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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발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6.12.13|조회 : 10992


2016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자 발표
시 부문
  「해변의 커튼콜」 외 4_육호수 / 한국외대 영어학 4
소설 부문
  「조명은 달빛」_박규민 / 동국대 영문 2
희곡 부문
  「명주」_정희정 / 서울예대 공연창작·극작 4
평론 부문
  「석양이……진다」_한설(한승용) / 연세대 치의학 2
동화 부문
  「머리에 꽃」 외 1_양그림 / 숭실대 문예창작 4
심사평
시 부문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아침은 차고 맑았다. 새로운 시인의 탄생을 기대하며 투고작들을 읽는 일처럼. 모작들을 읽으며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시를 고급 말부림으로만 생각하는 번다한 말들의 나열과 내적 필연성이 설득되지 않는 산문투의 언어가 여전히 시로 오해되고 있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해서 상대적으로 응집, 긴장, 함축, 생략, 도약의 미덕을 갖추었다고 보여지는 8인의 작품 「겹」외 4, 「야영단」외 4, 「오로라를 걷는 방」외 4, 「백사장」외 4, 「달거리마다 얼어붙는 밤이 온다 낮과 같은 거리는 얼마나 가까이 있나」외 4, 「청첩장」외 4, 「전지」외 4, 「해변의 커튼콜」외 4편을 본심에 올려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본심에 오른 8인의 작품들을 다시 돌려가며 읽은 결과 선자들의 손에 최종적으로 남은 3인의 작품은 「오로라를 걷는 방」외 4, 「백사장」외 4, 「해변의 커튼콜」외 4편이었다. 「오로라를 걷는 방」 외 4편은 상상한 것을 언어로 빚어내는 능력과 그 능력을 능수능란하게 부리는 솜씨가 돋보였으나 오히려 그 능수능란함이 시를 눌러버리는 것이 단점으로 보였다. 정작 전하고 싶었던 시적 메시지는 화려한 수사나 묘사가 그려낸 상황이 아니라 그 상황 너머에 어떤 메시지를 시적 진경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유념한다면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백사장」 외 4편은 자신이 느낀 시적 풍경을 간일한 언어로 안정되고 단정하게 꾸릴 줄 안다는 점에서 신뢰가 갔다. 그러나 군더더기 없이 안정된 언어로 자신의 시적 세계를 이끌어가는 장점이, 참신하고 패기 있게 자신만의 세계를 깨나가는 조금 미숙하더라도 낯선 실험정신을 보고 싶었던 우리들에게 끝까지 손을 잡아줄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해변의 커튼콜」외 4편은 사물(대상)이 갖고 있는 뉘앙스를 건져내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고 언어를 다루는 자신만의 단련법을 익히기 위한 고민의 흔적과 훈련을 위한 노력의 시간이 엿보였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 모두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무엇보다 끝까지 밀고 가는 힘이 있다는 점과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절망 가운데서도 ‘더 나빠져야지 내일은/조금도 비켜가지 말아야지’라거나 ‘내가 이렇게 작고 사랑스러운 개에게 쫓겼구나’ 같은 역설적이고 반성적 성찰 등 두루두루 당선작으로 뽑고 싶은 장점들을 갖추고 있었다.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내가 살아난 이유를 오래 설명’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성우 안현미 유종인

