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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1.08.05|조회 : 2274

< 시 부문(총 10명) >

 

 ■ 고등부

   금상 : 이수아(경기 안양예고 1)

   은상 : 강난영(제주 삼성여고 3), 조서현(경기 고양예고 2)

   동상 : 김정운(경기 고양예고 2), 손혜원(세종 한솔고 3), 우채민(경북 포항동성고 3), 정혜빈(경기 고양예고 3)

 ■ 중등부

   금상 : 배준하(서울 신사중 3)

   은상 : 연서현(서울 정원여중 3)

   동상 : 김서현(서울 당곡중 3)

 

 

< 소설 부문(총 12명) >

 

 ■ 고등부

   금상 : 김가연(전남 강진고 3)

   은상 : 이윤서(경기 고양예고 3), 정윤희(서울 예일디자인고 2), 지예진(대구 성화여고 3)

   동상 : 김민규(경기 수성고 2), 박지윤(서울 영훈고 1), 임하늘(경기 저동고 3), 정지윤(경기 고양예고 2)

 ■ 중등부

   금상 : 박제준(충북 충주미덕중 2)

   은상 : 김민경(서울 내곡중 3)

   동상 : 윤지원(경기 운양중 2), 최승은(인천 간석여중 3)

 

■ 심사위원

 - 시 부문 : 심재휘(시인, 대진대 문창과 교수), 이영주(시인), 황인찬(시인)

 - 소설 부문 : 박금산(소설가, 서울과학기술대 문창과 교수), 윤해서(소설가), 이승우(소설가, 조선대 문창과 교수), 표명희(소설가)

■  시 부문 심사평

 

대산청소년 문학상이 29회를 맞았다. 전통과 권위도 그렇거니와 응모작들의 수준을 보면 청소년들이 도전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문학행사라 할 만하다. 올해에도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심사하면서 심사위원들은 기쁘고도 힘든 시간을 가졌다. 언어를 다루는 솜씨뿐만 아니라 그 언어 속에 녹아들어간 마음의 순도를 가늠하는 일은 심사위원들이 감당해야 할 일이었다. 더구나 엇비슷한 수준의 작품들을 놓고는 오래 토론을 거치기도 했다.

 

우선, 중등부와 고등부로 나누어 심사를 진행했다. 본심에 오를 대상작들을 예심에서 가렸다. 중등부의 경우, 모두 여덟 명의 응모작들이 선정되었고, 고등부에서는 스물네 명의 작품이 본선에 올랐다. 본심에 오른 학생들은 백일장을 통해 창작 능력을 한 번 더 증빙해야 했다. 각자의 응모작 다섯 편과 백일장 작품 한 편을 모두 고려해서 최종 순위를 정했다.

 

시 쓰기의 취향에 따라 주제와 형식이 다르기는 했지만 심사위원들은 취향에 관계없이 작품의 완성도를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 심사란 작품 속의 흠결을 찾아내는 일이기도 하다. 곡진한 마음을 잘 드러내기 위해 표현은 덜 진부해야 하고, 덜 산만해야 하며, 덜 헐거워야 할 뿐만 아니라 덜 가식적이어야 한다. 새로운 언어와 그 언어의 형식을 찾되 그것이 마음에 가장 잘 달라붙는 것들이어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중등부 백일장 시제는 ‘ㅂ의 세계’였다. 만만하지 않은 시제였으나 다들 한정된 시간 내에 최선의 작품을 써냈다. 그중에서 배준하의 「비읍의 사랑방식」은 남다른 상상력과 안정된 구성, 자연스러운 문장이 돋보였다. 다른 경쟁작들이 대체로 비읍으로 시작하는 용어들을 활용했다면 「비읍의 사랑방식」은 비읍의 형상을 인간의 마음에 빗댄 것이 신선했다. 특히, 비읍의 세계에서는 차오르는 것을 사랑하고 만다는 결구는 시상의 전개를 장악하는 힘이 있었다. 또한 배준하의 수상작 「겁쟁이와 제사상의 숭늉」은 매우 독특한 경험의 통찰을 구체적인 묘사로 잘 구현했다. 어린 화자가 성인의 세계로 진입하는 이니시에이션 모티프를 시적으로 잘 보여주었다. 금상을 받은 이유이다.

