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창작기금의 심사 기준에는 작품성을 최우선으로 하되 역량 있는 신진의 발굴과 양성에 역점을 둔다는 항목이 미리
제시되어 있다. 후자의 항목은 이미 역량이 검증된 시인보다는 신진 시인의 '발굴'과 '양성'에 더 무게를 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3명의 시 심사위원은 총 145명의 응모자들의 작품을 3등분하여 2주일 동안 숙독한
후 각각 5~7편씩을 뽑았다. 이렇게 1차로 선정한 17편의 작품을 2주일 동안 숙독하고 7월 17일에 모여 최종
심사에 들어갔다.
등단 10년 이내 시인들의 작품에서 신선한 감각과 새로운 상상력을 발견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기법적인 면에서 이들의 성취는 과거 어느 때보다 두드러져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반드시 긍정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 부정적인 사례로 시에서 언어가 지나치게 난무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시에서 기표가 지시적인 기능에
갇히지 않고 발랄하고 자유로운 반란을 보여주는 것은 젊은 시의 자연스러운 특징일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너무 지나쳐서
새로운 상상력에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때로는 방해를 한다는 데에 있다. 새로움에 대한 과도한 경사가 오히려 진정성을
약화시키고 말을 양산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거슬리는 점은 개별적인 경험이 시에 충분히 녹아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많은 작품들이 1차 체험보다는 문화 텍스트에 의한 2차 체험을 통해 나오고 있다. 전자가 원형적인 보편성으로 시적
공감대를 만든다면 후자는 자폐적이고 마니아적인 특성으로 공감대를 차단한다. 이러한 현상은 시에서 진정성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다행히도 창작지원에 값하는 좋은 응모작들이 있어 심사하는 일을 즐겁게 했지만, 동시에 정말 좋은 작품을 떨어뜨려야만
하는 부담을 안겨 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마지막에 올린 작품이 신기할 정도로 일치하여, 비교적 쉽게 「철가면」외
48편, 「아무 날 아무 때 아무 시」외 59편, 「수미산」외 49편을 지원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철가면」외 48편과 「아무 날 아무 때 아무 시」외 59편은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선정되었다. 앞의 작품은 기계와
첨단 문명 속에서 원시적인 본능을 읽어내고 다양하게 변형시키는 상상력이 범상치 않다. 특히 그 상상력을 추진하는 강력한
내적 에너지가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뒤의 작품도 삶의 구체적이 잘 숙성된, 농익은 서정적인 문법이 돋보였으며,
아우르는 현대적인 감각도 참신했다.
끝까지 심사위원들을 고민하게 한 것은 「수미산」외 49편과 「새의 얼굴」외 59편이다. 둘 다 지원 대상에서 빼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앞의 작품은 대상에 대한 끈질기고 섬세한 응시와 슬픔의 깊이가 느껴지는 진정성이 만만치 않은 울림을
주었고, 뒤의 작품은 활달하고 거침없는 상상력과 발랄한 감각에서 단연 돋보였다. 결국 우리는 '발굴'과 '양성'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앞의 응모자가 아직 한 번도 작품집을 내거나 창작 지원을 받은 적이 없는 신인인데 반하여, 뒤의
응모자는 이미 두 권의 시집과 여러 번의 창작 지원금 수혜를 통해 문단에서 충분히 검증된 시인이었기 때문이다(심사위원들은
심사의 모든 과정에서 응모자의 이름이 가려진 상태로 심사에 임하였으며, 심사가 종료된 후에야 대상자의 이름과 경력을
확인하였으나, 이 두 응모자의 경우는 누구를 선정해도 무방할 만큼 작품이 우수하였기 때문에 부득이 최종 선정 단계에서
이름과 경력을 확인하였다). 이미 검증된 시인은 앞으로 제 문학적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신인은 역량을 꽃 피울 물꼬를 제 때에 터주지 못하면 무한한 잠재력이 영영 사장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이 결정을 하는
데 작용했다.
