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06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학교 및 학년 수상작
백상웅 우석대학교 문예창작과 1학년 「꽃 피는 철공소」 외 3편
소설 신혜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2학년 「로맨스 빠빠」
희곡 지경화 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 「내 동생의 머리를 누가 깎았나」
시나리오 조영수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 「상처에 바르는 사랑」
평론 강동호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4학년 「문학에 대한-타자를 향한 변론: 박민규론」
아동문학 수상자 없음
심사위원
- 시 : 김광규(시인), 황인숙(시인), 박형준(시인)
- 소설 : 구효서(소설가), 이혜경(소설가), 성석제(소설가)
- 희곡 : 채승훈(연출가, 수원대 연극영화학부 교수), 박근형(극작가)
- 시나리오 : 심 산(시나리오 작가), 김희재(시나리오 작가, 추계예대 영상문화학부 교수)
-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 아동문학 : 송재찬(동화작가, 신묵초등학교 교사), 김경연(아동문학가)
심사평

응모자 : 총 470명

대학생들의 시에 기대하는 것은 기성의 시에서 맛보기 힘든 활력과 경탄할 만한 신선미로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삼투하는 시적 감수성과 완성도이다. 이번에 투고된 응모작들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줄 만한 작품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최근 시단의 흐름을 반영하는 환상과 내면 의식이 교직된 시에서부터 인생의 낙오자에게 연민을 느낀다든가, 사회적인 사건에 공명한다든가 하는 등의 서정과 현실인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었다. 시의 위기가 갈수록 확산되는 불확실성의 세계 속에서 우리 시의 전위에 해당되는 대학생들은 여전히 시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패기에 찬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었다. 이것은 사회가 어려워질수록 강해지는 시의 위력을 새삼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2006년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 시 부문 응모자는 모두 470명이었다. 심사는 젊은 대학생들이 벌이는 시의 축제임을 고려해 패기와 독창성을 최우선으로 두었으나, 그것 또한 시적 완성도가 뒷받침되었을 때에만 시적 울림을 획득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심사는 2차에 걸쳐 이뤄졌다. 세 사람의 심사위원이 응모작을 삼등분해 1차 심사를 본 뒤 각각 결심에서 논의할 10명 내외의 후보자를 선정했다. 2차 심사에서 24명의 후보자는 8명으로 압축되었고, 최종적으로 4명의 후보자가 당선을 가시권에 놓고 각자의 솜씨를 뽐냈다. 이들은 저마다 쓰레기통 속에서 주워낸 넝마조각으로도 자기를 표현해낼 수 있다는 듯 직관에서 샘솟는 상상력의 향연을 보여주었다.

「게발」외 4편의 시는 우리들의 삶에서 지속하고 확산하는 이미지를 풀어내는 솜씨가 장점이다. 손가락이 잘려나간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삶을 묘사와 진술을 적절히 배치하여 현장감 있게 전달하는 등 현실과 결합된 상상력이 사줄만하다. 하지만 여타의 투고작에서는 현실인식이 깊이를 획득하지 못하고 말놀이나 상투성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때로는 서정의 외피(外皮)에 슬며시 몸을 맡기곤 한다.

「푸른 뼈」외 4편의 시는 꾸미지 않은 진솔한 목소리가 돋보인다. 머리가 아닌 가슴에서 나오는 육성은 심해에서 울려 퍼지는 고래의 울음을 연상시킨다. 자신이 겪고 있는 육체의 장애를 정신의 단단한 ‘푸른 뼈’로 발라내는 통증의 미학은 여타의 재기발랄한 대학생들의 시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감동을 안겨준다. 그러나 당선작으로 밀기에는 언어의 밀도가 부족하고 자신의 감정이 정련되지 못한 채 드러나는 아쉬움이 있다.

「말벌 집」외 4편의 시는 끝까지 당선작과 경합을 벌인 작품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응모자의 시는 나이 들면 없어지기 쉬운 대학생만의 찬란한 감수성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다. 짧은 시행으로 자연과 사물, 그리고 그것을 언어 감각으로 채집하는 흡인력은 매우 빼어나다. 하지만 지나치게 섬세한 언어의 부력(浮力)에 메시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이 적지 않은 흠결이다. 좋은 시적 자질을 잘 살려 앞으로 수공예적인 언어미학에서 벗어나 한달음에 시적 주제의식을 압축해내는 ‘감각의 깊이’를 획득하리라 믿는다.

「꽃 피는 철공소」외 3편의 시는 젊은 시들이 노출하기 쉬운 소재 편향성이나 단순한 유희, 말장난에서 벗어난 균질감을 보여준다. 메시지와 그것을 표현한 언어, 이야기와 전개 등 시의 다양한 요소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젊은 시인은 일상과 자기 주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설득력 있게 상상력을 전개한다. 특히 자연과 인간이 빚어내는 노동의 힘센 아름다움을 표현한「꽃피는 철공소」는 여러 모로 이 젊은 시인의 시적 자질이 드러나 있다. 이 시는 봄날의 철공소 풍경을 리듬감 있게 그리고 있는데, 망치질과 용접의 이미지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빚어내는 노동의 무늬를 복합적인 이미지로 전해준다. 다만 나머지 응모작에서 산문화로 인한 설명적인 대목이 다소간 눈에 띄었으나, 전반적으로 시적 수준이 고른 점이 선자들을 안심케 하는 대목이었다. 이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리듬은 단순한 운율이나 설명적인 이미지를 탈피한 구체적인 내용물에서 나온다는 점을 명심하여 대성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본심에서 논의된 「폐지 줍는 여자」, 「맨발」, 「거미」, 「달은 단번에 돌아눕는 법을 모른다」 등을 응모한 후보자들의 작품도 쉽사리 손을 놓을 수 없었음을 부기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