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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장엄하고 사(詞)는 아름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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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대표작가의 사 모음집『송사삼백수』
송사삼백수(宋詞三百首)』는 주조모(朱祖謀, 1857~1931, 일명 朱孝臧)가 송나라(북송 960~1127, 남송 1127~1279) 때의 대표적인 작가의 사(詞)를 골라 모은 사화집(詞華集)이다. ‘송사삼백수’라고 한것은수록한작품이300수이기때문이지만,『 시경(詩經)』을‘시삼백(詩三百)’이라고부르는데서연유한 것이기도 하다. 주조모는 청나라 말기에 예부시랑까지 지낸 인물로, 청나라가 망한 후에는 은퇴하여 사를짓고 역대의 사집(詞集)을 정리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사는 당나라 때 민간 가요에서 출발하여, 오대(五代)를 거쳐 송나라에서 크게 성행했던 운문의 한 장르다. 사의 발전 초기에는 사를 곡자사(曲子詞)라고 했는데, ‘곡자’는 곡조라는 뜻이고‘사’는 노랫말이라는 뜻으로, 곡조에 맞추어 부르는 가사, 곧 가요라는 뜻이다. 당나라 때에 여러 이민족의 음악이 전래되어, 중국의 민간 음악과 융합하여 연악(燕樂)이라는 새로운 음악이 유행했는데, 사는 곧 연악의 곡조에 맞추어 불렀던 가사였다. 민간에서 사가 유행하자, 사대부 문인들도 활발하게 사를 짓게 되었고, 송나라 때에 이르러 백화가 만발하듯이 많은 사 작가와 작품들이 왕성하게 나왔다.
사는 노래로 부르는 가사(歌詞)이므로, 사를 지을 때 작가는 기존의 곡조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혹은 자신이 직접 곡조를 창작한 후에 그 곡조에 맞추어 가사를 지어 넣는다. 때문에 사를 짓는 것을‘전사(塡詞)’라고 하는데, 곡조에 맞도록 말을 채워 넣는다는 뜻이다. 곡조와 잘 어울리는 사를 짓기 위해서는 음악에 정통해야 하지만, 모든 문인들이 음악에 정통할 수는 없었으니, 음악을 잘 모르는 문인들은 다만 기존의사의 형식에 의거해서 사를 지었고, 이로 말미암아 사는 점차로 음악과 분리되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후대로 내려오면서 사를 노래하는 사람이 드물고 악보도 실전되어, 사는 가사로써의 효용성을 잃고 다만 운문의 한 형식으로 남게 되었다.
사는 곡조의 리듬이나 장단에 따라 구수(句數), 자수(字數), 압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정형시인 한시와는 달리 사의 형식은 매우 많아 약 820종의 사조(詞調)가 있고, 송사의 작품 수는 약 2만 수에 달한다. 아래에서 송사 한 수를 감상해 보기로 하자.
작자 구양수(1007~1072)는 북송 때 정치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문장, 시, 사를 모두 잘했다. 전단(前段)은 여로의 봄 경치와 이별의 수심을 노래했다. 봄이 한창이어서 객사의 매화는 거의 지고, 다리 가 버들가지는 잎이 돋아나 부드럽고 풀은 향기롭다. 나그네는 화창한 봄기운과 아름다운 경치 속에 말고삐를 흔들거리며 간다. 이별의 슬픔이 봄 강물처럼 많다고 했으니, 호시절 좋은 경치를 그리운 사람과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그네의 생각은 자연히 규방에 홀로 있을 여인으로 이어져, 후단에서 나그네는 규중의 여인도 이별의 슬픔을 품고 높은 누각에 올라 임을 찾을 터이지만, 아득한 봄 산 너머 먼 길을 가는 임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드러운 필치로 깊은 감정을 유려하게 노래했다.
사의 특성은 순수 서정문학이라고 하겠다. 서정에서도 남녀의 연정과 이별을 노래한 것이 많아서, 사의 언어와 표현은 시보다 부드럽고 섬세하고 아름답다. 때문에 사람들은“시는 장엄하고 사는 아름답다”“사는 미녀와같다”라고 사가 지닌 심미적 특성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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