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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데까지 가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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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본사를 비롯해 전국의 교보생명 사옥에는 시민들로 하여금 마음의 휴식과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하는 문구가 계절마다 게시되고 있다. 1991년 첫선을 보인 광화문 글판의 문안 선정은 인터넷을 통한 일반인 응모와 재단과 교보생명이 운영하는 ‘광화문 글판 선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루어진다. <대산문화>에서는 문안의 의미와 선정 과정을 요약해 수록하고 있다.
가는 데까지 가거라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새로운 길이 보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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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8월까지 한여름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의 지친 마음에 위안과 생기를 전해줄 글판의 문안을 선정하기 위해 지난 5월 4일 최동호 고려대 교수, 정호승 시인, 김광일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소설가 공선옥, 윤상철 교보생명 상임고문, 김대영 재단 상임이사, 서천일 교보생명 브랜드관리팀장 등 선정위원들이 모임을 가졌다. 이번 회의에는 선정위원들이 추천한 26편과 교보생명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된 6편 등 총 32편의 문안이 후보로 올라왔다.
위원들은 이 문안들 중 1차 투표에서 복수의 표를 얻은 11편의 문안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해 4개의 최종 후보작을 선정한 뒤 각각의 문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매력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의 시간을 가졌다.
“가는 데까지 가거라 / 가다 막히면 앉아서 쉬거라 / 새로운 길이 보이리” (김규동 「해는 저물고」 변용)
“내 마음의 초록 숲 굽이치는 곳 / 거기에 아슬히 바다는 있어라 / 뜀뛰는 가슴 너는 있어라” (이시영 「빛」 변용)
“나무야 걸어나와라 / 푸른 심장을 보여다오 / 땅속 깊은 곳에서 수액을 끌어올려 / 그 노래를 들려다오” (문정희 「시가 나무에게」)
“풀들이 바람 속에서 넘어지지 않는 것은 / 서로가 서로의 손을 굳게 잡아주기 때문이다” (윤수천 「바람 부는 날의 풀」)
이중 특히 메시지가 쉽고 분명하면서도 일상에 쫓기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줄 첫 번째와 두 번째 문안이 최종 논의대상에 올랐다. 한여름 힘들고 지친 생활인들에게 휴식과 휴식을 통한 새로운 충전의 의미를 전해주는 김규동 시인의 시구와 여름 땀방울조차 상쾌하게 느끼게 할 정도로 역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이시영 시인의 시구는 서로 대조적인 울림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결같이 여름이라는 계절에 걸맞은 건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선정위원들은 이 두 문안을 놓고 오랜 토론을 해야 했다. 결국 바삐 움직이는 현대인들에게는 휴식의 정서가 더 절실하다는 점, 젊음의 활력을 표현하는 글판은 그간 많이 게시됐었다는 점 등이 고려돼 김규동 시인의 작품이 글판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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