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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당신, 피곤해도 잊지 말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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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서울의 한복판 광화문 네거리 교보생명 본사를 비롯해 전국의 교보생명 사옥에는 시민들로 하여금 마음의 휴식과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하는 문구가 계절마다 게시되고 있다. 1991년 첫선을 보인 광화문글판의 문안 선정은 인터넷을 통한 일반인 응모와 재단과 교보생명이 운영하는 ‘광화문글판 선정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이루어진다. <대산문화>에서는 문안의 의미와 선정 과정을 요약해 수록하고 있다.
착한 당신, 피곤해도 잊지 말아요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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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8일 재단 회의실에서 최동호 고려대 교수, 정호승 시인, 김광일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소설가 공선옥, 김대영 재단 상임이사, 서천일 교보생명 브랜드관리팀장 등 6명의 선정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가을편 광화문글판을 선정하기 위한 모임이 열렸다. 여느 때처럼 선정위원들이 추천한 20편과 교보생명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된 6편 등 총 26편의 문안이 후보로 올라왔고 위원들은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제공할 글판을 선정하기 위해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후보 문안들 중 1차 투표에서 다수의 표를 얻은 5편의 문안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해 3편의 최종 후보작이 선정되었다.
“착한 당신, 피곤해도 잊지 말아요 / 아득하게 /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마종기 「바람의 말」)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김현승 「가을의 기도」)
“가랑잎 한 잎 / 마루 끝에 굴러들어도 / 님 오신다 하소서” (김지하 「님」)
선정위원들은 사색의 계절이라는 가을의 이미지에 가장 잘 들어맞는 두 번째 문안과 가을날의 알 수 없는 그리움의 정서를 인상적으로 표현한 세 번째 문안도 매력적이지만 여름 내내 지쳐 있던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주는 첫 번째 문안이 가을편 글판으로 적합하다는 데 비교적 쉽게 합의할 수 있었다. “착한 당신”이라는 서두가 전해주는 어렵지만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위무의 느낌, “바람의 말”이라는 시어가 갖고 있는 가을의 이미지와 다의적인 해석의 가능성 등이 선정위원들의 마음을 끌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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