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청소년문학상

사업결과

2018년
수상자
수상자
상명 부문 중/고 성명 부상
금상 고등부 이주현(경기 안양예고 3) 장학금 150만원
중등부 유수원(경기 한수중 3)
소설 고등부 석예원(경기 안양예고 2)
노송희(경기 안양예고 3)
중등부 고은요(경기)
은상 고등부 김예은(부산 부산서여고 3) 장학금 70만원
성승환(광주 서강고 3)
신동준(경기 안양예고 3)
정윤희(전남 목포혜인여고 3)
중등부 송수원(전북 전주서중 2)
소설 고등부 최근영(대구 한림연예예고 1)
장동비(경기 안양예고 3)
최유진(경기 동화고 3)
중등부 박시연(서울 중앙중 3)
동상 고등부 김수연(서울 용화여고 2) 장학금 50만원
김덕은(경기 안양예고 3)
이아현(광주 수피아여고 3)
이예린(경기 고양예고 3)
정명민(경기 안양예고 3)
중등부 유지원(서울 동국대사대부중 2)
소설 고등부 박채윤(부산 영도여고 1)
이정온(경기 안양예고 2)
김용현(광주 광주동성고 3)
이유림(전북 서영여고 3)
장태희(서울 상명대사대부속여고 3)
중등부 허준혁(서울 월촌중 1)

심사위원
- 시 : 김병호(시인, 협성대 문창과 교수), 김소연(시인), 최두석(시인, 한신대 문창과 교수)
- 소설 : 김인숙(소설가), 박덕규(소설가, 단국대 문창과 교수), 박민정(소설가), 임현(소설가)
심사평

대산청소년문학상의 예심 심사를 할 적에, 투고작들의 시적인 문장을 구사하는 유려함과 숙련됨에 탄복하면서도 관찰을 외면하는 경향이 짙다는 아쉬움을 꼽았다. 관찰은 이 세계를 목격하는 단서이고, 감각을 언어화하고 싶은 시의 본능을 이끌어낸다. 그리하여 문예캠프 백일장에서는 어떤 이미지를 제시한 후에 그 이미지를 단서로 자신의 세계를 펼쳐나가기를 희망했다. 시의 기본에서 출발해서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이미지를 이끌어가고 변주하는 힘을 목격하고자 했다. 바닷가 바위 위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평범한 사진을 보여주었고, 이 장면으로 1연을 쓰고 그 다음을 펼쳐보라는 시제를 냈다. 평범한 사진의 이면에 담긴 평범하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지점을 포착해주길 희망해보았다.

심사는 공모작과 백일장 제출작을 서로 비교해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공모작은 우수했으나 백일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컨디션을 보인 작품은 수상 대상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백일장은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한 편 시를 완성해내야 하는 ‘진짜 실력’을 보여주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세 명의 심사자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개인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정말 좋은 작품에는 대개 차이가 무색해지고 이견이 사라진다. 세 명 중 한 명이 동의하지 않는 작품을 우선 토론했고, 토론의 결과에 따라 수상권에서 제외되었다. 수상작들은 심사자 세 명 모두에게 눈에 띄는 실력을 목격하게 한 작품이었다.

중등부 금상 수상자 유수원의 「흰 얼굴을 가진 새」는 밤바다에서 두 사람이 목격하는 새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밤과 바다 앞에서, 두 사람의 깊은 내면과 깊은 교감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이미지로 설득해낸다. 교감을 독자와 교감할 수 있었던 데에는, 절제되어 있는 문장과 파도처럼 밀려오는 리듬감이 큰 역할을 했다. 투고작에서 이미 심사자들이 눈여겨보았던 장점들이 고스란히 발휘되었고 더 깊게 녹아 있었다. 은상 수상자 송수원의 「무향」은 마지막 연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잔향을 남겼다. 제시하는 이미지들이 공통적으로 결연한 견딤을 품고 있었다. 견딘다는 것은 단지 감내한다는 뜻이 아니라 열렬하고도 조용한 희망이라는 걸 입증해내는 이미지들이 곳곳에 수놓아져 있었다. 투고작들에서도 이 정서가 은은하게 읽힌다. 동상 수상자 유지원의 「바다에서 나는 새와 나의 신기루를 보고 있다」는 “본다”는 서술어를 반복함으로써 장면을 유연하게 넘나든다. 이질적인 장면들이 돌연 등장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는 유연함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서 구사한다. 감각적이고도 스펙트럼이 넓은 시어가 유연한 펼침들에 정서적 활기를 보탠다.