 

이번 고등부 백일장의 시제는 ‘웹소설’, ‘속속들이’, ‘심하지 않은’이었고 참가자들은 이 세 가지 표현을 변형 없이 활용하여 시를 써야 했다. 각각의 표현을 어색하지 않게 문장 속에 녹여내는 것은 쉽지 않았고 서로 무관한 세 가지 요소를 단일한 주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가야 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았다. 작년보다 조금 더 어려웠지만 다들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작품들을 지었다.

 

금상을 받은 이수아의 「히치하이킹」은 탁월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산문시였음에도 문장이 들뜨지 않았고 맥락도 거칠거나 느슨해지지 않아서 긴장감을 잃지 않았다. 대체로 한정된 시간에 써야 하는 백일장 작품이 오랜 시간 다듬은 응모작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기 십상이지만 「히치하이킹」은 예외적이었다. 비 오는 날, 용달 트럭을 히치하이킹해서 타고 가는 너와 나의 상황을 범상치 않은 상상력 위에서 경쾌하게 전개했다. 느낌이나 사유의 정체가 조금 더 노련하게 배치가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자유롭고도 부드러운 상황의 전환이 특별했다. 이와 같은 시상 전개의 역동성은 이 시의 큰 매력이다. 이 매력은 응모작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당선작 「투명」에서는 짧고 명쾌한 문장들이 빠르게 이어지면서 강렬하고 선명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사소한 연결고리를 활용하여 국면을 전환하는 능력도 남달랐다. 문장을 힘 있게 다루면서도 특정 상황을 연출하여 시적 화자의 쓸쓸한 내면을 드러내는 역량이 뛰어났다. 축하한다.

 

이 지면에서 그 이외의 수상작들을 언급하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다. 다행스럽게도, 합평을 통해 스스로의 작품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으므로 상을 탄 학생이나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그 시간의 대화를 항상 유념하면 좋겠다. 다만, 몇 가지의 당부를 덧붙여본다. 중등부의 경우, 자칫하면 동시의 상상력이 묻어나온다거나 성인 시를 어색하게 따라하는 경우를 경계하기를 바란다. 이들은 어쩌면 시 쓰기의 출발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성실하고도 깊게 관찰할 때 좋은 표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문제는 고등부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습작 훈련을 해온 듯하다. 기성 시들의 표현 기법들을 습득해서 능란하게 언어를 다루는 이들이 많았다. 놀랍기도 하지만 걱정이 되기도 한다. 고등부의 학생들은 대체로 주제 전략보다는 표현 전략에 치중하는 편이다. 특정한 이야기를 만들거나 상황을 연출하는 산문시의 경향이 우세했다. 이질적인 어휘, 뒤틀린 문장, 비약적인 문맥 등을 잘 구사하였다. 그래도 시는 어쨌거나 마음에 가장 가까운 언어를 찾는 언어예술이다. 자칫하면 기술만 남고 마음이 빠진 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잊지 않기를 권한다. 시를 쓰기로 작정했다면 오래 좋은 시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문학상의 작품들을 읽으며 즐겁기도 했지만 또한 많이 놀랐다고 고백한다. 수상자들에게는 축하를 보낸다. 사소한 차이로 수상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격려와 더 나은 미래를 선물하고 싶다. 전염병이 만연한 상황에서 애쓴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심사위원 : 심재휘, 이영주, 황인찬

■ 소설 부문 심사평

 

 2021년 대산청소년문학상 소설 부문 응모작은 모두 491편(중등부96 고등부395)이었습니다. 펜데믹 상황에서도 문학에 대한 꿈을 키워나가며, 지금, 여기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심사위원들에게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응모해준 학생들 중 중등부 8명, 고등부 24명을 예심 통과자로 선정했고, 이 32명의 학생이 백일장에 참여했습니다. 백일장의 시제는 “그 사람이 돌아왔다. 아무 말도 없이.”를 첫 문장으로, 하루 동안의 일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 사람이 돌아왔다’는 문장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했고, 하루라는 시간의 제한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했습니다. 제출작 중에 같은 귀환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는 세계를 구하러 와서, 세계를 부수는 거인이기도, 친구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상처받은 아이이기도, 헛소문이 만든 악인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원망스럽지만 그리운 아버지이기도, 달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기도, 평생 트럭 운전을 해온 할머니이기도, 신을 찾아 나서는 청소부이기도, 남태평양의 바닷새를 그리러 떠났던 친구이기도, 명품 구매 대행을 부탁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각기 다른 귀환을 통해, 유머와 재치를, 비의와 절망을, 존재에 대한 질문과, 세계에 대한 고민을 보여주었습니다.

