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21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성명 학교 및 학년 작품명
이지은 중앙대 문예창작 3년 「뮤트의 세계」 외 4편
소설 박동현 서울예대 문예창작 3년 「죄」
희곡 박한솜 서울예대 극작 3년 「스파링」
평론 하혁진 서울예대 문예창작 2년 「감각의 질서와 그녀들의 환상통 - 김행숙의 『사춘기』 다시 읽기」
동화 박공열 단국대 문예창작 4년 「천국에서 만나요」 외 1편
심사위원
- 시(시조) : 김경후, 이병률, 임승유
- 소설 : 권지예, 김희선, 해이수
- 희곡 : 김나정, 정범철
- 평론 : 심진경, 한기욱
- 동화 : 이병승, 임어진
심사평

이번 대산대학문학상 시 부문에는 총 297명이 응모했다. 지난해 383명에 비하면 응모자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이는 팬데믹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읽혔으나 그럼에도 자신만의 시적 세계를 펼쳐내고 있는 응모자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11월 한 달여에 걸쳐 세 명의 심사자가 각각 99명 응모자의 작품 495편씩을 읽었고 11명의 작품 55편을 선별하였다. 12월 초에 가졌던 본심에서는 심사자들이 함께 모여 11명의 작품을 재차 읽으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두 편의 흥미로운 작품을 응모한 경우는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고르게 완성도를 유지하는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바로 그 이유로 어느 때보다 응모작에 숨겨진 재능의 핵심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종 대상이 되었던 작품은 「디스토피아」 외 4편, 「정원에 공」 외 4편, 「뮤트의 세계」 외 4편이었다.
최종 대상작은 아니었지만 심사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몇 편의 개별 작품에 대해 언급하자면, 우선 「앵무 스피커에 관한 토론」은 이 세대가 아니면 쓸 수 없을 것 같은 귀한 지점이 있어 오랫동안 심사자들의 시선이 머물렀다.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을 언어화한 「뭉뚱그려 패치워크」도 흥미롭게 읽었던 작품 중 하나다. 다만 풍성하게 큰 그림을 그려내고는 있지만 ‘파리’라는 한정된 공간이 작품의 확장을 막아선다는 지적이 있었다. 「심쿵 펀치」, 「망겜 유저가 된 기분은 어떠세요?」, 「시티보이룩의 순정」 세 편이 지닌 경쾌한 리듬을 따라 읽는 즐거움이 컸다. 리듬을 의식하면서 펼쳐 보이는 긴장감 있는 세계는 시의 중요한 미덕을 안고 가는 작업이라서 끝까지 심사자들을 고민하게 했다. 나머지 두 작품이 지닌 가벼움이 끝내 아쉬웠다.
최종심에서 언급된 「정원의 공」 외 4편은 문장을 쏟아내는 경향이 강했던 이번 응모작들과는 변별되는 지점이 있었다. 특히 「사람들은 이상한 생각을 한다」의 경우 행간을 확보하면서 섬세하게 언어를 작동시키고 있어 거듭해서 읽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다만 그 힘이 응모자 개인이 지닌 독특함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있었다. 이번 응모자들과의 변별적인 지점이 있어 눈길이 갔지만 기존의 시 어법을 갱신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디스토피아」 외 4편은 세 명의 심사자가 마지막까지 숙고하며 읽었던 작품이다. 「디스토피아」의 경우 “우리 사이에 아이가 태어난다면요 내가 엄마를 찾아볼게요.”와 같은 구절이 인상 깊어 시를 재독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고 언어를 명료하게 사용하는 점, 인류의 쓸쓸한 환부를 무리 없이 서사화해내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유키」, 「유리의 마음」의 경우 화자의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아니라 요즘의 시적 경향이 디자인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는 점, 「사춘기」가 시인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작품으로 읽혔는데 네 편과 비교해볼 때 너무나 이질적인 데다가 감정 표출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던 점들이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반면 「뮤트의 세계」 외 4편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접점에서 겪게 되는 문제의식을 회피하지 않으며 집요하게 자신만의 목소리로 펼쳐내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 심사자 모두가 주목했던 「계육공장, 닭들은 춤을 추고」는 멋있게 잘 쓰려는 노력보다 화자가 느끼는 불편함의 정서를 끝까지 끌고 가보려는 힘이 느껴졌다. 빨리 정답을 내리고 편안하게 ‘강변을 달’릴 수도 있겠지만 그는 ‘계육공장’의 ‘닭들’처럼 ‘레깅스를 입고’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자세를 선택하는 쪽이다. 「뮤트의 세계」에서의 화자 역시 섣불리 판단하지는 않되 할 말은 어떻게든지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아주 공평하다고요”라는 항변이 자기방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적막하다”는 쓸쓸한 이해에 닿는 균형감에 대한 지지도 있었는데, 이는 아마도 봉합을 위한 것이 아닌 발화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당선자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앞으로 그가 자신감 있게 써내려 갈 문장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곧 다른 지면에서 그의 신작시 읽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