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05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학교 및 학년 수상작
이지우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3학년 청춘, 사랑하겠다, 스물 셋
정민아 동덕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 4학년 사춘기, 4인용 식탁, 그녀의 노래
소설 정한아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4학년 나를 위해 웃다
희곡 김지훈 고려대학교 문예창작과 3학년 양 날의 검
시나리오 이한나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휴학 지독한 초록
평론 임태훈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 4학년 비디오 파놉티콘의 죄수 - 백민석론
심사위원
- 시 : 이진명(시인), 김사인(시인, 동덕여대 교수), 이문재(시인)
- 소설 : 구효서(소설가), 은희경(소설가), 공선옥(소설가)
- 희곡 : 이윤택(극작가,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정숙(극작가,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
- 시나리오 : 김홍준(영화감독,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심 산(시나리오 작가)
-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우찬제(평론가, 서강대 교수)
심사평

응모자 : 총 449명

심사위원들이 처음 모인 것은 지난 11월23일. 응모 마감일인 11월10일로부터 13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문학상을 주관하는 대산문화재단에 따르면, 심사위원은 응모가 끝난 다음에 선정했다고 한다. 심사위원이 미리 알려질 경우 발생할지 모를 ‘잡음’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처였다.
1차 모임에서 심사위원들은 모두 4백49명이 보내온 응모작을 삼등분해 각자 5편 내외를 뽑은 다음, 다시 모여 최종 심사를 갖기로 했다. 심사위원들에게 나누어진 응모작에는 성명이나 학교 등 응모자와 관련된 일체의 정보가 없었다. 대신 각각의 응모작에는 (반문학적이지만) 접수번호가 붙어 있었다. 이 또한 심사의 엄정성을 위한 장치였다.
심사위원들은 12월7일 오후 대산문화재단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 “다들 그만그만 하네요”라던 심사위원들의 인사말은 곧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서너 편 정도 추려오면 다행일 것이라던 추측은 빗나갔다. 심사위원들은 7편에서 많게는 10편씩 들고 왔다. 응모작의 수준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뽑아온 작품들을 돌려 읽고 난 뒤, 각자 4 편씩을 골라 토의하기로 했다.
그 결과 「사춘기」(정민아, 동덕여대)가 세 심사위원들로부터 추천되었고, 이어 「청춘」(이지우, 성균관대),「곱사등이」(김혜영, 안동대)가 두 심사위원으로부터 추천되었다. 이때부터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당선자를 한 명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둘로 할 것인가. 최종심에서 거론된 작품들의 완성도가 높았던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진지한 토론 끝에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의 신인(정민아, 이지우)을 내놓기로 했다. 당선자를 결정하고 난 뒤에야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한 사람은 문창과 4학년 여대생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법과대 3학년 남학생이었다.

정민아의 「사춘기」외 2편은 최근 씌어지고 있는 젊은 시의 흐름으로부터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그러나 시니컬하지 않다는 미덕을 갖추고 있었다. ‘몸의 시학’을 감각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로 변주하고 있어서 신인으로서 기대를 걸기에 충분했다. 특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가족 해체 문제를 식탁 의자의 관점에서 비틀고 있는「4인용 식탁」에서 신인다운 역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지우의「청춘」외 2편은「사춘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원숙할 뿐만 아니라, 혁명, 종교, 믿음, 사상, 도덕과 같은, 요즘 시에서는 거의 사어 취급을 받는 관념어를 느긋하게 장악하고 있어서 오히려 참신해 보였다. 시가 ‘바깥의 사유’라면, 두 당선자들의 시는 충분히 바깥에 있다. 정민아는 다시 태어나는 몸과 의자의 입장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이지우는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그대’라고 지칭하며 예의주시한다. 이 패기 넘치는 바깥의 사유가 한국시의 ‘젊은 피’가 되는 것은 물론, 과잉과 결핍 사이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한국사회의 안쪽에 개입하고 간섭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지면 사정 때문에, 결심에서 논의된「곱사등이」외 3편과 「프라모텔」외 2편(지경화, 동국대), 「나목」외 4편(김목우, 서울예대),「장마」외 4편(권진구, 서울예대), 「벽」외 3편(김동수, 연세대), 「선산부 김씨」외 2편(신혜진, 서울예대) 등을 비롯해 보내온 응모작들을 자세히 언급하지 못해 안타깝다. 조만간 이들의 이름을 신춘문예나 문예지 공모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심사위원들의 예감을 밝히는 것으로 이들에 대한 심사평을 대신한다. 시인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어떤 시인이 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등단 자체를 목적으로 했다간, 등단 이후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 등단보다 등단 이후가 문제다. 두 당선자는 물론, 아깝게 낙선한 응모자들도 부디 멀리 내다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