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 진흙 천국의 시적 주술
시인이자 평론가로 왕성하게 활동해온 최동호 교수의 여덟번째 평론집. 디지털 문명으로의 돌이킬 수 없는 전환이 가져오는 인간의 위기에 맞선 문학의 위상을 옹호하고자 하는 통찰을 담고 있다. 저자는 작금의 시대는 곧 진흙인 천국이고, 그곳에서 시란 주술과 같은 어떤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도취와 황폐로부터 인간을 구하는 것이 바로 시여야 함을 주장하고, 문학의 존재 의의를 다시 짚어보고 있다. 1부에서는 문학과 문학적 상상력에 대한 신뢰에 근거하여 그 가치를 옹호하고 있다. 2부에서는 김명리, 강은교, 문정희, 한분순, 한영옥, 최정례, 이사라 등 여성 시인들의 시세계를 살펴본다. 3부에서는 신경림에서 이산하에 이르기까지 오탁번, 오세영, 송수권, 김명인, 황지우, 이성복 등 우리 시단을 주도하는 시인들의 시세계를 탐색하고 있다.
소설 |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2003년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김연수'의 세번째 소설집. 이번 소설집에는 인간의 진실을 찾아, 기록된 사실 이면에 숨겨진 굴곡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9편의 연작이 수록되었다. 작가는 구체적 사실을 중심에 놓고 다양한 텍스트들을 읽고 상상하고 짐작하면서 역사와 문헌에 씌어진 것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발군의 역량을 보여준다. 진지한 문제의식, 우아한 농담, 밀도높은 문장, 출중한 형식미가 어우러져 있어 소설가 김연수의 개성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한편 비디오아트, 일러스트, 카툰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활발하게 사회에 말걸기를 시도해온 젊은 미술인 '이부록'이 작품 편편마다 독특한 해석의 일러스트를 선보여 책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