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의 작가 최인석 “사람 이상의 가치는 없다”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소나기」 이어쓰기 가을하다 사람의 별 다시 소나기 지워지지 않는 그 황톳물 헤살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아버지의 방, ‘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 별을 가슴에 품고 평생 연필로 시를 쓰다 괜찮다 괜찮다! 가난한 청산도, 고난도, 절망도
가장 문학적인 인물, 여성 내 시의 세 가지 신비 숨은 집 비평과 독서
“격동기, 단절과 극복의 언어”를 남긴 8명의 문인 재조명
장서표 산책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어느 날 오후. 어린이 그림책 작가인 후배와 저녁을 함께 하고자 방문한 그의 작업실에서 뜻밖에 그와 마주쳤다. 당시 김이구는 출판사에서 어린이 문고를 책임지고 있었다. 자신이 새로 기획한 시리즈물의 첫 책을 제작 중이었는데, 그림원고를 받기위해 일주일 동안 퇴근 후 매일 후배의 작업실에 출근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당시 그 후배가 원고 마감일을 훨씬 넘겼기 때문이었지만, 그의 성실한 품성과 편집자로서의 책임감의 면모를 느낄 수 있어서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다.
오랫동안 편집자로서 일을 해온 그는 “작가를 지속적인 생산자 혹은 의미 있는 생산자가 되도록 하는 능동적 존재이고, 소비자를 새로운 생산자-작가로 계발시키는 간접적 교육자이기도 하다”고 편집자를 정의한다. 그렇게 편집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가운데서도 그는 성인문학과 어린이문학을 넘나들며, 소설 창작과 평론을 하면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김이구는 전형적인 문학소년 출신이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장래희망이 ‘동화작가’였다. 도서관 담당이었던 담임의 권유로 당시의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를 구독하면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다. 중학시절부터 《학원》지에 그의 소설이 실렸으며 고등학교에서는 문예반 활동에 열정적이었다. 대학 때는 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문사 활동을 하였다.
그는 1988년 소설로 먼저 등단한 후 1993년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문학평론가로도 등단했다. 그동안 소설집 두 권을 간행하였고, 평론집 한 권을 상재했다. 첫 창작집 『사랑으로 만든 집』이 출간되었을 때는 ‘문단의 거센 남성 돌풍’의 주역으로 주목 받았다. 그리고 2003년 《창비어린이》의 창간 주역을 맡으면서 점차 어린이문학 평론에 주력해 오고 있다.
동화집 한 권과 과학소설선집을 엮었고 어린이 문학 평론집을 두 권 출간하였다. 특히 근년에 상재한 어린이 문학 평론집 『해묵은 동시를 던져 버리자』에 수록되어 있는 평론 「해묵은 동시를 던져 버리자」는 2007년 발표 당시, 동시 문단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동시단의 낡은 인식과 해묵은 동시를 비판하며 동시의 혁신을 역설했다. 기존의 고정 관념들을 해체하고 동시의 새로운 시각을 개척하고자 한 시도였던 것이다. 그 주장의 결과로 현재 동시단은 의미 있는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고 한다.
김이구 형을 처음 조우한 것은 1990년대 초 어느 문화단체 행사장에서다. 하지만 각인된 기억속의 첫 만남은 마포에 있었던 창비 사옥 1층의 주점 ‘아몬드 치킨’에서이다. 그 당시 <창비시선집>의 표지에 나의 판화를 종종 사용했는데, 담당 편집자였던 고형렬 시인과 함께였던 것 같다. 지금은 판화원고를 이메일이나 웹하드 등의 온라인으로 보내지만 당시는 직접 판화원고를 들고 신문사나 출판사를 방문해야 했다. 때문에 그를 포함한 문인들과 자주 대면을 하며 맥주 한 잔 하던 재미가 쏠쏠했던 시절이었다.
충청도 출신인 그는 느리다. 성질이 급한 나는 종종 그와 대화를 나눌 때 답답해서 먼저 말한다. 그래서 그의 장서표에는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는 달팽이를 새겨 넣었다.
