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07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학교 및 학년 수상작
박채림 서울예대 문예창작 2 「베로니카」외 3편
소설 오성용 조선대 문예창작 3 기다려, 데릴라
희곡 이주영 동국대 문예창작 2 카나리아 핀 식탁
시나리오 정상현 추계예대 영상시나리오 4 탈선
평론 노대원 서강대 국어국문 4 지하 미궁 - 그 지독한 악몽으로부터의 탈출
동화 김해등 광주대 문예창작 3 「탁이의 노란 기차」외 1편
심사위원
- 시 : 김승희(시인, 서강대 교수), 김정환(시인), 박형준(시인)
- 소설 : 은희경(소설가), 공지영(소설가), 김연수(소설가)
- 희곡 : 박근형(연출가), 김명화(극작가)
- 시나리오 : 김전한(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김희재(시나리오 작가, 추계예대 교수)
-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 동화 : 김병규(동화작가, 소년한국일보 편집국장), 김경연(동화작가)
심사평

응모자 : 총 349명

자기세대의 분열증을 21세기적 감수성으로 재기발랄하게 그려
시쓰기에서의 넉넉함이나 새로움을 운문적이냐, 산문적이냐 하는 관점에서 살펴볼 일만은 아니다. 시인은 자신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에게 세계와 우리들 자신에 관해 무엇인가를 말하는 셈이고, 그 ‘무엇인가’는 우리 자신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진실로 밝혀준다. 시는 단순한 운율이 아니라 구체적 알맹이인 리듬, 즉 이미지로서 존재한다. 때문에 시적 이미지의 본질적인 새로움은 말하는 이가 존재의 창조성을 얼마만큼 실현했느냐가 중요하다. 운문적 형식이든 산문적 형식이든 자신의 절실함을 빼어난 이미지로 형상화하여 시적인 것에 도달한다면,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서로 어긋난다 하더라도 그 모두는 오늘날 시의 성취가 될 수 있다.
제6회 대산대학문학상 시부문에 응모된 작품들은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시의 산문화가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다. 젊은 대학생들은 온갖 욕망들이 들끓는 도시 속의 삶 사이에서 발생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산문적 형식으로 고문하고 비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쓰기일수록 자신만의 내면화된 기법이 요구되며, 개체적 존재의 세속성과 욕망의 미세한 균열을 자신의 시속에 드러낼 수 있는 변별력 있는 목소리가 요구된다.
심사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예심과 본심을 통합하여 진행하였고, 1차 심사를 거쳐 압축된 13명의 시들이 본심에서 논의되었다.
당선작으로 결정된 박채림(서울예대 2학년)의 「베로니카」외 3편은 언어의 세공이나 시적 개성의 새로움에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시인은 재기발랄하고 그로테스크한 발상을 잘 아우른다. 자아란 상충되고 보완되는 다발들을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피해의식에 물들지 않은 21세기적 감수성으로 전해준다. 우리는 허위적인 세계 속에서 상충되는 여러 자아들에 눌려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특히 「베로니카」는 자기 세대의 분열증이 전 세대와 어떻게 다른지 그 변별점을 인상적으로 그려나간다. 버튼이 잘못 눌린 복사기에서 토해져나오는 ‘찌라시’로 비유되는 이 세대의 분열증은 “잘못 도착한 세계에서” ‘소문’이고 ‘이방인’일 수밖에 없으나, 그것은 내면의 어둠을 확 벗어던진 발랄한 감각에 의해 구성된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이 그렇다. “저 슬픈 상상들을 포식하는 달의 작은 입술은 벌써부터 달콤한 냄새가 나요. 부럽다고 데룩데룩 소리치는 눈알들은 사실 내 뱃속에 모두 있어요”(「맛있는 입술」). 그러나 이 시인의 작품들에서 보이는 감각들은 안으로 응축되지 못한 채 가볍게 떠오르는 경향이 있다. 시는 감각적인 쾌감도 중요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설 수 있는 자신만의 세계에 대한 깊은 깨달음과 울림을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자기의 감성을 살리면서 시적 조화를 심화시켜나갈 새로운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어느 시인의 말대로 “참된 자아가 언어를 찾아 말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눈부신 사건이 된다”(테드 휴즈)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편 당선작과 끝까지 자웅을 겨룬 각기 다른 응모자의「바람실」과 「수화를 듣는다」는 서정시의 정수를 보여주는 감정을 뜨개질하는 솜씨가 뛰어나고 안정된 시적 품격을 보여주었으나 익숙한 세계를 벗어나지 못해 안타깝게 밀려났다. 또한「악몽」은 언어유희에 바탕을 둔 발랄한 상상력이 장점이었으나 테크닉에 머문 한계가 지적되었다. 수상자에게는 정진을, 응모자 여러분께는 건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