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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결과

2025년
2025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및 작품
수상작
부문 성명 작품명
김리윤 「전망들-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 외 49편
김석영 「과학적 관심」 외 49편
지관순 「버터 사러 가는 길에」 외 49편
소설 임선우 「프랑스식 냄비 요리」 외 7편
임지지 「야크와 나」 외 7편
희곡 이세희 「테디 대디 런(TEDDY DADDY RUN)」 외 3편
평론 이희우 「매력의 경제학」 외 14편
아동문학 박소이 동시 「새우의 꿈」 외 50편
윤슬빛 장편동화 「둥우리」
심사위원
- 시 : 김기택 김행숙 이근화
- 소설 : 구병모 백가흠 은희경
- 희곡 : 강량원 김민정
- 평론 : 심진경 최현식
- 아동문학 : 김개미 박혜선 이현 황선미
심사평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날 심사위원들에게 꽤 많은 분량의 투고작이 주어졌다. 대산창작기금의 위상을 잘 알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꼼꼼히 읽어갔다. 배우는 마음으로 후배 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며 소통과 이해의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한국 사회의 정치적 대란과 경제적 불안정이 글 쓰는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우려했으나 오히려 좀 더 인간적인 세계를 탐구하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길로 매진하는 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연이은 해외문학상 수상작가의 출현도 그간 우리 문단과 재단이 기울였던 노력의 성과로서 더 많은 사람들이 문학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을 것이다. 예년보다 투고작은 많았다. 총 396편을 대상으로 한 1차 심사가 지난 6월에 진행되었고 총 9편을 선별하여 재독을 거쳐 7월에 최종심의 및 선발이 이루어졌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매우 많아 선별이 어려웠으나 그나마 여러 명에게 주어지는 창작기금이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전망들-야생의 눈과 눈 안쪽의 야생」외 49편’은 젊은 시인의 패기와 실험성을 보여주었다. 다소 추상적 사유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인이 구축한 탁월한 이미지와 자기 세계에 대한 집요한 탐구는 남다른 시적 매력으로 다가왔다. 지난한 작업에서 발현되는 독특한 아름다움이 독자를 곤혹스럽게 하더라도 시인의 이러한 천착이 한국시단을 더욱 풍요롭게 하리라 기대한다.

‘「버터 사러 가는 길에」외 49편’은 일상의 감각을 끌어들여 시로 만들어 내는 섬세함과 진지함이 개성적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발상과 시적 탄력은 각 편의 시가 결코 쉽게 쓰이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했다. 젊음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해 가는 용기에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었다. 이 시인의 작품이 일상의 또 다른 면들을 감각하도록 독자들을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

‘「과학적 관심」외 49편’은 개성적 진술과 독특한 상상력이 두드러졌다. 전체적으로 작품 수준이 고르고 안정적인 면이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영호[영혼]에 대한 색다른 탐색은 모호하면서도 힘 있게 다가왔다. 연작과 변주로 이어지는 성실함과 인내심을 끝내 응원하게 되었다. 관계에 대한 성찰을 통해 새로운 시적 지평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날이 가물어서 농작물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이 얼마 전 일인데, 최종 심의를 진행한 날에는 폭우가 내렸다. 해갈을 넘어서는 강수량은 또 어디선가 막대한 피해를 일으킬 것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날씨만이 아니다. 인간 본성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현실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며 쉽사리 희망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혐오와 차별, 폭력과 전쟁의 나날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앞날을 내다보기 어렵고, 자본의 막대한 영향력을 어쩌지 못하지만 여전히 인류의 진보가 아니라 인간성의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부끄러움과 좌절감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우리가 시의 언어 안에서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5년 소설 부문에는 231명의 응모자들이 작품을 전해주어서, 대산창작기금이 등단 10년 이내를 포함한 신진 및 예비 작가들의 확실한 등용문으로 자리했음을 알 수 있었다. 장편소설 『보기 좋은가 바오』 단편소설집 ‘「야크와 나」 외 7편’, ‘「기르는 사람들」 외 6편’, ‘「창문」 외 7편’, ‘「프랑스식 냄비 요리」 외 7편’, ‘「말을 하자면」 외 7편’, ‘「잠을 깨무는 이」 외 6편’, 그리고 경장편소설의 볼륨에 가까운 중편소설들이 함께 묶인 ‘「성북동, 집」 외 4편’, ‘「우리의 날씨」 외 5편’을 본심에서 검토했고, 이 가운데 「프랑스식 냄비 요리」 「야크와 나」 「말을 하자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요 논의의 대상으로 삼지는 못했으나 ‘「창문」 외 7편’이 준 기이한 충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상상력, 숨 막힐 정도로 촘촘하며 집요한 문장이 서사의 밀도에 앞서서 소설에 매력을 부여했다. 기대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쓰기와 읽기의 곤혹이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들이었다.

‘「말을 하자면」 외 7편’은 편견과 혐오의 구조적인 문제를 직시하며 현상에 대한 다층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부딪침 가운데 튀는 스파크 속에서 선명한 문제의식이 빛나는 작품들이었다. 작가가 집중한 의제들은 우리 중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이 시대를 관통하는 것들로서 오늘날의 소설이 지녀야 할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를 일깨워주었다.

‘「야크와 나」 외 7편’은 기존의 익숙한 문학적 문법의 눈이 미처 닿지 않은 곳에서 암약하다가 돌연 솟아올랐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낯설고도 기묘한 끌림을 지닌 작품들이다. 보편적인 서사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힘 있고 안정된 묘사가 독립영화의 연작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주었다. 독자로 하여금 내가 지금 보고 읽은 것이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모험적인 텍스트였는데, 그러한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뜻밖의 조우는 가치 있었다.

‘「프랑스식 냄비 요리」 외 7편’은 작가가 이미 완성된 기술적 역량과 자기 세계를 바탕으로 하여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음을 짐작하게 하는 소설들이었다. 다양하게 동원한 장르적 상상력은 주제의식을 탄탄하게 뒷받침하며 끝내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대산창작기금의 취지와 요건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학적 성취도를 다방면으로 고려한 끝에, 올해의 최종 수혜작은 ‘「프랑스식 냄비 요리」 외 7편’과 ‘「야크와 나」 외 7편’으로 결정되었다. 귀한 작품들을 응모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책으로 만나게 될 작품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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