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재단

사업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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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 2005
• 2004
• 2003
• 2002
• 2001
• 2000
• 1999
• 1998
• 1997
• 1996
• 1995
• 1994
• 1993

수상자

수상자

상명	부문	중/고	성명	부상
대상(2명)	시	고등부	차여경(광주 살레시오여고 3)	장학금 1백50만원 및 대학 1년간 등록금 전액 지급
	소설	고등부	이혜지(경기 안양예고 3)
금상(4명)	시	고등부	김태형(경기 원곡고3)	장학금 1백만원 및 고등학생의 경우 대학 1년간 등록금 전액 지급
		중등부	임선우(서울 용강중3)
	소설	고등부	김홍진(경기 고양예고3)
		중등부	정혜원(광주 신광중3)
은상(10명)	시	고등부	박재원(광주 동아여고3)	장학금 70만원
			윤정은(경기 안양예고3)
			이필은(경기 안양예고3)
		중등부	김하령(인천 관교여중3)
			송시정(서울 종암중1)
	소설	고등부	김우탁(서울 중산고1)
			류시연(서울 이대병설미디어고3)
			오빛나리(경기 고양예고3)
		중등부	김진하(전남 목포영화중2)
			장현우(인천 제물포중3)
동상(24명)	시	고등부	고영경(광주 수피아여고3)	장학금 50만원
			김효남(경북 유성여고2)
			윤현철(서울 대성고3)
			정지란(경기 광명정보산업고3)
			이령(강원 춘천여고3)
			이연서(광주 동신여고2)
			정겨운(광주 전남여고3)
			조주안(인천 인하대사대부고2)
			추윤진(경기 한솔고3)
		중등부	최유정(경기 산본중3)
			최인희(인천 신현여중1)
			최현일(부산 장전중3)
	소설	고등부	김영은(경남 장유고2)
			김윤경(경기 고양예고3)
			남희원(서울 당곡고2)
			백경윤(서울 영동일고3)
			서민지(경기 안양예고2)
			손연화(대구 동문고2)
			주영상(광주 금호고3)
			한수린(서울 송곡여고3)
			홍원포(대전 송촌고3)
		중등부	김세현(서울 단대부중3)
			박은주(경남 남해여중2)
			양세림(경기 서현중1)

접수결과

- 시 : 704명(중학생 124명, 고등학생 580명)

- 소설 : 730명(중학생 116명, 고등학생 614명)

심사위원

- 시 : 도종환(시인), 전기철(시인, 숭의여대 교수), 이원(시인)

- 소설 : 정 찬(소설가, 동의대 문창과 교수), 오수연(소설가), 윤대녕(소설가, 동덕여대 교수)

심사평

• 시
• 소설

응모작 심사를 통해 선발된 40 명의 학생들과 문예 캠프를 통해서 현재 고등학생들의 시에 대한 열정과 문예활동 상황을 점검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시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한국 시단의 미래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학생들은 친교의 시간이나 선배와의 시간, 그리고 창작수업에서도 서로 마음을 터놓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만큼 대산 청소년 문학 캠프는 수험생들이 문학을 함께 하면서 서로를 확인하고 격려하는 좋은 자리였다.