소설 부문
희망이란 단어가 소중한 시절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심사는, 이 절망의 시대에도 자신만의 문장으로 세상을 새롭게 직조하려는 젊은 문학도가 있다는 것을 새삼 되새긴 뜻 깊은 자리였다. 이전의 그 어느 세대보다 경쟁에 떠밀리고 생존과 싸우면서도 저마다의 고민과 열망을 키워가고 있는 이 시대 대학생들의 또 다른 얼굴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굳이 경향을 언급하자면, 경제적 어려움과 비정규직의 불안 같은 고단한 청년의 이야기가 단연 많았고 무국적의 배경과 인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도 여럿 있었다. 요사이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는 여성의 인권문제를 다룬 작품 역시 눈에 띄었다. 물론 중요한 건 소재가 아니다. 아무리 기발하고 신선한 이야기라도 서사의 나열에 그친다면 좋은 소설이 될 수 없다. 모든 응모자에게 개연성 측면-결국 독자를 설득할 수 있는가의 문제-에서 자신의 작품을 한번쯤 더 고민해볼 것을 당부하고 싶다.
306편의 응모작 중에서 본심에서 주로 언급된 작품은 「한낮의 달」, 「스마일 핸드롤링」, 8의 공원」, 「너머의 명」, 「배트키즈」, 그리고 「조명은 달빛」이었다.
「한낮의 달」은 정선 카지노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였고 구성에서 고민한 흔적도 엿보였다. 그러나 인물 모두가 유령을 볼 수 있고 그것에 집착한다는 설정은 다소 작위적이다. 또한 사이사이 인용된 조지 오웰의 문장은 소설과 겉도는 느낌이다.
「스마일 핸드롤링」에서 묘사된 놀이공원 알바의 고단한 현실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 작품 역시 주인공의 머리카락에 대한 강박관념이 설득되지 않았고, 병원에서 얼굴에까지 머리카락을 심어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은 요령부득이었다.
8의 공원」과 「너머의 명」은 담담한 서술이 인상 깊었다. 8의 공원」에는 가난한 젊은 부부의 상실감이, 「너머의 명」에서는 인터넷서점 직원의 고독한 일상이 그 담담한 문장에 실려 전달됐다. 그러나 담담하다는 건 밋밋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심사 과정에서 특별히 언급된 「너머의 명」역시 회원조회로 타인의 흔적을 찾는다는 설정과 자연스러운 문장은 호감을 샀지만 두고두고 기억될 만한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경쟁한 두 작품은 「배트키즈」와 「조명은 달빛」이었다. 두 작품은 흥미롭게도 상이한 특장을 갖고 있었다.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단박에 읽어 내려간 「배트키즈」는 매끄러운 서사 진행과 능청스러운 분위기로 천부적인 이야기꾼의 자질을 짐작케 했다. 이국을 배경으로, 이국의 인물이 나오는 설정은 자칫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베트키즈」는 별것 아닌 것을 소설화하면서 외려 지금 이곳의 현실에 대한 우화로 확장하였다. 그러나 주인공이 래퍼가 될 거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첫 문단의 일화를 위해 가져온 도식적인 설정은 아니었을까.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무엇을 환기하려 했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 앞에서 심사위원은 재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조명은 달빛」은 탄탄한 구성과 진정성 느껴지는 문장을 특장으로 한다. 전 시대 유물 같은 좌파 월간지를 다루면서도 그 잡지와 관련된 인물을 심각하기보다는 다소 우스꽝스럽게 묘사하여 더욱 흥미로웠다. 충분히 현실적인 소설인데 굳이 숲과 낙타라는 환상성이 필요했는지에 대해선 심사위원 사이에 이견이 있었으나, 구성과 문장이라는 소설의 기본기에 충실하다는 점에서는 모두 공감했다. 긴 토의 끝에 결국 「조명은 달빛」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쓰는 걸 멈추지 않는 이상 이미 재능 있는 미래의 작가라고, 이번에 기회를 놓친 모든 응모자에게는 이 말을 해주고 싶다.

