가 꽤 있었다.
『태아의 잠』(김기택 作)은 일어권 번역지원 신청작 중 국문과 심사에서 유일하게 A를 받은 작품이다. 시를 옮기는 데 있어 같은 어휘를 반복 사용하여 시적 함축미를 훼손하고 단조롭게 만든 단점이 보이지만, 출판가능성과 신청자의 기존실적에 높은 점수를 주어 번역지원을 결정한다.
『한 낮의 시간』(이승우 作)은 국문과 채점에서 B를 받아 번역지원 대상이 된다. 문장을 단순화시켜서라도 간단명료하게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출판 계획성과 신청자의 기존 실적에 점수를 주어 지원을 결정한다.
『웃긴다 웃겨 애기 똥풀』(양인숙 作)은 국문과 심사에서 C를 받았다. 따라서 번역지원 대상이 안 된다. 번역 역시 별로 좋지 않아, 번역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이번에 번역·출판지원 중국어권 심사대상은 모두 7건으로 6건은 번역지원, 1건은 출판지원이다. 번역지원 6건 중 소설은 심사번호 1번, 2번, 5번 등 3건, 동화는 심사번호 3번, 4번 등 2건, 시는 심사번호 6번 1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소설지원인 제5번은 『제비를 기르다』(윤대녕 作), 『아버지 땅』(임철우 作) 등 두 작품을 번역하여 1건으로 신청하였는데, 번역에 있어서 오탈자 등의 문제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편이었다. 이 작품을 1순위로 정했으나 완벽하지는 않으므로 최종적
감수는 필요하다고 본다. 감수에서 오탈자, 매끄럽지 못한 중국어 문장 등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제1번은 『새벽의 나나』(박형서 作)에 대한 번역으로 한국문학으로서의 작품성이 있기는 하나 번역에 있어서도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중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아 중국에서의 출판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보이므로 선정에서 제외하였다. 제2번은 『굳빠이 이상』(김연수 作)의 번역으로 이 작품은 이상의 문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그러므로 중국 독자들에게는 매우 생경하고 큰 공감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며 중국에서의 출판이 어렵다고 본다.
동화지원인 제3번은 『오세암』(정채봉 作)의 번역으로 내용도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으며, 번역도 상당히 매끄럽게 이루어져 가독성이 높은 편이므로 2순위로 정했다.
제4번은 『물에서 나온 새』(정채봉 作)의 번역으로 같은 작가의 작품이지만 작품성이 『오세암』보다 떨어지므로 후순위로 하였다.
시 지원은 제6번 『세한도 가는 길』(유안진 作)에 대한 번역으로 시 번역은 잘한 편이다. 작품 선정에 있어서 보다 지명도 있는 작가의 작품을 선정하지 않은 점이 아쉽지만 3순위로 선정했다.
출판지원은 제7번 『몽타주』(최수철 作)의 번역으로 번역 완성도가 높아 출판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어 출판지원에 선정하였다. 다만 출판 전에 꼭 원문 대조 등의 감수를 통해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식물들의 사생활』(이승우 作)은 번역과 출판 계획의 완성도가 높다. 번역 원고에 나타난 이탈리아어 문장은 한국어 원작에 충실하면서 또한 이탈리아어로서도 세련된 문체를 유지하면서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원작의 복잡하면서도 감수성이 충만한 언어와 분위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 작가 이승우에 대한 서구의 높은 관심과 함께 이탈리아에서도 출판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으며, 신청자가 이전에 번역과 관련하여 쌓은 업적이 전무하다는 점은 지적되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과 출판을 위한 지원은 적절하고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초벌 번역의 단계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오류나 불명확성이 드러나고, 시적인 러시아어로 읽힐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지점들이 있다. 제출된 번역물은 대부분의 경우 ‘직역’의 방향을 따랐고, 그럼으로써 원작에 충실하고자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직역은 종종 러시아어 번역을 산문적으로 만들거나, 이해 불가능하게 만들거나, 흡사 넌센스로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공역자간의 좀 더 긴밀한 합의를 통해 최대한 정확한 번역 작업을 이루기를 바라며, 가능하다면 최종 단계에서 러시아 시인의 감수를 곁들임으로써 원작에 걸맞은, 러시아어 시로 아름답게 읽히는 번역이 나왔으면 한다.
한국의 전래동화, 민담 등을 선별하여 불가리아어로 번역하는 작업으로 구성되었으며, 번역자의 번역 능력이 고급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민담과 전래동화는 직접화법이 아닌 간접화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번역 원고에서는 이러한 간접화법 구사가 매우 적절하고 잘 되어 있다. 아울러 아이들의 수준에 걸맞은 어구와 단어 선택이 보인다. 그러나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고자 사용된 몇몇 의성어의 경우, 한국 원작과 불가리아어 번역 사이에 약간의 괴리감을 줄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 든다. 번역 계획의 완성도는 높아 보이며, 아울러 아직까지 한 번도 불가리아에서 출판되지 않은 전래동화나 민담을 번역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되지만, 이 경우 독자층을 구체적으로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수반되어야 한다. 아울러 삽화를 많이 싣고 있는데, 몇 개의 그림에서는 전혀 한국적이지 않은, 심지어 일본식의 머리모양과 옷감 등이 보인다. 이 부분은 반드시 고증이나 검증을 필요로 한다.
『삼국유사』의 경우 번역은 잘 되지만, 고유명사(작품의 이름 및 저자 한자표기) 표기 시 베트남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표기를 택하도록 권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한자를 베트남어로 표기하는 방법이 혼용되어 있다. 『누군가를 위하여』(김광규 作) 번역은 잘 되었으나 대문자 소문자 표기방법이 일치하지 않는 점을 수정하고,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이상권作) 역시 번역은 잘 되었으나 오타부분이 있으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 세 작품과『머나먼 쏭바강』(박영한 作) 번역·연구·출판지원도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한국군 입장에 대한 소설이 베트남에 소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