우려할 정도로 많은 시인이 우리 문단에서 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뛰어난 시인이 아직 등단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놀라움은 과연 우리 문단의 신인 등단 체계가 정말로 좋은 시인을 적절하게
발굴하고 양성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우리는 대산창작기금이 바로 이러한 신인을 발굴하는 데 일정한
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바람직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선정된 3명의 응모자가 모두 아직 한 권도 시집을 출간한 적이 없는
신인들이다. 이번 대산창작기금의 수혜가 그들의 창작 욕구를 충분히 자극하여 좋은 작품 활발한 활동으로 우리 시단에
큰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예심을 통과한 작품 중에서 장편은 세 편이었다.
<누가 허균을 죽였는가>는 역사적 상상력과 구성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 도처에서 드러나는 사실에 대한 분석과
재해석 능력은 구태의연한 역사소설들과는 다른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인물들을 차례로 내보이며 서사를 이끌어가는 솜씨와
문장력도 안정되어 있다.
역시 역사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 <붉은 수염>도 심사위원들로부터 고르게 관심을 끌었다. 이 작품의 미덕은 무엇보다도
가독성에 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책장수 조생’처럼 소설의 전개도 거침없다. 아주 활달한 이야기꾼 한 명이
등장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고양이 호텔>은 <누가 허균을 죽였는가>나 <붉은 수염>과는 확연히 다른, 아주 감각적인 작품이다. 작가는 흥미로운
주인공을 내세워 독자를 유인한 다음 한 순간에 모골이 송연해지는 미스터리 속으로 몰아넣는다.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을
읽기 시작한 독자는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나 긴장하며 이 소설을 읽었는지 깨닫게 된다.
심사위원들이 세 편의 장편을 놓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먼저 제외된 작품은 <누가 허균을 죽였는가>다. 이 작품의 작가가
이미 이 기금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이라면 다른 작가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남은 두 작품 중에서 <고양이 호텔>에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장편다운 무게감이나 고양이와 실종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이 다소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흡인력이 뛰어난 이야기와 살아있는 문장의 힘에 주목했다. 한국소설에서 지나치게
경시되어온 ‘허구’의 공간과 상황을 설계하고 제시해나가는 능력도 최종적인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붉은 수염>은 무협 소설과 같은 쾌속의 서사가 장점인 동시에 간과하기 어려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쾌속으로
지나가는 문장과 서사에서 성찰과 사유가 깃들 자리는 너무 좁았다.
중·단편소설은 이미 문예지에 발표하여 주목을 받은 작품도 여럿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발표되지 않은 신작, 평가와 지원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신인들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문단에서 나름대로 평가를 얻으며 다른 기관의 창작
지원 혜택을 받은 작가들에게 이중적인 기회를 주기보다는 격려와 지원이 더 간절한 신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기금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보았다.
그 결과 네 작가의 소설이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무저갱> 외 10편은 바다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 선이 굵은 소설이다.
작품은 완성도 면에서 손색이 없지만 신예 작가다운 참신성이 부족했다.
남은 작품은 <파이프> 외 5편과 <당신의 기차>외 5편, <서천꽃밭 꽃들에게> 외 5편이었다.
<파이프> 외 5편은 다채로운 인물들로 채워진 이야기의 향연이다. ‘표범기사’와 같은 활달하고 힘차게 서사를 펼쳐나가는
열린 상상력이 돋보였다.
<당신의 기차>외 5편은 작가의 공력이 고루 느껴지는 깔끔한 수작들이다. 각기 다른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가
만만치 않다.
<서천꽃밭 꽃들에게>외 5편은 이야기의 설정과 전개방식의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었다. 기성작가들의 익숙한 상상력과 구별되는
다소 엉뚱하면서도 비약적인 상상력은 동어반복의 서사에 지친 독자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작품에
따라 완성도의 차이가 있고, 문장의 리듬감이 부족하다는 점 등이 심사위원들을 끝까지 주저하게 만들었다.
심사위원들이 쉽게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면서 기 발표작이 대부분이라거나 다른 지원을 받았다는 이유로 앞서 제외했던 작품들이
새삼 거론되기도 했다. 긴 토론 끝에 현재의 기능적 완성도보다는 열려있는 가능성을 격려하자는 의견에 나머지 심사위원들이
동의하여 <서천꽃밭 꽃들에게>외 5편의 작품을 선정하였다.