소설가, 평론가, 아동문학가, 편집자 김이구
글과 판화 남궁산 ㅣ 판화가. 1961년생
생명연작 판화와 '장서표'(EX-LIBRIS)제작에 몰두, 저서 『생명, 그 나무에 새긴 노래』 『인연을 새기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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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어느 날 오후. 어린이 그림책 작가인 후배와 저녁을 함께 하고자 방문한 그의 작업실에서 뜻밖에 그와 마주쳤다. 당시 김이구는 출판사에서 어린이 문고를 책임지고 있었다. 자신이 새로 기획한 시리즈물의 첫 책을 제작 중이었는데, 그림원고를 받기위해 일주일 동안 퇴근 후 매일 후배의 작업실에 출근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당시 그 후배가 원고 마감일을 훨씬 넘겼기 때문이었지만, 그의 성실한 품성과 편집자로서의 책임감의 면모를 느낄 수 있어서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다.
오랫동안 편집자로서 일을 해온 그는 “작가를 지속적인 생산자 혹은 의미 있는 생산자가 되도록 하는 능동적 존재이고, 소비자를 새로운 생산자-작가로 계발시키는 간접적 교육자이기도 하다”고 편집자를 정의한다. 그렇게 편집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가운데서도 그는 성인문학과 어린이문학을 넘나들며, 소설 창작과 평론을 하면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김이구는 전형적인 문학소년 출신이다. 충남 예산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장래희망이 ‘동화작가’였다. 도서관 담당이었던 담임의 권유로 당시의 어린이 잡지 《어깨동무》를 구독하면서 문학적 감수성을 키웠다. 중학시절부터 《학원》지에 그의 소설이 실렸으며 고등학교에서는 문예반 활동에 열정적이었다. 대학 때는 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문사 활동을 하였다.
그는 1988년 소설로 먼저 등단한 후 1993년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문학평론가로도 등단했다. 그동안 소설집 두 권을 간행하였고, 평론집 한 권을 상재했다. 첫 창작집 『사랑으로 만든 집』이 출간되었을 때는 ‘문단의 거센 남성 돌풍’의 주역으로 주목 받았다. 그리고 2003년 《창비어린이》의 창간 주역을 맡으면서 점차 어린이문학 평론에 주력해 오고 있다.
동화집 한 권과 과학소설선집을 엮었고 어린이 문학 평론집을 두 권 출간하였다. 특히 근년에 상재한 어린이 문학 평론집 『해묵은 동시를 던져 버리자』에 수록되어 있는 평론 「해묵은 동시를 던져 버리자」는 2007년 발표 당시, 동시 문단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동시단의 낡은 인식과 해묵은 동시를 비판하며 동시의 혁신을 역설했다. 기존의 고정 관념들을 해체하고 동시의 새로운 시각을 개척하고자 한 시도였던 것이다. 그 주장의 결과로 현재 동시단은 의미 있는 변화를 일궈내고 있다고 한다.
김이구 형을 처음 조우한 것은 1990년대 초 어느 문화단체 행사장에서다. 하지만 각인된 기억속의 첫 만남은 마포에 있었던 창비 사옥 1층의 주점 ‘아몬드 치킨’에서이다. 그 당시 <창비시선집>의 표지에 나의 판화를 종종 사용했는데, 담당 편집자였던 고형렬 시인과 함께였던 것 같다. 지금은 판화원고를 이메일이나 웹하드 등의 온라인으로 보내지만 당시는 직접 판화원고를 들고 신문사나 출판사를 방문해야 했다. 때문에 그를 포함한 문인들과 자주 대면을 하며 맥주 한 잔 하던 재미가 쏠쏠했던 시절이었다.
충청도 출신인 그는 느리다. 성질이 급한 나는 종종 그와 대화를 나눌 때 답답해서 먼저 말한다. 그래서 그의 장서표에는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는 달팽이를 새겨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