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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대중성 혹은 영화의 대중성- 영화 <주홍글씨>와 김영하의 단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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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약속된 원고는 김영하의『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이를 영화화한 전수일 감독의 동명영화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원고청탁을 받은 지 이틀 후에 개봉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대안으로 김영하의 단편 ｢거울에 대한 명상｣과 ｢사진관 살인사건｣을 영화화한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를 선택하면서 소설의 대중성과 영화의 대중성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와 간격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김영하는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상당한 대중성을 확보한 작가이다. 그러나 김영하의 작품을 영화로 옮겨 놓는다고 해서 김영하의 대중성이 그대로 영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같은 경우, 자살안내자라는 다소 기묘하고 낯선 직업을 가진 인물이 펼쳐내는 몽환적이고 허무주의적인 분위기를 시각적 구체성으로 담아내기란 쉽지 않았을 듯하다. <주홍글씨>의 경우도 특히 ｢거울에 대한 명상｣의 사변적이고 관념적인 담론을 영화 속에서 구체화하기 힘들었을 것이며, 또한 ｢사진관 살인사건｣과 ｢거울에 관한 명상｣을 하나의 줄거리 속에서 묶어내는 일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일단 영화는 주인공 이기훈(한석규 분)을 경찰로 설정하면서 두 이야기를 줄거리상으로 이어 놓는다. 그러나 일상적 사건을 건조하게 따라가고 있는 ｢사진관 살인사건｣과 나르시시즘에 대한 작가의 관념적이고도 사변적인 서술이 주를 이루고 있는 ｢거울에 대한 명상｣은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기에는 너무 다른 색깔을 지녔다. 비록 이들 작품이 절대적 진실에 대한 허무주의적 태도를 공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기훈이라는 인물을 사이에 두고 중개되는 사건의 전개가 표면적으로 아귀를 맞추고 있긴 하지만 두 작품은 그리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못한다. 두 작품을 연결하는 논리적 접점이 쉽게 찾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절대적 진실에 대한 회의라든가, 나르시시즘에 대한 관념적 분석 등은 영화적으로 구체화되기 쉽지 않은 주제이며, 더군다나 대중적 공감을 확보하기에는 더욱 힘든 주제이다. (중략)
* 본 원고의 전문은 <대산문화> 2005년 여름호 지면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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