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영국 저명작가의 소설로 다시 태어난『한중록』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04.08.19|조회 : 9692




 
 
 
영국 저명작가의 소설로 다시 태어난 『한중록』
                       
마거릿 드래블, 혜경궁 홍씨를 소재 신작 『레드 퀸』출간
  
조선왕조의 역사와 21세기 역동적 한국의 모습 탁월하게 형상화 
 
  - 영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마거릿 드래블(Margaret Drabble)이 한국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을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에 따르면 마거릿 드래블은 최근 사도세자의 부인 혜경궁 홍씨를 소재로 한 소설 『레드 퀸(The Red Queen)』을 영국 펭귄 출판그룹 계열의 바이킹(Viking)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 마거릿 드래블은 지난 2000년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했을 때 받은  영문판 『한중록(Memoirs of a Korean Queen, 영, Kegan Paul 출판사刊)』을 읽고 매료되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레드 퀸』을 읽고 <대산문화> 가을호(9월 2일 발간 예정)에 서평을 쓴 서울대 영문과 김성곤 교수는 “이번 마거릿 드래블의 『레드 퀸』 출판은 하나의 문학행사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 라고 말하고 “『레드 퀸』 덕분에 사도세자의 비극과 한국의 근세사는 이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파급효과는 수많은 금전과 시간을 들여 인위적으로 한국문화를 홍보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클 것” 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해외 저명 작가가 한국을 소재로 소설을 쓴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오래 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펄 벅 여사가 『살아있는 갈대(The Living Reed)』라는 소설에서 한국을 배경으로 사용한 이후 조선왕조를 비롯한 현재의 한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레드 퀸』이 출간됨으로써 한국 문학과 문화를 서구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작가는 『레드 퀸』의 전반부에서는 영정조대의 조선왕조의 역사를,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21세기 한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소설에는 신라와 고려, 또는 조선왕조와 대한민국 뿐 아니라, 김대중, 김정일, 청와대, 조선호텔, 세종문화회관, 창경궁, 경기도 수원 화성, 현대와 대우, 이화여대, 소주, 비빔밥, 경주 엑스포, 월드컵과 히딩크, 불교와 유교 등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의 문화와 사회가 다양하고 역동적으로 제시되고 있어 국내외 독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특히 작가는 조선왕조와 현대 한국사회의 모습을 세련된 내러티브 기법과 고도의 문학적 장치를 이용하여 탁월하게 담아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1939년 영국 셰필드 출생으로 케임브리지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마거릿 드래블은 부커상을 수상한 언니 A.S. 바이어트(Byatt)와 더불어 오늘날 영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 소설가로 인정받고 있다.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조지 엘리엇의 전통을 이어받으며 가장 영국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마거릿 드래블은 『세븐 시스터즈(The Seven Sisters)』『여름 새장(A Summer Birdcage)』『상아의 문(The Gate of Ivory)』 등 10여권의 작품을 통해 여성 문제, 특권의식, 사회문제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특히 문학을 통한 영국의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이어서 전 세계의 영국문화원을 통해 많은 강연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아동정신병 기금이나 캄보디아 구호기금을 위한 사회활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김성곤 교수의 서평에 따른 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레드 퀸』의 제1부는 이제는 유령이 되어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혜경궁 홍씨가 화자로서 자신의 어린 시절과 궁중시절, 처절했던 당파싸움, 그리고 뒤주 속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부군 사도세자와, 아들을 죽인 영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18세기 한국의 비극은 현대의 서구사회, 더 나아가 프로이트와 융의 이론, 또 그리스 비극과도 긴밀하게 병치된다.
 
- 제2부에서는 혜경궁 홍씨의 유령이 사건의 전개를 지켜보는 가운데, 옥스퍼드 출신 바바라 할리웰(Barbara Halliwell) 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러 가기 전, 바바라는 아마존 닷컴을 통해 익명의 인물이 보내준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을 받는다. 비행기에서 그 신비의 책을 읽게 된 바바라는 18세기 한국에서 일어난 한 비극적 사건에 강하게 이끌리게 되고, 그 사건을 통해 현대를 살며 고통받는 자신의 현 상황을 비추어보게 된다.
『한중록』을 읽으며, 바바라는 자신의 남편 피터가 사도세자처럼 자살시도를 했고 피부병을 갖고 있으며 편집증적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과, 피터의 아버지가 마치 영조처럼 아들을 억압해 결국은 실패자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회상한다. 그리고 자신 역시 병에 걸린 아들 베네딕트의 비극적 죽음을 목격한 여자라는 점에서 혜경궁 홍씨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서울에 도착한 바바라는 암스텔담에서 온 한국계 학자인 오회창의 안내로 사도세자의 무덤이 있는 화성을 비롯, 혜경궁 홍씨의 회고록에 나오는 여러 장소들을 탐색한다. 그리고 그러한 탐색여행을 통해 그녀는 21세기에 자신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머나먼 18세기 이국의 역사 속에서 찾는다. 그러는 동안 한국과 영국, 동양과 서양은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눈다. 서울에 체류하는 동안 짧은 일탈과 사랑과 깨달음을 경험한 바바라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
 
- 소설의 마지막에는 마거릿 드래블이라는 작가가 등장하는데, 이는 이 소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내러티브 기법이 마치 조제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Heart of Darkness)』에서처럼 대단히 복합적이고 세련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고도의 문학적 장치로 작용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