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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산창작기금 부문별 수혜자 수상소감 - 소설 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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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
몇 달 전 나는 집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서울 근교에 방을 얻었다. 방은 한쪽 면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는데, 맞은편엔 다른 오피스텔이 있다. 그런데 창가에 비스듬히 서면, 조경이 잘 된 공원과 그 한 가운데 자리 잡은 호수가 보인다. 꼭 비스듬히 서야 하기 때문에, 전망이 좋다고 하기도, 나쁘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구석이 있다.
그 소박한 1/3짜리 공원 풍경이 내가 처음 얻은 그럴싸한 전망이었다. 나는 만족했다. 처음이니까. 얼마간은 혼자 끼니를 챙기거나 마트에서 장을 봐 냉장고를 채워 넣는 일이 구차하게 느껴졌으나, 이내 적응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진 후로, 나는 전보다 자주 반성을 했다. 인생을 차근차근 돌이켜보거나, 숫자로 환산해보았다. 등단한 지 햇수로 7년이 되었다. 첫 책이 나오기까지 오 년이 걸렸다. 두 번째 책이 나오는 데에도 이 년이나 걸렸다. 그사이 나이가 서른을 넘었다. 나는 보통 숫자 앞에서 곧잘 주눅이 드는 편인데, 내 인생의 숫자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척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었다. 부지런히, 조금 더 빠르게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전 낭보를 들었다. 나는 그 소식이, 나의 독립과 앞으로의 바지런함을 종용하고 응원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바람이 슬며시 등을 밀어주듯, 땅이 아기 볼처럼 부드럽게 부풀어 올라 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듯, 은근하고 힘차게. 기쁘다. 대산문화재단과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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