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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상허 이태준 문학제 개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04.10.06|조회 : 10542


 

상허 이태준 문학제 개최

민족문학작가회의 대산문화재단 공동 개최

탄생 100주년 기념하여 10월16일(토) 강원도 철원 대마리에서 상허문학제, 문학비 및 흉상 제막, 진혼굿, 한탄강 유등행사 등

 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염무웅)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오는 10월 16일(토) 상허 이태준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상허 선생의 고향인 강원도 철원에서 “탄생100주년『상허 이태준 문학제』”를 개최한다. 상허 이태준 문학제는 상허문학비 및 흉상 제막식 진혼굿 상허 이태준 문학제 유등행사 등 상허 이태준 선생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로 꾸며지며 문인들과 일반인이 함께하는 어울림마당으로 준비하였다.

 2001년부터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공동 개최해온 민족문학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상허 이태준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문혼을 달래기 위해 탄생 100년을 맞는 주요작가를 기념하는 종합문학제를 4월에 개최한데 이어 별도로 상허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기념비 제막식에 맞추어 상허문학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상허문학제는 ‘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이라 불리며 우리 근대문학에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남쪽에서는 월북작가란 이유로, 북쪽에서는 숙청당함으로 인해 모두로부터 배제된 상허 이태준의 문학혼을 달래고 문학적 위상을 복권(復權)시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상허문학제가 열리고 문학비가 세워지는 대마리는 상허 생가터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백마고지 가는 길에 위치해 있다.

  상허 이태준 문학제에는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10월 14일 목요일까지 민족문학작가회의(전화 313-1486)로 신청을 하면 된다. 행사 차량은 10월 16일 오전 8시 30분 광화문 교보빌딩 지상주차장에서 철원으로 출발한다.

  상허 이태준 선생은 1930년대 대표적 소설가이자 근대문학에서 단편소설의 진수를 보여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해방 후의 월북으로 인해 선생의 이름은 물론 작품까지도 문학사 속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어 전후 세대들에게는 아직도 익명의 존재로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8년 월북 작가에 대한 해금조치를 전후로 젊은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선생의 작품을 소개하고 연구하기 시작하였으나, 너무 오랫동안 잊혀진 작가인데다가 선생의 고향인 철원이 수복지구인 관계로 고향 땅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한 상태였다.   

  이번 상허문학제를 끝으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육사, 이태준, 계용묵, 박용철, 박화성, 이양하 등 6명의 문인을 기리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는 그 대미를 장식하게 되었다. 상허문학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허문학비 제막식>

  상허문학비 제막식은 10월 16일 오후 1시에 철원군 대마리 현지에서 문학평론가 고영직 씨의 사회로 진행된다. 상허 이태준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회장 민영)가 주관하는 상허문학비 제막식은 민영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염무웅 이사장과 대산문화재단 신창재 이사장 등의 축사와 그동안의 경과보고, 그리고 (주)학산의 김명성 회장이 후원하고 최옥영 강릉대 교수가 제작한 상허문학비 및 흉상 제막식이 거행된다. 김현성, 손현숙, 이수진 등이 상허선생의 작품「달밤」을 노래로 부르며 상허 선생의 생질인 김명렬 서울대 영문과 교수가 유가족을 대표하여 인사를 할 예정이다.

  상허문학비에는 상허 선생의 출생에서부터 성장과정, 문단활동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제 그의 나이 100세, 하루속히 통일이 이루어져서 이 고독한 ‘경계인’의 문학과 생애가 우리 모두에게 알려지길 바랄 뿐이다”라는 염원이 담긴 비문이 새겨져 있다.   

상허 문학비 제막식 (13:00~14:00)

- 사회 : 고영직(문학평론가)

개 회 사 : 민영(상허 이태준 탄생100주년 기념사업회 회장)

축    사 : 염무웅(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 신창재(대산문화재단 이사장) / 현기영(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내빈소개  

경과보고 : 정우영(시인)

제    막 : 상허 문학비 제막

기념노래 : 김현성 / 손현숙 / 이수진

흉상소개 : 최옥영 (강릉대 교수)

유족인사 : 김명렬(생질, 서울대 영문과 교수)

수고하신 분들 소개 : 민영(상허 이태준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회 회장)

<진혼굿>

  상허문학비 제막식에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상허 선생을 위한 진혼굿이 열린다. 역사의 현장인 백마고지가 보이는 곳에서의 진혼굿은 상허 선생 뿐 아니라 역사속에서 희생된 많은 혼령들을 위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허 이태준 문학제>

  오후 3시부터는 상허문학비가 건립되어 있는 철원 대마리 두루미평화관에서 상허문학제가 열린다. 철원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우리소리’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신경림 시인의 축사와 김준태(시인), 이동순(시인), 조용미(시인), 임혜경(시인)의 상허 이태준 선생에 대한 자작시 낭송이 이어진다. 소설가 최인석 씨와 평론가 김재용 교수는 이태준 선생의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손홍규(소설가)가 상허 이태준 선생의 대표적인 단편소설「달밤」을 낭송하고 마지막으로 소리꾼 정유숙의 축하공연으로 문학제의 막을 내린다.

