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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노장은 살아 있다
제19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선정

한 해 한국문단의 성과를 정리하는 대산문학상의 2011년 수상작이 결정되었다. 올해 수상작으로는 시 부문 신달자 作『종이』, 소설 부문 임철우 作『이별하는 골짜기』, 희곡 부문 최치언 作「미친극」, 평론 부문 염무웅 作『문학과 시대현실』, 번역 부문 하이디 강, 안소현 독일어 공역 『Schwertgesang 칼의 노래』(김훈 作)가 선정되었다. 수상작에 소설부문 5천만 원, 시 희곡 평론 번역부문 각 3천만 원씩 5개 부문에 총 1억7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소나무 청동 조각 상패가 시상되며, 시와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작은 2012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당 어권의 출판사를 통해 출판, 소개된다.

각 부분 심사위원들은 수상작 선정 사유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시 부문 『종이』는 시인의 연륜이 더해 갈수록 더욱, 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고, 차라리 비약적으로, 라고 말하는 게 나을 정도의 속도로, 깊어지는 인식과 농밀해지는 감각이, 그 놀라운 진화의 에너지가 독자를 무척 감동시킨다는 점 ▲소설 부문 『이별하는 골짜기』는 요즘 젊은 작가들의 소설에서 보기 어려운 진정성과 독자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특유의 서정적 서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희곡 부문 「미친극」은 내용과 형식이 상호보완적으로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으로 메타연극의 특성을 잘 보여 주었으며 연극의 유희성을 과시하는 극작술이 돋보이는 수작이라는 점 ▲평론 부문 『문학과 시대현실』은 문학의 ‘현장성’이 현재 문학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층위의 문제의식을 포괄적으로 아우르고 있다는 점 ▲최근 4년간 독일어 번역을 대상으로 한 번역 부문은 『Schwertgesang 칼의 노래』(김훈 作)는 번역의 가독성, 원작의 문화적 가치 및 대표성, 도착어 현지의 반응 및 기대되는 효과 등을 감안한 종합적 평가를 통해 원작이 비교적 잘 전달된 훌륭한 번역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 지난 11월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선 수상자들. 왼쪽부터 임철우, 안소현, 염무웅, 하이디 강, 신달자, 최치언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학상을 지향하는 대산문학상은 그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고심해 왔다. 특히 문학적 완성도를 중시하는 작품상으로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쉬움이 남더라도 수상작을 내지 않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따라서 지난해에 이어 전 부문에서 심사위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수상작들을 선정하게 되어 계속해서 우리 문학의 뜻 깊은 결실을 맺게 되었다. 『종이』는 한국문학의 여성 시를 대표하는 시인 신달자가 ‘종이’를 주제로 한 전작 시집이며, 『이별하는 골짜기』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온몸으로 겪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상처와 슬픔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대표적인 소설가 임철우가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또한 「미친극」는 시와 소설로 등단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젊은 극작가 최치언이 창작팩토리 극본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희곡이며, 『문학과 시대현실』은 민족문학론을 위시한 우리 문단의 주요한 문학담론을 기획하고 실천해온 문학평론가 염무웅의 세 번째 평론집이다. 끝으로 『Schwertgesang 칼의 노래』는 한국문학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한국문학을 번역하여 독어권에 소개해온 번역가 하이디 강과 안소현이 김훈 소설을 공동 번역한 작품이다.

대산문학상은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라는 대산문화재단의 설립취지에 따라 시․소설․희곡․평론․번역 등 5개 부문을 선정, 매년 시상하는 종합문학상으로 최근 1년 여 동안 단행본으로 발표된 문학작품 가운데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고 한국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작품상이다. 올해 심사대상작은 2010년 8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단행본으로 출간되거나 공연된 모든 문학작품이다.

예심은 고운기 유성호 최정례(이상 시), 권성우 박성원 심진경 한 강(이상 소설) 등 소장 및 중견문인, 평론가 7명이 6월 중순부터 약 세 달 동안 진행하였다. 본심은 김승희 김인환 김종해 신경림 정과리(이상 시), 강석경 박범신 최인석 홍기삼 홍정선(이상 소설), 김윤철 박근형 송현옥 이강백 이만희(이상 희곡), 김치수 김현자 서경석 성민엽 최원식(이상 평론), 김선희 안삼환 이기식 최민숙 카이 쾰러(이상 번역) 등 중진 및 원로문인 평론가 번역가 25명이 8월 말부터 두 달 남짓 동안 장르별로 심사를 진행하여 수상작을 결정했다.

시상식은 11월 25일(금) 오후 6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