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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미술의 만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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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새의 집 / 한지에 목탄채색 / 74x104 cm / 2006 © 운영자 | |
편집자 주) 이번 그림은 젊은 소설가와 화가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높새의 집>(『그림, 문학을 그리다』, 종이나라 刊)이다. 학부에선 서양화를, 대학원에서는 동양화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임만혁 화가는 전통적인 동양화의 매제위에 날카로운 목탄선묘가 가미된 화면을 구성함으로써 작품에 나타나는 인물의 섬세하고 내밀한 심리를 표정에 심어 넣고 있다.
쉽게 끝나지 않은 것 같은, 농담
육백년을 산다는 것은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제쯤이면 지하철에서 내가 그녀에게 아는 척을 한 것이 잘한 일인지, 잘못한 일인지 그 나무는 이해할 수 있을까? 그녀나 나나 이제는 삶의 행로가 거대한 농담은 하나도 재미가 없으며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우리는 그런것도 농담이냐고 쏘아붙이기도 하고 이게 웃긴 얘기가 아니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삶을 이해하기에 서른네살이라는 아니는 아직도 부족하다. 나는 우산을 뒤로 젖히고 고개를 들어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면서 백송을 올려다봤다. 하나의 가지는 북한산이 있는 북쪽을 향해, 또 하나의 가지는 한강이 있는 남쪽을 향해 서로 갈라져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창비,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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