상허 문학제 (15:00~17:00)

- 사회 : 김종광(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국장)

여는행사 : 길놀이 (철원 ‘우리소리’ 풍물패)

축    사 : 신경림(시인, 동국대 석좌교수)

연보낭독 : 이주섭(철원문학회 회장)

추모시 낭송 : 김준태 / 이동순 / 조용미 / 임혜경

이태준의 문학이야기 : 최인석(소설가) / 김재용(문학평론가)

소설낭독 : 이태준 단편소설「달밤」/ 손홍규(소설가)

축하공연 : 정유숙

<유등행사>    

  상허문학제에 이어 오후 6시부터는 고석정으로 자리를 옮겨 한탄강에 꽃등을 띄운다. 민영 시인이 자작시 ‘유등’을 낭송하며 무용가 이유나 씨가 진혼무로 상허 선생의 넋을 달랜다.  

유등행사 (18:00~19:00)

장    소 : 한탄강 고석정

진 혼 무 : 이유나

시 낭 송 : 민영 -「유등」

유등행사    

■상허 이태준 문학비 비문

  상허 이태준은 1904년 11월 4일 강원도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에서 태어났다. 6살 때 러시아로 망명한 부친을 따라 블라디보스톡으로 갔으나 부친의 별세로 귀국하여 함경북도 이진(배기미)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9살 때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 천애의 고아가 되었고, 고향에 있는 친척집에 맡겨져서 자랐다.

  1921년 서울 휘문고보에 입학하여 21살 때 첫작품「물고기 이야기」를 교지에 발표하고, 그 이듬해 단편소설「오몽녀」를 『조선문단』에 투고하여 입선함으로써 문단에 데뷔했다. 1927년 동경에 있는 상지대학 예과에 입학했으나 곧 중퇴하고 귀국했으며 이후 개벽사 기자, 조선중앙일보 기자 등을 역임하며 단편소설「산월이」「고향」「불우선생」등을 써서 크게 문명을 날렸다.

  1933년 박태원 이효석 등과 ‘구인회’를 조직하여 조선 문단의 한가운데 우뚝섰으며, 이화여전 교수를 역임하고 1939년에『문장』을 발간하여 편집인 겸 발행인이 되기까지 수많은 중 장편과 단편「달밤」「가마귀」「복덕방」등 명작을 발표하여 ‘조선 단편소설의 완성자’란 이름을 듣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1941년 4월에 『문장』이 일제의 강압으로 폐간되자 이태준은 강원도 안협으로 낙향, 나라가 광복되기까지 붓을 꺾고 살았다.

  1945년 8월 일제가 망하고 조국이 해방되자 이태준은 서울로 올라갔으며 이후 조선문학가동맹 부위원장, 현대일보 주간 등을 역임하며 새로운 조국 건설에 참여했다. 이 무렵에 발표한 단편「해방전후」에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여 고뇌하는 한 지식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이태준은 1947년 44살 때 월북하여 방소문화사절단의 일원으로 소련여행을 했으며, 문학예술총동맹 부위원장을 지내고 장편「농토」, 중편「고향길」을 발표하여 글솜씨가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민족상잔의 한국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1955년부터 시작된 북한 내부의 권력투쟁 때 이태준도 가혹한 비판을 받고 숙청되어 함경남도 노동신문사 교정원으로 좌천되었다.

  그 이후 우리는 이태준이 북한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 바 없다. 1969년경에 강원도 장동 탄광에 이태준 부부가 살고 있었다는 증언이 있긴 하나 확인되지 않았으며, 남한에서는 1988년에 월북 문인에 대한 ‘해금’이 발표되어 그의 문학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이태준 문학전집≫도 발간되었다. 그러나 이 조국과 고향을 잃어버리고 떠도는 위대한 문학자의 자취는 지금도 묘연하다. 이제 그의 나이 100세, 하루속히 통일이 이루어져서 이 고독한 ‘경계인’의 문학과 생애가 우리 모두에게 알려지길 바랄 뿐이다.

상허 이태준 탄생100주년 기념사업회

■상허 이태준 선생 연보

1904년(1세)

11월 4일 강원도 철원군 묘장면 산명리에서 덕원감리원 주사와 철원공립보통학교 교사였던 아버지 이창하, 어머니 순흥안씨 사이의 1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나셨습니다. 본관은 장기이씨(長기李氏) 용담파(龍潭派)이며 호는 상허(尙虛)라고 쓰셨습니다.

1909년(6세)

개화당의 일원으로 활동하다 망명하는 아버지를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이주, 그해 8월 아버지가 별세하자 귀국하던 중 함경북도 배기미(梨津)에 정착하여 서당에서 한문을 공부하게 됩니다. 1925년 발표된 선생의 등단작 <오몽녀>는 배기미를 그 무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몽녀는 훗날 1937년 아리랑의 명감독 춘사(春史) 나운규에 의해 영화로 제작됩니다.

