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대학문학상

사업결과

2004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학교 및 학년 수상작
서덕민 원광대 문창 4 「괄호론」외 3편
김미선 서울산업대 문창 1 「올랭피아를 위한 찬가」외 2편
소설 박주현 서울예대 문창 2 「팔월의 첫째 주」
희곡 김현영 동덕여대 문창 3 「마지막 녹음(錄音)」
시나리오 수상자 없음
평론 정기선 서강대 국문 4 「텍스트의 산점(散點)들이 보여준 황홀경을 찾아서」
심사위원
- 시 : 천양희(시인) 정호승(시인) 최승호(시인)
- 소설 : 오정희(소설가) 최인석(소설가) 성석제(소설가)
- 희곡 : 이윤택(극작가,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홍준(영화감독,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정숙(극작가,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
- 시나리오 : 이윤택(극작가,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홍준(영화감독,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정숙(극작가,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
class="last"- 평론 : 최원식(평론가, 인하대 교수) 정과리(평론가, 연세대 교수)
심사평

시인이란 누구보다도 삶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눈빛을 지닌 자다. 좋은 시인이란 그 눈빛이 형형하게 살아 있는 자이며, 그 눈빛으로 읽어낸 삶의 고통스러운 본질적 과정을 섬세하게 밝혀내는 자이다. 대학생으로 응모 자격이 제한된 대산대학문학상은 그 형형한 ‘눈빛’을 지닌 자를 찾는 일이며, 대학생이라면 이미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이 이루는 삶의 기쁨과 눈물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번에 투고된 450여명의 시들을 읽으며 선자들이 찾고 싶어하는 그러한 ‘눈빛’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부분 기성의 틀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안주하고 있어 마치 시의 기성복 가게 앞을 얼쩡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지나칠 정도로 형식에 치우치고 있다는 점이 염려되었다. 필연성이 느껴지지 않는데도 행과 연 구분조차 무시된, 산문임이 분명한 글들이 왜 시의 얼굴로 화려하게 분장되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투고자 대부분이 한두 편은 꼭 그러한 ‘시의 얼굴을 한 산문’을 적당히 안배해 놓았다는 점은 분명히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칼국수를 뚝배기에 담아 먹지 않듯이, 어떤 요리를 내어놓느냐에 따라서 그 요리를 담는 그릇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적당한 행 갈이와 연 구분이라는 형식만으로 시는 형성되지 않는다. 문제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덕민의 시는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 아무런 이견이 없을 정도로 선자들을 기쁘게 했다. 그의 시도 이미 기성의 형식을 답습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담은 내용은 오로지 그의 사유의 깊이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 선자들은 「괄호론」에 주목했다. 괄호를 ‘묶음의 형식이지만’ 또한 ‘비어 있음의 형식’으로 인식한 그 인식의 깊이도 놀라웠지만, 괄호를 어머니라는 여자의 삶에 비유한 것 또한 무리가 없고 개성적이었다. 앞으로 우리 시단을 이끌어나갈 재목임이 분명하다는 점을 심사위원 모두 의심치 않았다. 다만 그의 철학적 사유가 보다 깊어지면서 구체적 삶의 감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미선의 시는 기성에 병들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김미선은 분명 기성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 생경하고 유치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오히려 그 점이 건강한 자기 목소리를 지니게 했다고 여겨졌다. 김미선의 작품 중 선자들은 마네의 그림을 언어화시킨 「올랭피아를 위한 찬가」에 매혹되었다. 회화가 시화화된 한 진경을 호쾌하게 보여주었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김미선의 경우는 보다 자중하고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닫지 말고 열어주자는 데에 의견이 모여졌다는 점 또한 잊지 말기를 바란다. 최종에 올라온 작품은 당선작 2편뿐이었다는 점을 밝힌다. 그만큼 격차가 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