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청소년문학상

사업결과

2012년
수상자
수상자
상명 부문 중/고 성명 부상
금상(6명) 고등부 김수정(경기 광주중앙고 3) 장학금 1백만원
배선화(경기 고양예고 2)
중등부 김해준(경기 정발중 2)
소설 고등부 문송이(인천 인천여고3)
황인경(경기 한국애니메이션고3)
중등부 김민지(서울 진선여중3)
은상(10명) 고등부 나상화(경기 성문고3) 장학금 70만원
안준혁(서울 등촌고3)
이서연(경기 안양예고3)
중등부 강진수(제주 아라중3)
김정민(광주 호남삼육중1)
소설 고등부 강은서(경기 고양예고3)
박지인(광주 상일여고3)
윤소희(경기 안양예고3)
중등부 강명경(경기 부천여중3)
나현후(경기 과천중1)
동상(22명) 고등부 김가연(경기 광주중앙고3) 장학금 50만원
김도형(경기 고양예고3)
백지연(광주 설월여고2)
윤재성(대구 달성고2)
이진선(전남 광양백운고3)
정예령(경북 군위고3)
정흥주(경기 과천여고3)
최민준(광주 서강고2)
중등부 민유경(강원 서원중3)
박지윤(경기 안양부안중3)
이상윤(울산 대현중2)
소설 고등부 강예송(서울 신도림고2)
김은조(대구 효성여고1)
문혁준(제주 대기고1)
박하연(경기 고양예고3)
유재근(충남 부여고2)
이수련(서울 명덕외고3)
임상진(전남 목포마리아회고1)
전수현(경기 고양예고1)
중등부 김한결(경기 과천중2)
송승준(경기 서현중3)
이재원(경기 곡반중3)
접수결과
- 시 : 683명(중학생 86명, 고등학생 597명)
- 소설 : 718명(중학생 114명, 고등학생 604명)
심사위원
- 시 : 김수복(시인, 단국대 문창과 교수), 김행숙(시인, 강남대 문창과 교수), 이승하(시인, 중앙대 문창과 교수)
- 소설 : 김미월(소설가), 서하진(소설가, 경희대 국문과 교수), 이기호(소설가, 광주대 문창과 교수), 이순원(소설가)
심사평

희귀한 축제인 2박 3일간의 문예 캠프는 ‘청소년’ 문학상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시간일 수 있었다. 청소년 문학상이기에 그런 프로그램을 생각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대산청소년문학상의 과정은 여타 백일장과 달리 경쟁보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문학적 체험이 되는 특별한 시간을 어린 문학도들에게 제공한다. 그러므로 이렇게 심사를 하고, 금상, 은상, 동상과 같이 그 색깔을 구분하여 상을 주지만, 다만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학은 시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다. 심사를 하면서 ‘백일장용 시’라는 말을 떠올리게 될 때면 마음이 씁쓸했다. 백일장에서도 단지 ‘백일장용 시’만으로는 통할 수 없다. 백일장에서도 결국 찾는 것은 정답이 없는 문학이고 문학적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수백편의 응모작에 대한 첫 심사를 하면서 시를 잘 쓰는 어린 친구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언어를 시적으로 그럴 듯하게 다루는 기술 이전에 혹은 그 너머에서 시를 발견하면서 스스로를 깨우고 흔들고 일으켰던 ‘몸’의 감각을 찾기는 어쩐지 쉽지 않았다. 시를 통해 스스로를 흔들지 못한다면 기술은 고만고만한 기술 이상이 되지 못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은유로부터 천재의 증표를 봤다면, 그 은유는 기술이 아니라 발견이며 그 발견으로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흔들어놓는 것이었으리라. 어느 정도의 시적 수준에 이르렀다면, 완성도보다는 가능성을, 대답보다는 참신한 질문을 가진 친구들을 캠프에 초대하고 싶었다는 말을 남겨두기로 한다.
캠프에서 주어진 백일장 과제는 고등학생의 경우 “어둠 속에 혈관이 있다”를 두 번째 문장으로 삼아서 시를 쓰라는 것이었다. 백일장의 경험과 훈련을 비껴서 학생들이 그 자리에서 시를 찾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것이었다. 고등학생들한테서는 백일장 훈련이 지나치게 잘된 경우가 많이 보여서 가급적 생소한 방식을 택한 것이었는데, 과제가 발표되자 원망이 쏟아지는 분위기였다. 중학생에게는 “( )(으)로 가는 길”이라는 미완의 제목이 주어졌다. 제목을 완성하는 것도 학생들의 몫이었다.
백일장이 끝난 후 행해진 문학상 심사는 응모작과 백일장 작품을 함께 놓고 이루어졌다. 문학상은 응모작에게 주어지지만, 백일장 작품이 응모작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는 재고(再考) 삼고(三考)를 했다. 그런 과정에서 은상 후보로 논의되었던 작품이 결국 입상권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먼저 고등부 작품들에 대한 독후감을 살짝 밝히기로 한다. 배선화의 「달의 수선」은 보이지 않는 감정의 흐름을 시적 풍경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감각적 깊이를 보여주었다. 그의 감각은 수사적 차원에서 그 표면을 벗겨내면 썰렁해지는 것이 아니고 그윽하게 안쪽으로 젖어드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부분적으로 기시감이 없지 않았고, 함께 보내온 작품들과 더불어 보았을 때 반복되는 점들이 노출되었지만, 수사의 논리보다 자신이 시 속에서 경험하는 감각의 논리를 믿고 앞으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수정의 「일기예보」 외 4편의 시는 그에게 잠재되어 있는 참신한 질문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시만이 할 수 있는 질문들과 함께 그가 시의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 운동의 궤적이 예상 밖의 지점을 가로지를 때 그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었다. 그는 언어를 아끼고 덜 말할 줄 아는 것 같다. 다만, 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운동의 근육이 부족하거나 시 안에서 힘을 다해 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안준혁의 「김수영이란 이름의 세 명의 시인」은 미문(美文)의 제약에서 벗어나서 언어의 자유로움을 누리고 있는 것 같아 반가웠다. 시적 언어는 영혼의 아름다움보다 영혼의 정직함에 더 예민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안준혁의 다른 작품들과 나상화의 「요강이 할머니 안에 있다」, 이서연의 「빗소리는 연재 중」 등은 시적 발상을 잘 구현하고 있지만, 그 발상 안에 갇혀서 제작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려웠다. ‘논리’에 갇히지 말고 ‘논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활달함과 자유로움을 찾기를 바란다.
중등부의 경우 인상적인 작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소박하더라도 더 참신하고 발칙한 상상력을 기대했는데, 대체로 평이했고 그 만큼 학습된 상상력처럼 느껴졌다. 그 중에서 김해준의 작품은 돋보였다. 그의 「여름을 듣다」는 시의 살 속으로 들어와서 시적 구체성을 획득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의 조숙한 언어감각이 단지 재능을 드러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문학 속에서 꽃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심사를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작품들을 서로 비교하고 장점이 ‘더’ 많은 것, 단점이 ‘덜’ 눈이 띠는 것을 찾게 되지만, 입상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문학이 가진 의미일 것이고, 그 의미를 살아내면서 키우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초심(初心)’ 이 있다. 그 마음의 자리에 가장 가까이 있는 청소년들이 그 마음을 돌보고 아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