1912년(9세)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어린누이동생들을 데리고 고향 철원으로 돌아와 친척집을 전전하며 고아의 힘겨운 생을 시작합니다.

1918년(15세)

독립운동가이자 5촌 당숙인 이봉하씨가 설립한 사립 봉명보통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원산등지를 떠돌며 유랑생활을 시작합니다.

1921년(18세)

휘문고등보통학교(현 휘문고교)에 입학해  정지용, 김영랑, 박종화, 박노갑 등과 친분을 쌓게 됩니다. 당시 스승은 가람 이병기 선생이었습니다.

1924년(21세)

동화 <물고기 이야기> 등 6편의 글을 <휘문> 제2호에 발표하는 등 습작활동을 시작하지만 6월13일 교주의 횡포에 맞선 동맹교휴 사건의 주모자로 몰려 4학년과정에서 퇴학 당하고 일본 유학 길에 오릅니다.

1925년(22세)

일본에서 단편소설 <오몽녀>를 <조선문단>에 투고 입선 <시대일보>에 발표(7월13일)함으로써 문단에 오르게 됩니다.

1927년(24세)

신문,우유배달 등을 하며 나도향 등과 만나 교류하면서 동경 상지대학(上智大學) 예과에 입학하지만 궁핍한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귀국길에 오릅니다.

1930년(27세)

개벽사 기자로 활동하며 <눈물의 입학>, <외로운 아이>, <은희부처> 등 단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창작활동에 몰입하며 이화여전 음악과 출신 이순옥 여사와 백년가약을 맺습니다.

1933년(28세)

중외일보, 조선중앙일보 기자로 근무하며 <고향>, <아무일 없소>, <실락원 이야기>, <불우선생> 등 주옥같은 명작을 집필하며 박태원, 이효석, 정지용 등과 함께 <구인회>를 조직합니다.

1939년(36세)

신문기자를 그만두고 <문장>지를 창간, 편집인겸 발행인으로 활동하면서 신인작가 발굴과 창작활동에 전념해 문장강화, 무서록 등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불후의 명작들을 집필하시게 됩니다.

1943년(40세)

일제의 민족문화말살 정책과 친일 회유 ․ 협박에 시달리다 붓을 꺾고 강원도 철원 고향인근의

안협으로 낙향한 후 이곳에서 해방될 때까지 칩거합니다.

1945년(42세)

꿈에 그리던 조국해방소식을 듣고 급거 상경한 선생은 문화건설중앙협의회, 문학가동맹등 의 단체에 가입하고 문학가동맹 부위원장과 현대일보 주간 등을 맡게됩니다.

1946년(43세)

낙향하여 고향근처에서 칩거하며 겪은 심경을 그린 중편 <해방전후>를 발표하고 제1회 해방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지만 돌연 월북을 단행합니다.

1948년(45세)

월북 후 <소련기행>을 비롯한 몇 편의 단편물을 발표하고 북조선 문학예술총동맹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 8.15 북조선 최고인민회의 표창장을 받게됩니다.

1955년(52세)

소련파의 몰락과 더불어 과거 구인회 활동의 반동성과 사상성의 불철저를 이유로 가혹한 비판을 받고 숙청돼 함남노동신문사에서 일했다는 증언이 있습니다.

그 후 현재까지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인 채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1988년(85세)

월북 후 50여년 동안 남한에서 선생의 작품이 금서로 지정되면서 잊혀진 작가로 지내왔으나 정부의 월북작가 해금조치 단행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돼 각 출판사에서 전집이 잇따라 출간되고 활발한 연구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995년(92세)

한국문학사에 남긴 위대한 업적을 널리 알리고 선생께서 작품으로 보여주었던 남다른 고향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서 생가터인 철원읍 대마리 용담마을에 표지목을 세워 문학지방생들의 발품을 덜게 했습니다.

1998년(95세)

남북이 가로막혀 여전히 선생의 생사를 알 수 없지만 이미 세수 95세로 작고하신 것으로 여기고 고향인 철원에서 활동하는 후배 문인들이 등단작 <오몽녀>를 발표하신 7월13일을 기해 생가터에서 추모제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2004년(100세)

선생이 이 땅에 탄생하신지 꼭 100년이 되는 올해 동향 출신 민영 시인을 비롯한 (사)민족문학작가회의, 대산문화재단, 철원문학회 등 선생의 문혼을 기리는 여러 단체가 합심해 고향마을 대마리에 문학비를 건립하고 오늘 그 뜻깊은 제막식을 갖게 됨을 고합니다.

오늘 제막식이 있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 모두를 극복하고 무사히 제막식을 거행하게돼 기쁘기 한량없으나 한가지 아쉬움은 아직도 선생의 생사와 생몰연대를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남북 문인들이 왕래하며 접한 정보에 의하면 선생께서 1980년 함경도 장동탄광에서 노역을 하시다 돌아가셨으며 묘소가 그 부근에 있다는 조각 소문들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하루속히 통일의 그 날이 도래해 월북작가와 반동작가라는 족쇄가 풀려 민족의 대문호로 복권되기를 여기 모인 모든 이들이 함께 고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