김인숙 정찬 조해진

희곡 부문
올해 응모된 희곡은 총 57편으로 예년에 비해 10편 가량 줄었다.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다양한 소재와 작가적 결기가 보이는 작품들이 많아 반가웠다. 한편, 서사를 완성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지나치게 안정적이고 상투적인 결말을 구현하는 데 그쳐 아쉬운 작품들도 많았다. 예심을 거쳐 다섯 작품이 집중 논의되었다.
「‘미녀도’ 위작 논란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은 90년대 초, 천경자화백의 ‘미녀도’ 위작 논란 사건과 분신정국의 시대상을 어떤 가치판단의 개입 없이 담담히 바라보게 한다. 방대한 자료를 활용하여 학예실의 일상을 매우 현실감 있게 재현한 점도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진짜와 가짜’라는 현실의 논란이 그 이면까지 더 깊이 사유되지 못하고, 극의 목표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채 멜로드라마적 결말에 이른 것이 안타까웠다. 단막극 분량의 압축적인 글쓰기를 통해 극의 목표와 더 치열하게 싸우는 작업을 권한다.
「암실 밖으로」는 암실이라는 공간의 상징성이 작품의 메시지로 이어지는 연극성이 돋보인, 단막극으로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다. 막강한 현실 앞에 나약한 개인의 문제를 일상의 언어를 통해 제기하였고, 근래 예술계와 대학의 성추행 사건, 교수와 제자 사이의 파행적 권력관계를 떠올리게 하는 시의성도 장점이었다. 그러나 현실을 뛰어넘지 못하는 작위적인 상황, 상투적인 인물 설정이 아쉬웠다. 작품의 목표에 비해 극의 결말과 남학생의 캐릭터 등이 다소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까.
「금붕어 낳는 집」은 근 미래 ‘금붕어 낳는 여자’라는 설정을 통해 시대의 증후를 뚫고 나온 도발적 상상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다양한 캐릭터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은 자신만의 연극적 언어를 찾기 위해 애쓰는 젊은 작가만의 낭만성, 혹은 치기를 느끼게 했다. 반면 주인공 자매는 물론 이 극 전반의 문제의식과 대척점에 놓인 삼촌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여 저항의 지점이 약하다는 점, ‘금붕어’가 어떤 것의 은유이며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로 나아가지 못하고 종속에서 독립으로 마무리 된다는 것이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
「슈바인학센」은 이른바 ‘세모녀동반자살사건’이라는 현실을 관념적으로 재현한 작가의 패기와 결기가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특히 가난, 약자, 절망이라는 상투적일 수 있는 구도를 전혀 피상적이지 않은 세계로 표현하여 서늘한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중후반으로 나아갈수록 현실의 사건을 애써 설명하거나 작위적인 설정 등이 서사를 이끌면서 작품의 가장 중요한 미덕을 해쳤다. 이야기가 힘차게 현실을 뚫고 나왔지만, 다시 현실로 종속되어 버리는 결과가 된 것이다.
「명주」는 폭력적인 아버지, 바람피우는 어머니라는 가정비극의 통속을 발랄하게 재편하여 이 시대와 인간의 본질을 관통하는 메타포로 확장시킨 연극성이 뛰어난 작품이다. 단순한 상황의 패턴을 통해 자신의 운명 밖으로 한걸음 나아가지 못하는 존재의 한계를 그리며 도덕적 판단으로 해결될 수 없는 시대의 우울과 고독을 표현하였다. 동시에 반복적인 구조가 인간의 굴레라고 하는 상투성에 갇힐 수 있는 위험, 한 편의 연극이 줄 수 있는 다양한 경험 대신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느껴지는 문제의식과 서사가 고민스러웠다.
우리는 「슈바인학센」과 「명주」 두 작품을 놓고 논의를 거듭하였다. 젊은 작가의 패기가 주는 낯선 경험과 자신만의 통찰을 통해 시대와 인간의 문제를 관통한 작품 사이에서의 고민은 고통스러웠지만, 행복했다. 최종적으로 우린 「명주」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당선된 작가는 물론, 자신만의 세계를 건져 올리기 시작한 젊은 작가들 모두, 묵직한 걸음으로 오래오래 걸어가는 극작가로 성장하길 바란다.

