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12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학교 및 학년 수상작
권지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1학년 「폭력의 역사」외 4편
소설 장희태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 「시안, 쥐와 함께 잠들다」
희곡 손유미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 「달무리
시나리오 이호선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1학년 「내 이모」
평론 김선우 동아대학교 철학과 4학년 「독학자 그리하여 이행하는 자의 산문 - 배수아와 이행하는 말과 이야기들
동화 정수민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학년 「언제나 웃게 해주는 약」외 1편
심사위원
- 시 : 김기택(시인), 이수명(시인), 이정록(시인)
- 소설 : 강영숙(소설가), 김숨(소설가), 김종광(소설가)
- 희곡 : 최창근(극작가, 연출가), 최치언(극작가)
- 시나리오 : 이정향(영화감독)
-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 동화 : 김이구(아동문학가), 노경실(동화작가)
심사평

어떤 문학적 장면을 가지고 나타날 것인가. 한 시인의 출현이라는 것이 단지 그의 개인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시단과 문학사의 의미 있는 표정이 되는 것임을 생각해볼 때, 그리고 그것이 더욱이 젊고 도전적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일 때, 이 기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로이 막 도래한 어떤 장면 앞에 멈추어 서게 될 것인가, 하는 설레임은 작품들을 읽고 심사하는 내내 이어졌는데, 그래서인지 심사는 논의에 논의를 거듭하게 되는 장고 속에 치러졌다.
올해 시부문은 총 283명이 응모하였다. 응모작들 대부분은 이미지의 탄생이나 이의 감각적 포착, 언어의 기쁨들을 적절하게 감지하고 있어서, 무엇이 시가 되는 것인지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응모자들이 선배시인들의 영향에 많이 눌려 있는 점이다. 영향이라는 것은 물론 받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받는 것이 받지 않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풍부해질 수 있는 것이지만, 문제는 영향의 단순한 배치가 아니라 그것이 확장과 변전을 넘어 탈환의 가능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몇몇 젊은 시인들의 어법이나 이미지가 생경하게 감지되고 있는 작품들을 대했을 때 아쉬움이 컸다. 출처를 들고 다니기보다 출처를 뚫고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논의가 길어진 원인 중의 하나는 응모자의 작품들이 각각 수준이 고르지 않다는 데에도 있었다. 한두 편의 작품이 잘 생겼어도 나머지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 좀 더 기다려야할 것 같았다. 따라서 작품들의 고른 완성도와 개성을 겸비한 최후의 1인을 찾기 위해 고심해야만 했다.
1차 심사를 거쳐「중력」외 4편,「불의 리듬」외 4편,「몸 없는 집」외 4편,「폭력의 역사」외 4편,「낙타가 타들어간다」외 4편,「당신을 암기합니다」외 4편을 2차 심사에 올렸고, 이 중「불의 리듬」외 4편,「몸 없는 집」외 4편,「폭력의 역사」외 4편을 놓고 최종 심사에 들어갔다. 논의는 쉽지 않았다. 셋 모두 완성도와 나름의 개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되었고, 나름의 미흡함이 느껴졌다.
「불의 리듬」외 4편은 물질적 상상력의 기하학적 구성이라는 독특한 전개 방식이 돋보였다. 응결과 도약, 밀폐와 전진, 구상과 추상의 대면과 교차가 인상적이었다. 이 힘의 균형이 장점이라면, 또 한편으로 이 균형을 무너뜨린 속살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일 것 같았다. 잠긴 문이 스스로 열리는 지점까지 더 나아간다면 피가 돌고 힘이 붙을 예사롭지 않은 솜씨로 보였다.
「몸 없는 집」외 4편은 오래 들여다본 언어들과 삶의 풍경들, 단정하고 깊이 있는 성찰로 매편마다 차분한 전개를 하고 있어서 눈길을 머무르게 했다. 언어로 내밀한 호흡을 해온 오랜 내력이 느껴졌다. 앞으로 이 호흡이 좀 더 출렁이면서 위태로움을 무릅쓰고, 가파른 자유를 향해 스스럼없이 나아가기를 지켜봐야할 것 같았다.
당선작으로 선정된「폭력의 역사」외 4편은 거침없고 활달한 언어들이 쏟아져 나와 전투를 치르는 언어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언어의 물욕, 언어의 사심, 언어의 돌출과 이물감이 사물들을 느닷없이 헤집고 벌려놓는 장면들이 신선했다. 언어가 사물들의 위태로움을 편들고 부유하는 것은 언어가 스스로 사물이 되고 사물의 잉여가 되는 생생한 현장이기도 했다. 비록 이 과정이 함께 수록된 시들에서 이미지까지 부서지고 해체되는 무차별성으로 종종 인도되지만, 이러한 위기와 모험에까지 두루 격려를 보낸다. 새로운 시인의 탄생을 축하하며 큰 시인으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