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형의 작가 최인석 “사람 이상의 가치는 없다”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소나기」 이어쓰기 가을하다 사람의 별 다시 소나기 지워지지 않는 그 황톳물 헤살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아버지의 방, ‘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 별을 가슴에 품고 평생 연필로 시를 쓰다 괜찮다 괜찮다! 가난한 청산도, 고난도, 절망도
가장 문학적인 인물, 여성 내 시의 세 가지 신비 숨은 집 비평과 독서
“격동기, 단절과 극복의 언어”를 남긴 8명의 문인 재조명
“격동기, 단절과 극복의 언어”를 남긴 8명의 문인 재조명
- 2015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글 장근명 ㅣ 대산문화재단 문화사업팀
2015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근대화와 일제치하의 격변기를 살며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우리 문학을 개척한 작가들을 조명하고 근대문학 100여년의 성과를 정리하기 위해 ‘2015 탄생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하였다. “격동기, 단절과 극복의 언어”를 주제로 열린 이번 문학제의 대상 작가로는 설명이 필요 없는 박목월, 서정주, 황순원을 비롯, 아동문학의 발판을 마련한 강소천, 창작 희곡 극작술의 모범을 보여준 함세덕, 사소설적 여성 장편 소설을 개척한 임옥인 등 문학적 비중이 큰 작가들이 전례 없이 다수 포함되었다.
이들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한국문학의 내일을 논하기 위해 5월 7일(목)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심포지엄 개막식에는 100여명의 청중들이 참여해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숭원 평론가는 이날 총론을 통해 이 걸출한 작가들이 모두 1915년생이라는 것은 이 시기가 그들의 문학적 성장과 활동에 중요한 상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1915년생 작가들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20대에 한글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해방 후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전개하여 문학사에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20대에 등단하여 30세에 해방을 맞은 이들은 문학의 꿈을 키우던 청년기에 조선어 사용 금지로 작품 활동에 제약을 당하고 사회인으로 정착할 시기에 나라와 모국어를 되찾아 감격의 심정으로 문학에 집중한 사람들이다. 이후 6·25 전쟁과 남한 재건의 경험도 공유하고 있다. 즉 이들은 국권 상실, 해방, 전쟁, 분단, 재건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격동기를 언어로써 살아낸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데 올해의 주제를 “격동기, 단절과 극복의 언어” 로 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숭원 평론가는 대상 작가의 절반 이상이 해방 이전의 문학 유산을 계승하여 새로운 문학을 창조하고 해방 이전 문학의 한계를 극복하여 전향적 변환을 모색한 이상적 문인에 해당된다고 평했다. 총론에 이어서 개별 작가론으로 서정주에 대해 고봉준, 김진희 평론가, 박목월에 대해 김응교 평론가,강소천에 대해 원종찬 평론가, 함세덕에 대해 이철우 평론가, 임옥인에 대해 정혜경 평론가, 황순원에 대해 강헌국, 우찬제 평론가가 각각 발제를 맡았다. 한국 현대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서정주와 한국 소설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고 있는 황순원은 특별히 각각 두 개의 세션을 통해 재조명하여 그들의 문학세계에 보다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
서정주의 시 「자화상」의 한 구절인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를 주제로 서울 연희문학창작촌에서 5월 8일(금)에 개최된 ‘문학의 밤’은 대중들이 문학과 함께 봄밤을 즐길 수 있도록 낭독, 노래,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구성하였다. 김성범 동화작가는 강소천의 동시 「닭」, 「민들레」에 멜로디를 입혀 순수하고 서정적인 노래를 들려주었고 서광일 배우가 황순원의 소설 「독 짓는 늙은이」 속 송영감으로 분하여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문학을 다른 공연 예술과 접목시켜 관객들에게 선보인 ‘문학의 밤’을 통해 관객들은 문학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다.
심포지엄과 문학의 밤 이외에도 대상작가들을 재조명하기 위해 ▲박목월·서정주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가 5월 16일(토) 연세대에서 열렸다. 또한 ▲황순원 문학그림전을 교보문고 광화문점, 소나기마을 등에서 9~11월에 ▲미당 서정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 잔치를 6월 29일(월) 동국대에서 ▲박목월·서정주·황순원 기념 학술대회를 6월 13일(토) 중앙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황순원에 대한 오마주로 후배 문인들이 쓴 「소나기」의 속편을 계간지 《대산문화》 2015년 여름호에 소개하고 ▲심포지엄 발제문, 토론문, 작가 연보, 연구서지를 엮은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논문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민족주의적 관점의 차이, 문학사를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 정치적 차이(친일, 월북)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근대 문인들이 선택 또는 배제되면서 다함께 조명 받을 공론의 장이 없었던 점을 극복하고, 통합과 포용의 문학사를 지향함으로써 작가들의 문학적 공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2001년 시작되었으며 15년째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