기금수혜자로 선정된 두 작가의 활약을 기대한다. 아울러 아쉽게 기회를 미루게 된 작가들, 특히 미 발표작에 가점을
주면서 기회를 얻지 못한 유능한 여러 신예 작가들의 건필을 빈다.
창작기금 희곡부문에 지원한 작품은 총 22편이었다. 대체로 한 작가가 한 작품 이상을 출품하였기에 작가의 성향이나
문제의식, 극작기법 등을 구체적으로 접근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사회적 기능으로서의 연극을 염두에 둔
작가와 작품이 많았으며 삶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명제를 다룬 작품도 눈에 띄었다. 작가의 문제의식, 독창성, 극구조의
탄탄함, 언어의 힘, 공간언어를 창출하는 작가의 자유의지, 탁월한 극성을 기대하며 최소한 그 가능성이나마 염두에 두고
심사에 임했으나 많은 희곡들이 말의 유희와 극적 재미에 함몰하는 우를 범하고 있어 안타까웠다.
희곡은 읽혀지는 것만이 목적이 아닌 공연되어짐으로서 완성된다는 장르의 특성이 있다.
과연 희곡을 문학으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공연의 텍스트로 읽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된다. 극작기법의
불문율을 올곧게 지켜나간 구성이 탄탄한 희곡과 좀 부족하더라도 독창적인 자신의 어법을 옹호하고 개인의 사유적 공간으로서의
연극을 모색하려는 흔적을 보인 희곡을 잘 쓰여진 희곡이라고 평할 것인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두 축이 심사의
근간으로 작용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사면이 벽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연극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문학작품이라 해서 굳이 희곡이 그 틀 안에 갇힐 필요가
있을까? 어쩌면 희곡은 작가가 뛰어 놀 무한한 이미지의 공간을 부가적으로 부여받았음에 그의 시공간적 언어가 더욱 기대되는
덕목이며 대사 한 마디만큼 지문 한 줄이 귀하게 여겨지는 것도 바로 그러한 까닭일 것이다. 희곡만의 특성인 무대 위에서
활발히 뛰어노는 작가가 기대되는 것은 대산문화재단 창작기금이 등단 후 10년 이내의 작가와 미발표 작품을 대상으로
젊음의 무한한 도전과 창작열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위와 같은 생각을 심사의 척도로 삼고 최종심사에 오른 작품은 <그리고 또 하루>와 <끝없는>이었다. 전자의 작가는
위 작품 외에도 세 작품을 더 출품했는데 그 중 <모텔 피아노>라는 작품은 작년에도 최종심사에 오른 작품이었다. <그리고
또 하루>의 작가는 참으로 정교한 시적 지문을 무기로 한다. 문체가 화려하거나 수다스럽지 않으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힘이 있고 철학적이다. 특히 <그리고 또 하루>같은 작품은 항공기 사고로 무인도에 떨어진 남녀라는 매우 식상한
소제와 환경을 배경으로 했음에도 하루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남과 여의 시간을 병렬하며 마치 초 단위로 변화하는 의식을
재단하는 섬세함은 백미였다. 단계별 의식의 변화를 하나의 場으로 구축해 나가다가 마지막 場에서 성큼 시공간을 뛰어
넘어 그 모든 이야기를 마치 신화나 전설로 퇴화시켜버리는 묘기를 부리는데 그의 사유적인 언어의 힘과 시간이라는 단서를
추적하는 집요한 극 구성, 다분히 영상적이며 탁월한 공간적 이해가 이루어 낸 하모니는 오랜 습작이 이루어 낸 쾌거가
아닌가 격려를 보낸다.
<끝없는>은 시적 상징 언어와 무대가 유기적 관계를 갖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가의 자유의지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연출가의 텍스트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있는 탄탄한 작품이었다.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도 우열을 가릴 수 없어 전전긍긍했으나
미발표 희곡의 수량 및 연극무대 활동경력 등을 가늠하며 응원의 힘이 필요한 쪽으로 심사의 결론을 모았음을 밝힌다.
