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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산창작기금 부문별 수혜자 수상소감 - 희곡 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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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부문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의 베이스 기타였던 시드 비셔스(Sid Vicious)의‘My Way’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마이 웨이’는 제가 제 자신에게 주는 축가이기도 합니다.
저는 대산창작기금 수혜라는 그 한 줄의 이력이 정말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작가로 발돋움하는 출발점이라고 스스로에게 늘 말해왔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이유가 생겨 너무나 좋습니다. 소식을 들은 그날 저는 서울역 근처 국립극단에서 출발해, 혼자서 혜화동까지 걸었습니다. 중간에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잔도 했습니다. 나 자신과 단 둘이 앉아 비 오는 경복궁 쪽을 보며 뜨거운 커피를 마셨습니다. 창밖으로 비가 엄청 많이 내리고 있었습
니다. 37살의 저는 어떤 작가로 살아가야 하는지, 갑자기 쏟아 붓는 비처럼 두렵고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비를 맞으며 조계사라는 절에 갔습니다. 그곳은 작품을 쓰기 전 늘 선배들과 함께 찾는 곳입니다. 작품 잘 쓰게 해달라고, 마음을 가다듬는 곳이죠. 뭔가 새로운 작품을 쓰기 전 항상 이곳에 와서 향을 피워놓았습니다.
그 향처럼,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이 지면을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이 안 써질 때마다 저의 투정을 모두 받아주고 격려해준 동료작가인 이시원, 나보다 더 기뻐해준 후배 경란이와 여진이, 그리고 희곡을 10년간 써오면서 항상 옆에 든든하게 있어주는 욱현 선배와 근호 형, 석호 형, 연옥 선배, 난영 누나 그리고 글을 쓰는 저를 변함없이 사랑해주시는 부모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장성희 선생님과 홍원기 선생님께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Sid Vicious)처럼 거칠게‘마이 웨이’를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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