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청소년문학상

사업결과

2020년
수상자
수상자
상명 부문 중/고 성명 부상
금상 고등부 신정연(경기 안양예고 1) 장학금 150만원
중등부 김예린(부산 용수중 3)
소설 고등부 양지숙(서울 금옥여고 2)
중등부 조승재(서울 배재중 3)
은상 고등부 원소화(서울 광영여고 3) 장학금 70만원
고등부 최재영(전북 남성고 3)
중등부 임세린(서울 태릉중 1)
소설 고등부 우하진(강원 치악고 3)
고등부 윤경서(경기 안성여고 3)
고등부 이다은(경기 장기고 3)
중등부 이채현(경북 오태중 3)
동상 고등부 김세연(광주 서강고 3) 장학금 50만원
고등부 문수빈(경기 고양예고 3)
고등부 서지민(광주 광주여고 3)
고등부 심수연(경기 안양예고 3)
중등부 이예은(인천 부원여중 3)
소설 고등부 남아린(광주 전남대사대부고 2)
고등부 박영주(경기 고양예고 1)
고등부 이혜린(경기 고양예고 3)
고등부 임효빈(경기 안양예고 3)
중등부 최한별(서울 북서울중 3)

심사위원
- 심재휘(시인, 대진대 교수), 이수명(시인), 황인찬(시인)
- 구효서(소설가), 박금산(소설가, 서울과기대 교수), 윤해서(소설가), 황선미(소설가, 서울예대 교수)
심사평

청소년들의 작품을 심사하는 일은 시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청소년들이 잘 쓰는 시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당대 시인들의 시에서 가장 뚜렷한 징후와 문학성을 잘 추출한 것일까. 그래서 이것을 잘 마무리하고 완성시킨 것일까. 아니면 기성의 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현대적 감각을 씨앗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미래 한국 시를 짊어지고 나갈 세대들인 만큼 뚜렷하지는 않아도 미래의 새로운 징후를 담고 있다면 이 가능성을 위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본심에 참여한 학생들의 상당수가 도전이나 실험 정신, 새로운 감각의 예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지는 않았다는 점을 먼저 밝혀야 할 것 같다. 다소 거칠더라도 새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과감함이 아쉬웠다. 반면에 최근 문학에 대한 이해와 인지는 매우 높았다는 점에서, 그만큼 동시대의 시를 관통하고 이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문학적 완성도 역시 매우 높아서 문장을 끌고 가는 힘, 묘사 능력, 언어의 운동과 감각 면에서 뛰어난 솜씨들을 두루 보여주어 그동안의 습작과 훈련의 정도를 가늠하게 했다.
이번 시제는 ‘녹는다’ ‘잘 안 붙는다’ ‘변형 없이’라는 세 말을 넣어 시를 쓰는 것이었는데 말들의 방향과 결이 달라 어떻게 이것들을 녹여 넣어 시적 정황을 제시해낼지가 관건이었다. 언어에 대한 민감성, 복잡한 상황을 조직하고 풀어낼 수 있는 상황 구성력 등이 두루 요구되는 일이었다.
중등부 동상 수상자인 이예은의 「각자의 사정」은 교복을 입고 병원에 갔을 때 학생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과 분위기를 통해 자아를 자각해가는 과정을 잘 담아내고 있다. 중등부 은상 수상자인 임세린의 백일장 당선작 「열대야」는 눈물과 선풍기로 무더운 밤을 견디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데,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 별을 움켜쥐거나 공책에 그리는 이미지가 독특하게 포착되어 있다. 중등부 금상 수상자인 김예린의 백일장 당선작 「해빙」은 유리컵과 유리컵에 담기는 얼음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데, 특히 얼음이 녹거나 덩어리로 남아있을 때의 차이가 그 관계에 불러일으키는 변화를 치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사물의 이미지와 주체의 심리과정이 정교하게 결합되어 탁월한 구성을 이루고 있어 금상으로 손색이 없었다.
고등부 은상 수상자인 원소화의 「모래시계」는 학예회를 준비하면서 겪는 일들을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다. 덤블링을 연습하면서 겪는 자세의 변화, 이로 인한 세계에서의 중심잡기와 현기증들이 그려지고, 그러나 연습을 마친 후 피아노 연주로 뒤바뀌는 상황의 역전이 경험의 성숙이라는 차원으로 잘 전개되고 있다. 고등부 은상 수상자인 최재영의 「달리고 있지만 달려」는 가난하고 고단한 생을 고독한 달리기로 질주하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악착같이 울고 있는 꿈을/우리가 꾸짖을 수 있을까” 같은 구절에서 보이는 아이러니하고 비판적인 자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등부 금상 수상자인 신정연의 「추상」은 ‘당신은~’으로 시작하는 짧은 문장들로 작품 전체가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인 관찰과 묘사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내면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추적하는 세련된 필체가 돋보였다. 그리고 백일장 당선작 「북쪽으로」는 특유의 간명하고 명징한 문제로 빠른 장면 전환을 유도하면서 너와 나의 공간 이동을 수평적으로 펼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언어를 조율하는 솜씨에서도 빈틈없이 역량을 발휘한 작품으로 생각되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온라인으로 치러진 백일장인데도 참가자들 모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작품들을 써내느라 애쓴 시간이었다. 수상자들뿐 아니라 참가자들 모두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대산청소년문학상 참여의 경험이 앞으로의 시 인생에서 한 밑거름이 되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