이번 대산재단창작기금 평론부문에는 총 8편의 응모작이 접수 되었다. 응모작의 편수가 상대적으로 많지는 않았지만,
그 수준과 내용에서는 우열을 가늠하기 힘들 만큼 훌륭한 응모작들이 많았다. 특히 이번 응모작들을 통해 2000년대
이후의 새로운 젊은 문학평론가들의 에너지와 문제의식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심사에서의 소중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응모작들에는 2000년대 문학의 그 다양성과 역동성 안에서 의미 있는 문학의 징후와 지형도를 찾아내려는
진지한 노력이 돋보였다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문학공간을 바라보는 젊은 평론가들의 프레임은 그 이전의 것과 상당
부분이 변화했다고 평가될 수 있었다.
1차 심사를 거쳐서 남겨진 작품들 가운데 <이동하며 지워지는 경계>, <지도의 암실>, <숭고와 에피파니의 정치학>은
모두 비평적 의욕과 치열한 문제의식이 느껴지는 평론들이었다. 현재의 한국문학에 대한 열정적인 탐구와 분석이 한국문학
현장의 지형도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로 이어지고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앞의 두 편의 응모작들이 그동안 집필된 많은
원고들을 묶는 과정에서 글들 사이의 편차가 있거나 단행본으로서의 구성상의 긴밀함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세 번째
응모작의 경우는 젊은 평론가로서의 훌륭한 논리적 패기가 텍스트 분석의 유연함으로 확대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남겨진 <불온한 사건들>과 <분열의 감각으로/ 전복의 물질성으로> 두 편의 응모작에서 두 명의 심사위원이
고심했던 것은 두 편 다 문학평론으로서의 훌륭한 미덕을 발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불온한 사건들>의 경우는 투고된
응모작 가운데 문체적인 개성과 유연함이 가장 인상적인 평론이었다. 문학평론 역시 창작의 일부라는 명제의 많은 부분은
자신의 문체를 보유하고 있는가하는 문제와 관련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불온한 사건들>의 문체와 텍스트 분석의 감각적
세밀함은 인상적이었다. 한편 <분열의 감각으로/ 전복의 물질성으로>가 돋보였던 것은 2000년대 문학을 바라보는 시야의
새로움과 균형감이 설득력 있는 비평적 프레임을 구성하고 있었고, 텍스트 내재 분석의 충실함 역시 충분히 공감 가능한
수준이었다. 특히 비평집으로서의 짜임새 역시 훌륭하고 안정감이 있다는 측면에 서 신뢰를 주었다. 앞의 응모작이 상대적으로
문제의식의 틀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고, 비평집의 짜임새가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응모작의 이러한
미덕은 높게 평가할만한 것이다. 수상하게 된 소영현씨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투고해준 모든 젊은 평론가들의 문학적 정진을
바란다. 이들을 통해 한국문학이 새로운 영역에 진입할 수 있는 비평적 에너지를 수혈 받게 되리라는 점을 확신하게 되었다.
