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10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학교 및 학년 수상작
이서령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1학년 「수달의 집」외 2편
소설 유기성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 「개가 떠나는 시간」
희곡 김진희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2학년 「초록별의 전설」
시나리오 수상작 없음
평론
동화 김하섭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2학년 「아빤 몰라도 돼」외 1편
심사위원
- 시 : 도종환(시인), 송찬호(시인), 황인숙(시인)
- 소설 : 구효서(소설가), 이혜경(소설가), 전성태(소설가)
- 희곡 : 최진아(극작가, 연출가), 배삼식(극작가)
- 시나리오 : 임순례(영화감독)
-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 동화 : 선안나(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황선미(동화작가)
심사평

신인응모작들을 포함한 새로운 세대의 시를 읽을 건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거기에는 신인들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한국 시의 다양한 미래가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하여, 기대를 뛰어넘는 좋은 시를 만났을 땐 기쁨도 배가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아쉬움도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다.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자들의 손에 최종적으로 모두 5인의 작품들만 남게 되었다. 다시 여러번 돌려가며 읽은 결과, 먼저「그늘의 깊이」 외, 「눈의 여왕」 외, 2인의 작품들을 제외하였다. 이들 2인의 작품들은 대부분이 자기 고백적인 작은 읊조림에 머물러 있을 뿐, 시의 울림이 개인의 창을 넘어 세계로 건너가지 못했다. 고립된 언어와 소통의 부재를 극복할 방법과 새로운 언어에 자기 목소리를 담으려는 도전 의지가 부족해 보였다. 대산대학문학상은 일반 신인응모제도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대학시절의 문예활동과 습작으로 단련된 더욱 빛나는 상상력과 실험정신을 요구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계의 시제」 외, 「붉은 혀가 비릿하다」 외, 「수달의 집」 외, 3인의 작품에 이르러 길고 지루한 논의가 이어졌다. 먼저 「시계의 시제」 외는, 건조하지만 단단한 어조의 직관이 돋보였다. 시의 형식과 언어의 운용에 있어서도 오랜 습작의 흔적이 엿보였다. 하지만, 시편 곳곳에 돌출하는 잠언투의 말들이 눈에 거슬렸다. 그 잠언투의 말들이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인지, 시의 흐름을 방해하는 모호한 습관인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덧붙이자면, 「시간의 시제」 외에서는, ‘그이의 시간에 세 들기로 결심하고/시계바늘 돌려 보증금 5분을 지불했다//시계를 두고 간 건 시제(時制)를 두고 간 것’(「시간의 시제」중에서)이라고 말할 때, 그렇게 직관과 객관의 경계를 긴장하며 아슬하게 건널 때, 빛난다.
「붉은 혀가 비릿하다」 외는, 투고한 작품들의 수준이 고르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았다.「붉은 혀가 비릿하다」에서, ‘비리게 야위어가는’ 늙은개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응시의 능력은 이미 예비된 시인으로서의 재능을 짐작케 하였다. 「우산꽃」의 간결하지만 그림같이 선명한 상상력이나, 「고래방송국」이 보여주는 고래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포착하여 삶의 극적 형식으로 풀어내는 솜씨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중 어느 한 작품에서, 기성의 시에서 가져온 듯한 시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다른 시에 있는 시구라면 그것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옳고 이를 소홀히 한 책임은 응모자에게 있다는데 선자들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오랜 논의 끝에 「수달의 집」 외를 당선작으로 뽑기로 하였다. 강이나 하천의 어느 수풀 짙은 물가에 있음직한 「수달의 집」은, 수달의 일상을 통하여 시와 생태적 상상력이 어떻게 적절하게 만날 수 있는지를 잘 드러내 보여주는 시편이었다. 함께 응모한 「나무의 방」도 마찬가지, 어느 숲속 한 나무의 몽상을 통하여 식물적 상상력에 깃든 언어의 울림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시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치열한 언어의 자각없이 점점 산문화 되어가는 신세대 시의 유행이 부분적으로 엿보이는 것이 그것이었다. 「카프카의 도서관」에서 보이듯, ‘책갈피에서 나는 소멸의 냄새들’이나 ‘나는 『변신』의 고레고리의 삶을 떠올리는 것이다’ 등의 진부하고 관념적인 표현들도 눈에 거슬렸다. 그럼에도 우리가「수달의 집」 외를 당선작으로 선정한 것은, 분명하게 자기만의 시를 담아가려는 개성적인 목소리와 사물을 해석하는 독특하고 발랄한 상상력에 끌렸기 때문이었다. 최종심까지 올라 아쉽게 밀려난 낙선자에게 보내는 격려와 함께,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앞으로 더 크게 다가올 시의 파도, 더 큰 시의 관문을 넘어 대성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