고등부 금상 수상자 이주현의 「파도, 파도, 파도」는 역동적이다. 순환하면서도 어딘가로 전진한다. 한 편의 시는 아름다운 문장으로만 건사되는 것이 아니다. 시를 쓰며 나아가는 운동성이 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수상자는 이를 잘 체화한 듯하다. 예심 투고작들은 특히 다양한 장소와 다양한 사물들에 깊이 있는 관찰이 침투되는 힘이 느껴졌고, 문체를 다채롭게 구사하는 능력 또한 돋보였다. 은상 수상자 정윤희의 「세밀화가의 새장」은 상상과 실재가 교차되는 묘미가 있었다. 투고작 「죽은 새로 가득한 천국」에서도 같은 특징을 목격했다. 상상은 실재에 집중하면 할수록 어쩔 수 없이 틈입되는 또 다른 실재라는 것을 수상자는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작품들 전반에서 진실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은상 수상자 성승환의 「당신을 닮은 새」는 독특했다. ‘철봉에 매달린 당신’을 다양한 기법으로 담아내었다. 투고작들이 한 편 한 편 다른 시도들을 하고 있어 흥미로웠는데, 백일장에서는 한 편의 시에 이 역량을 모두 담아냈다. 은상 수상자 김예은의 「저어새가 착지하기까지」는 시 속 인물을 향한 애정을 문장으로 증명하는 힘이 있었다. 섬세하고 촘촘하며 감정에 함몰되지 않는 애정이었다. 특히, 투고작 「연무가 걷힐 때」는 한 인물에 대한 애정이 아니라 인류에 대한 애정으로 읽히는 지점이 남달랐다. 은상 수상자 신동준의 「모든 것은 바다의 얼굴을 했다」는 “바다의 얼굴”에 집중하는 관찰과 묘사가 뛰어났다. 투고작 「토슈즈」에서도 하나의 모티브에 대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집중된 관찰이 깊이를 만들고 사유를 구축해나가는 것임을 이 시를 통해 또 한 번 느껴보았다.

고등부 동상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미래의 기대감을 앞세워 결정했다. 이예린의 「어디로 가는 히치하이커」 외 투고작들은 길들여지지 않으려는 듯한 날카롭고 단호한 정서와 용감한 시도들이 돋보였다. 정명민의 「추위」는 바다를 배경으로 소환되는 감각들을 가까이에서 또한 멀리에서 담아내는 역동성이 돋보였다. 이 역동성에 부합되는 서사를 교직하는 솜씨 또한 좋았다. 김덕은의 「바다에서 온 편지」 외 투고작들은 골고루 완성도를 갖췄다. 가차 없는 시작과 단단하게 짓는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이아현의 「비밀의 밤」 외 투고작들 역시 밀도 있는 시작과 예상을 빗나가는 긴장감 있는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 김수연의 「어차피 나와는 다른 차원에 있는 쟤와 기싸움하며」는 패기가 있었다. 주어진 시제에 대한 반감을 정면응수로 담아냈다. 투덜거림이라고 치부해버릴 수 없는 집중력도 좋았고 마지막 연에는 정면을 노려본 자만이 획득할 수 있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투고작들도 성향이 비슷했다. 이러한 재치는 단지 재치가 아니다. 내공으로 여겨진다.

심사를 해야 해서 수상자를 선별했고 작품마다에 대하여 이렇게 짧은 평을 남기지만, 이결과가 대산청소년문학상 문예캠프를 통해 우리가 경험한 전부는 아니다.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귀한 경험들을 우리는 세세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수상권에 들지 못한 작품들 중에도 잔상이 짙게 남는 것들은 많았다. 함께 했던 시간들과 대화 속에서도. 함께 주고받았던 농밀했던 문학적 경험들이 우리들이 앞으로 써나가야 할 작품들에 잘 녹아들기를 희망한다.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참여자들 모두에게, 문학이 감당해야 할 미래를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며 함께 나아가자는 말을 적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