- 아동문학 :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아동문학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으로 흔히 만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린이가 공감할 수 있는 단순 소박한 형태로 진실한 아름다움을 구현한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글
솜씨가 있어야 함은 기본이고, 그 이전에 어린이처럼 생각하고 느낄 줄 아는 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09 대산창작기금 지원 공모에 투고 작품은 상반된 두 가지 양상을 보여주었다. 동시 부분에는 동심이 살아있는 우수한
문학 작품이 풍성하여 읽기 즐거웠던 반면, 동화 부문에는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재미와 문학성을 함께 갖춘
작품이 드물어 안타까웠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70편의 작품을 나누어 읽고, 본심에 올린 8편을 함께 돌려 읽고 논의하는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는데,
동시 부문에는『봄볕』,『꼬옥, 꼭꼭꼭』,『좀!』,『당나귀』의 네 편이 최종 논의되었다. 이 가운데『봄볕』은 재치 있는
안목이 돋보이나 현상을 비추는데 그치는 면이 있고, 『꼬옥, 꼭꼭꼭』은 참신하면서도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힘이 있지만
표현이 다소 막연하고 구체적 정감을 살려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좀!』은 생기 있고 건강한 어린이의 모습이 살아있어
호평을 받았으나 함축미가 부족하고 표현이 거친 점이 지적되었다. 이에 비해『당나귀』는 깨끗한 동심이 가득하면서도 신선하고
빼어난 표현이 나무랄 데가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동화 부문에는 『아빠보다 커졌어요』,『영혼기지』,『태사혜 부낭자』,『마지막 이벤트』의 네 작품이 최종심에 올랐다.『아빠보다
커졌어요』는 동화다운 문장은 우수하나 저학년 이하 독자에게 어울릴 내용을 늘여놓은 느낌이고,『영혼기지』는 판타지를
끝까지 끌어가는 힘이 상당하나 작위적인 느낌이 있었다.『태사혜 부낭자』도 역사적 모티프를 설화적 상상력으로 흥미롭게
풀었으나, 고증의 문제와 시대정신을 이끌지 못하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당선작으로 쉽게 결정한『마지막 이벤트』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라는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빼어난 입담으로 참신하게 그려낸 수작(秀作)이다. 개성적인
캐릭터와 웃음과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독자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깝게 탈락된 동시 작품이 많았다. 응모자들은 실망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정진하길 빈다. 동화 응모자들은
새로운 작품을 계속 써보기를 권한다. 쓴 작품이 아깝더라도 일단 묻어두고 다음 작업에 몰두하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모두의 변함없는 건필과 문운을 빈다.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아동문학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으로 흔히 만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어린이가 공감할 수 있는 단순 소박한 형태로 진실한 아름다움을 구현한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글 솜씨가 있어야
함은 기본이고, 그 이전에 어린이처럼 생각하고 느낄 줄 아는 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09 대산창작기금
지원 공모에 투고 작품은 상반된 두 가지 양상을 보여주었다. 동시 부분에는 동심이 살아있는 우수한 문학 작품이 풍성하여
읽기 즐거웠던 반면, 동화 부문에는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재미와 문학성을 함께 갖춘 작품이 드물어 안타까웠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70편의 작품을 나누어 읽고, 본심에 올린 8편을 함께 돌려 읽고 논의하는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하였는데,
동시 부문에는『봄볕』,『꼬옥, 꼭꼭꼭』,『좀!』,『당나귀』의 네 편이 최종 논의되었다. 이 가운데『봄볕』은 재치 있는
안목이 돋보이나 현상을 비추는데 그치는 면이 있고, 『꼬옥, 꼭꼭꼭』은 참신하면서도 의미를 새겨보게 하는 힘이 있지만
표현이 다소 막연하고 구체적 정감을 살려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다.『좀!』은 생기 있고 건강한 어린이의 모습이 살아있어
호평을 받았으나 함축미가 부족하고 표현이 거친 점이 지적되었다. 이에 비해『당나귀』는 깨끗한 동심이 가득하면서도 신선하고
빼어난 표현이 나무랄 데가 없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동화 부문에는 『아빠보다 커졌어요』,『영혼기지』,『태사혜 부낭자』,『마지막 이벤트』의 네 작품이 최종심에 올랐다.『아빠보다
커졌어요』는 동화다운 문장은 우수하나 저학년 이하 독자에게 어울릴 내용을 늘여놓은 느낌이고,『영혼기지』는 판타지를
끝까지 끌어가는 힘이 상당하나 작위적인 느낌이 있었다.『태사혜 부낭자』도 역사적 모티프를 설화적 상상력으로 흥미롭게
풀었으나, 고증의 문제와 시대정신을 이끌지 못하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당선작으로 쉽게 결정한『마지막 이벤트』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라는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빼어난 입담으로 참신하게 그려낸 수작(秀作)이다. 개성적인
캐릭터와 웃음과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독자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깝게 탈락된 동시 작품이 많았다. 응모자들은 실망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기다리며 정진하길 빈다. 동화 응모자들은
새로운 작품을 계속 써보기를 권한다. 쓴 작품이 아깝더라도 일단 묻어두고 다음 작업에 몰두하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다.
모두의 변함없는 건필과 문운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