 

중등부 금상 부문 수상자인 박제준 학생은 백일장 제출작 「들꽃 : 당신은 제 행복에 어떤 존재죠?」에서 일주일만에 요양원에서 돌아온 할아버지와 손자의 짧은 외출을 통해, 가족 사이의 복잡한 심리와 미묘한 갈등 상황을 잘 담아냈습니다. 요양원에서 돌아온 할아버지가 요양원으로 돌아가 주기를 바라는 화자의 엄마와 할아버지의 갈등을 지켜보는 화자의 복잡한 내면을 당신의 존재 의미에 대한 질문으로, 들꽃의 비유로 표현해냈습니다. ‘오늘 밤 그 사람이 돌아간다.’는 마지막 부분의 문장은 첫 문장과 대조를 이루며 울림을 만들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박제준 학생의 예심 응모작인 「바로잡다」 역시, 저승의 이미지를 가로등의 이미지로 담아낸 점, 저승에서 돌아와 이승에서의 삶을 바로잡을 기회를 받은 화자의 복잡한 심리를 잘 표현했다는 점 등에 눈길이 가는 소설이었습니다. 이에 백일장 제출작과 예심 응모작 모두 고른 성취를 보인 박제준 학생을 금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고등부 금상 부문 수상자인 김가연 학생은 백일장 제출작 「꿈 같은 사람」에서 하나의 택배로 돌아온 아버지의 유품들을 정리하다, 유품 주변에 남아 있는 아버지의 영혼을 느끼고,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화자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섬세하고 안정적인 문장으로 담아냈습니다. ‘꿈 같은 사람’, 아버지의 영혼과 아버지의 ‘꿈 같은 사람’이었던 아들의 대화를 통해 꿈 같은 사람의 의미를 확장하고, 아버지가 자신의 꿈이었던 시쓰기를 이승에서의 마지막 밤에 이루고 떠나는 장면을 통해 꿈의 의미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예심 응모작 「스파링」은 30년 넘게 주짓수를 해온 남자와 고등학생 화자가 스파링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그 남자에게 끝내 승리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보육원 원장으로 있을 때 성추행, 성폭행을 했고, 그 사실로 감옥에 다녀온 남자가 오히려 유일한 목격자였던 아이를 가해자로 몰고 가는 상황을 통해 이 소설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뒤바뀌는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담아냈습니다. 이에 백일장 제출작과 예심 응모작에서 고르게 완성도 있는 소설을 써낸 김가연 학생을 금상 수상자로 선정하였습니다.

 

모든 수상자 여러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예심 응모작은 훌륭했으나, 백일장 제출작에서 아쉬움을 남긴 학생들에게는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짧은 시간에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닐 터인데,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이 보여준 세계는 아름답고, 슬프고, 유쾌하고, 서늘하고, 뜨거웠습니다. 백일장 수상이 여러분이 만들어낸 이 세계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상작이 되지 못한 제출작과 응모작 중에도 간발의 차로 수상권에 들지 못한 작품들이 많았음을 밝힙니다. 이 간발의 차가 여러분이 문학을, 소설을 해 나가는 데에 큰 의미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 걸음 더 힘차게 내딛는 디딤돌이 되기를 빕니다. 확신할 수 없어서 망설이고, 질문하고, 고민하는 일이, 계속해서 의문을 갖는 일이 문학의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응모작을 써내며 보낸 시간들, 백일장에 참여한 시간들이 모두, 여러분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작은 흔적을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내내 고민하고, 질문할 여러분의 시간을 응원합니다.

심사위원 : 박금산, 윤해서, 이승우, 표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