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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 혼란스러운 모자이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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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오랜 세월을 한국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나의 소견을 묻는 질문을 수없이 받았다. 그들은 대체로 간략하고 명료하며, 기왕이면 긍정적인 답변을 기대한다. 그러나 대답하기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그 까닭은 각 나라마다 좋은 면과 좋지 않은 면이 있고, 각각의 관찰자에게는 자신의 주관적인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나의 모국인 독일과는 다른 한국의 거의 모든 것이 나 개인에게는 매력적 경험이었다. 이 때문에 이곳 생활이 흥미로운 반면, 상당히 힘들고 어렵기도 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긴 했지만, 아마 그 때문에 한국은 내게 갖가지 상이한 요소들의 혼란스러운 모자이크로 남아 있다. 이는 사계절의 상이한 특성을 가진 한국의 날씨와도 같다. 짧고 찬란한 봄의 현혹적 풍만, 지치게 만드는 무더운 여름, 덧없음을 아쉬워하는 멋진 가을의 신선함과 명쾌함과 화려한 색채, 그리고 봄을 그립게 하는 강풍의 기나긴 추운 겨울과 비교된다.
그래서 나는 한국인들을 유머감각과 인생의 아름다운 면을 즐기는 능력을 겸비한, 친절하고 활기차고 낙관적인 사람들로 좋아하면서도,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왜 종종 모략하는지, 왜 본질보다 외모를 더 중시하며 좋게 보이려고 눈치 보는지, 왜 자신보다 더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자는 누구든 시기하는지 궁금하다.
나는 한국인들의 영리함과 유능함을 존중하지만, 더욱 더 혼란스러운 점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편견을 고집하고, 단순히 출신과 교육수준에 따라 좋고 나쁨을 분류하며, 상황과 인격을 구분해서 상황의 비판을 인신공격이 아닌 상황의 비판으로 보는 능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등산에 대한 한국인들의 열정을 공감할 수는 없지만, 나는 모든 한국인들과 함께 이 나라의 아름다운 경치와 멋있는 자연을 즐긴다. 그러나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자연을 향유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내버려 둔 많은 쓰레기를 보는 것, 또 이 자연을 관광지 개발로 파괴하는 것을 체험하는 것, 예를 들면 설악산 숲속에 콘크리트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나는 이 나라가 가난한 개발도상국에서 공업대국과 무역대국으로 변천하는 것을 함께 체험했다. 그리고 이 성과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주 많은 전통적 인간적 가치들이 상실되고, 다수에게 물질적 부가 유일한 가치척도가 되었다는 점이 매우 혼란스럽다.
세심하게 계획하는 독일인인 내게는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있지만, 한국인들의 즉석 처리 능력에 감탄한다. 준비 기간이 짧아 아주 혼란스럽게 보였던 행사들이 큰 실수 없이 제대로 진행될 때마다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장기계획을 하면 경비, 스트레스, 힘의 소모도 줄이면서 목표를 달성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재의 활발한 문화생활에 대해 감탄하고 있다. 이 문화가 전 세계에 더 잘 알려지도록 번역가로서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 그러므로 번번이 외국인은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그 주장대로라면, 국제적 문화교류를 위한 모든 노력이 무의미한 것이고, 번역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서든지 간에 새로운 것을 수용하여 곧바로 다시 한국화하는 많은 한국인들의 능력이 나를 매료시킨다. 그러나 나는 이 능력의 부정적 측면, 즉 외국의 문화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고, 또 그것을 실제로 연구하지도 않는 상황 또한 경험한다.
외국어와 외국문화를 배우는 것은 어렵지만 흥미 있는 일이다. 그것은 다른 눈으로 보고, 다른 귀로 듣고, 다른 머리로 생각하고, 다른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참으로 힘들지만, 보람 있는 정신적 모험이다. 우리의 정신을 활발하게 하고, 우리의 지평을 확장하고, 우리에게 풍부한 경험들을 선사하고, 우리 자신의 모국어와 문화, 그리고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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