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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산창작기금 부문별 수혜자 수상소감 - 소설 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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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부문
최근 가까운 이로부터 '사소한 놈'이라는 평가를 얻어냈다. 사소한 일에 꾸준히 목숨을 걸고, 항상 지나칠 정도로 사소하게 굴어왔던 끝에 얻은 쾌거였다. 약간의 경멸과 조롱의 의미가 담겨져 있긴 했지만, 사소한 놈이라는 말 자체는 무척 맘에 들었다. 여태껏 나 자신을 나타내는 데 있어 이보다 적합한 수식어는 만나보지 못했다.
나는 사소한 일에 매진하고 있을 때 가장 나답고, 또 멋있다. 사소한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소한 일에 분개하고 그로 인해 얻은 사소한 결론들을 사소하게 짚고 넘어가는 일은 그래서 끝이 날 줄을 모른다.
나에게 소설은 사소함의 결정체에 가깝다. 없어도 지장이 없고, 있어도 있는지 모르는 것들을 굳이 만들어 내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나의 사소함부터 이해해야 한다.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는 것은 그것이 사소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대산창작기금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현실감이 없다. 생각보다 덤덤해서 기분이 이상하다. 원래 나의 성격대로라면 붕붕 날아다니면서 허공을 유영했을 법한데 너무 오랫동안 사양길을 걸었던 까닭인지 정작 두렵고, 겁부터 난다. 그저 어렵게 얻은 성과를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싶지 않을 뿐이다.
사소하게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보다 더 기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힘이 된다. 허우적거리는 나를 건져준 대산문화재단과 나의 조악한 소설들에 표를 던져준 심사위원 선생님들의 호의에 고마움을 느낀다. 어깨가무거워진 느낌이지만 끝까지 나를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나는 계속해서 사소한 소설에 목숨을 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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