고등학생들의 창작 지도 및 백일장 심사는 도정환 시인과 전기철 시인이 맡았다. 우선 수업 시간에는 응모작으로 뽑힌 학생들의 작품을 본인이 창작하였는지, 그리고 그만큼의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생활, 즉 십대 고등학생의 생활이나 고민 등을 담기보다는 창작을 배운 선생님이나 기성 시인을 모방하려는 데에 그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래서 학생들은 창작 교사의 심리나 소재까지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전체의 심사는 백일장의 작품과 응모작의 작품과 비교하여 행하였다. 응모작의 작품은 뛰어나나 백일장의 작품은 그렇지 못할 경우 논의를 많이 거친 뒤 정밀하게 그 수준을 검토하였다. 심사는 자신의 목소리가 있는가, 즉 개성적인가, 그리고 하나의 소재를 끝까지 끌고가는 정서적인 힘이 있는가,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백일장의 주제는 ‘계단’이었다. 일부 학생의 경우 주제에서 벗어난 경우가 있거나 주제를 단순하게 처리한 경우에는 감점을 했다.
이와 같은 기준으로 대상에는 차여경의 <바퀴벌레, 밤을 오른다>를 뽑았고, 금상에는 김태형의 <작은형은 큰 집에 살았다 - 메멘토>를 뽑았다. 차여경의 <바퀴벌레, 밤을 오른다>은 암울한 도시의 삶을 바퀴벌레의 삶으로 치환하여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아가려는 계단의 이미지를 시적 이미지로 잘 그렸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절대로 밝음으로 나아갈 수 없는 현실, 그렇지만 더욱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욱이 이런 계단의 이미지를 시적 표현으로 잘 소화하고 있다는 데에 많은 점수를 줬다.
다음으로 김태형의 <작은형은 큰 집에 살았다 - 메멘토>는 영상의 구성 방식을 택하여 형식 실험에만 의존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였으나 그와 같은 의구심은 아코디언을 켜는 형의 꿈을 잘 사는 큰집과 못 사는 우리 집, 즉 작은 집의 대비를 통해 극적으로, 그것도 시의 손상이 전혀 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데에 높이 샀다. 더욱이 응모작에서도 자신의 형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흔적이 보이고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외 은상이나 동상에 뽑힌 학생들의 작품 또한 전혀 손색이 없었으나 근소한 차이로 부득이하게 변별할 수밖에 없었다. 수상자들 모두에게 축하를 드리며, 수상을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격려를 하는 바이다. 문학이란 상을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끈질기게 오랫동안 자신과 싸울 수 있는냐에 달렸다. 자신에게 있는 약간의 단점이나 열등함은 나를 키우는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8회째를 맞는 올해 대산청소년문학상의 특기할 만한 사항은 시(704편)에 비해 소설의 응모 편수(730편)가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서사적 표현 욕구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예심을 보는 과정에서부터 많은 시간이 소요됐으며,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천안 계성원에서 진행된 2박3일 간의 캠프 일정이 끝났을 때는 마침내 긴 여정을 마친 기분이었다.
캠프 일정은 ‘창작수업’, ‘개별 작품평’, ‘장기장학생 지도’, ‘작가와의 대화’로 짜여졌으며 중간에 ‘백일장’과 그에 대한 ‘심사’로 진행되었다. 이번 백일장의 특징은 시(詩) 한 편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각자의 개성적인 사고와 해석을 짧은 소설 형식으로 써내는 것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미당 서정주 선생의 「국화 옆에서」를 시제로 내걸었는데, 학생들이 써낸 백일장 작품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시제에 대한 해석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왔다. 그 때문에 또한 심사가 길어졌고 대상, 금상, 은상, 동상을 결정하는데도 많은 논의가 오갈 수밖에 없었다. 응모작과 백일장 작품의 평가 비율을 5:5로 정했는데, 두 작품의 수준이 엇비슷하거나 일치하는 작품을 찾아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백일장에서 시가 시제로 주어지기는 처음이라 다들 당황했던 것 같다.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중학생들은 아직 배우지 않은 탓도 있었다. 이를 감안한다 할지라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시를 읽고 이해하는 이해력이나 익숙하지 않은 제재로 글을 만들어내는 상상력, 구성력이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미쳤다. 그 결과 예심 응모작을 보고 잠정적으로 매겼던 순위가 바뀌기도 했다. 그래도 순위 간의 차이란 아주 적었다. 사실 다들 비슷했다. 청소년이고 게다가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문학캠프에 참여하여 문학에 집중했던 경험을 간직해준다면, 그게 정말로 남은 결과일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글쓰기 자체만 반복적으로 훈련하기 보다는, 폭넓게 독서하고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면서 사고와 감성을 단련시켜 나갔으면 좋겠다.
중등부 금상으로 뽑힌 정혜원의 「누가 진짜인가」는 구성이 탄탄하다. 학교에서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서 인터넷 상에서는 폭력적인, 한 학생의 양면을 무리없이 보여준다. 적절히 정보를 제공하고 또 감추어 긴장을 유지시키면서, 독자의 관심을 끝까지 끌고 간다. 백일장 작품 「서른두 살, 꽃이 피다」는 결혼을 미루고 도시로 나간 언니와 시골에 남은 동생의 갈등이라는 소재가 흥미로우며, 언니의 입장이나 동생의 불만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서른이 넘어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언니의 이미지는, 시제와 잘 어울린다.
고등부 금상으로 뽑힌 김홍진의「공생(共生)」은 미군부대가 있는 도시에서 ‘제본 일’을 하며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청소년 작품으로는 드물게도 역사와 맞물린 사회의식을 보여준다. 미군 장갑차 사건을 언급하는 대목부터가 그러하거니와 술취한 미군의 난동, 아버지의 억울한 구류, 결말 부분에서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으로 가족이 이사를 하는 장면 처리는 어쩐지 원숙한 느낌마저 준다. 자기 나이에 맞는 사고와 인식과 통찰을 원했던 심사위원들로서는 오히려 염려가 될 정도였다. 그런데 백일장 작품 「도장」이 응모작의 수준에 미치지 못해 심사위원들을 한동안 고민에 빠지게 했다. 백일장이 열리기 전까지「공생」은 대상 후보에 오른 작품 중 하나였으나, 결국 논의 끝에 금상으로 결정되었다.
고등부 대상으로 뽑힌 이혜지의「불량 산타」는 소설이 근본적으로 이야기, 곧 설화성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끊길 듯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과 유려한 반복은 이 예비 작가의 독특한 내구력을 보여준다. 또한 풍자 방식을 통한 허구와 현실의 실체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요컨대 우리가 알고 있는 미덕과 윤리가 얼마든지 조작된 것일 수 있다는 나름의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사유의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이러한 시도 자체를 심사위원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백일장 작품 「울보업자」는 짧은 글임에도 주제가 선명하고 짜임새가 매우 좋다. 상가를 찾아다니며 대신 울어주는 여인(대곡자)을 통해 삶의 단면을 포착하는 성숙하고 예리한 시각을 보여준다. 이 예비 작가는 무엇보다도 이야기(설화성)의 본질적인 기능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더불어 응모작과 수준이 가장 일치하는 작품이어서 최종적으로 대상으로 결정되었다.
대산청소년문학상은 심사 과정이 길고 까다로우며 복잡하다. 이는 심사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지만 또다른 의미에서는 문학에 접근하는 진정성의 길을 제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문예캠프를 통해 미래의 문사들과 서로 교우하고 기성 작가들에게 창작 수업을 받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우리 문학의 미래가 그대들에게 달려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