고연옥 김은성

평론 부문
새로운 세대의 사회참여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시절이다. 그런 만큼 대산대학문학상 심사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평가와 판단에 앞서 이들 세대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로 18편의 응모작들을 하나하나 정독해나갔다. 거기엔 난마처럼 얽힌 우리 시대와 문학의 미래를 가늠할 실마리가 놓여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본심에서는 4편의 응모작을 집중 검토하기로 했다. 불안과 죄의식이라는 열쇠말로 황인찬, 김승일의 시세계를 분석한 「모조정원의 담장을 떠도는 아이들」, 조해진 소설의 공간성에 주목한 「균열은 타인의 방 안에서」, 유계영과 안희연의 시를 비교분석한 「황무지에서 볕드는 설원으로, 클리나멘의 아이들」, 게임서사에 빗대어 김승일의 시세계에 접근한 「석양이……진다」가 그 목록이다. 문장과 논리 면에서 전반적으로 고른 수준이었고 이제 막 한두 권의 시집을 펴낸 젊은 시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셈이다.
「모조정원」은 서정적 주체의 왜소화와 그 존재론적 거처의 불안정성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를 다룬 글이다. 그러나 ‘중심’을 에워싼 ‘담장’의 안과 밖이라는 구도가 경직된 나머지 대상작품이 지닌 의미의 다양성을 오히려 평자의 시선이라는 담장 안에 가둬버리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균열은」은 무엇보다도 ‘타인의 방’이라는 조해진 소설의 핵심모티프를 예리하게 포착한 점과 논술의 일관성이 돋보였다. 그러나 기존 논의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의욕적이었던 데 비해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해설에 그친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주목을 이끈 응모작은 「황무지에서」였다. 무엇보다도 대상작품들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안정된 논리전개가 ‘정석’에 가까운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고스란히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이미 익숙해진 비평의 ‘포맷’을 너무 의식한 탓인지도 모른다.
「석양이……진다」를 수상작으로 정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오버워치>라는 1인칭 슈팅게임(FPS)의 캐릭터 맥크리와 시인 김승일을 오버랩시키면서 읽는 이를 뜻밖의 장소로 데려가는 이 글은 무엇보다도 싱싱하고, 그래서 재미있다. 그런데 그것은 작품을 충실히 소화한 데에 따른 결과이기도 해서 읽고 나면 김승일 시의 어떤 면모가 오롯이 그려진다. 자기 문장을 지닌 글이라는 점도 미더웠다. 개성 있는 동료를 맞이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강경석 김사인

동화 부문
34편의 응모작을 두 명의 심사위원(박상률, 박숙경)이 나누어 읽고 각자 두 명씩, 모두 네 명의 작가와 작품을 본심에 올린 뒤 윤독하였다. 한 명 당 두 편씩 제출하였기에 본심에서 본 작품은 총 8편이다.
「무늬의 무늬」( 1)는 무늬 없는 벽지의 방에서 지내는 아이가 벽지에 낙서를 하고 그 그림 안으로 가족이 빠져들어 모험을 경험한다. 아이에게 조숙을 강권하는 어른과 그런 문화를 비판하며 자유로운 상상을 권하는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지만 기시감이 느껴지는 상상력이라는 한계가 지적되었다. 「그냥 신발 가게」( 1)는 본심작 가운데 가장 어린이의 일상생활에 바짝 붙어있는 리얼리티가 장점이었다. 어른 못지않게, 오히려 더 소비사회의 주체이자 희생자가 되어버리곤 하는 현대 어린이의 딜레마를 포착하였다. 그러나 일상을 사실적으로 모사하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어른이 풀 수 없는 난제라도 지극히 어린이다운 관점과 지혜로 그 난관을 뚫거나, 최소한 노력하고 실패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끝까지 경합을 벌였던 작품은 「신사」( 1)와 「머리에 꽃」이다. 두 편 모두 현실을 넘는 상상을 펼치지만 분위기와 방향성은 정반대다. 「신사」는 검은 옷과 가방을 든 ‘신사’들이 도시의 하늘을 뒤덮고 불행한 사람들을 잡아간다는 음산한 분위기의 이야기이다. 잡히지 않으려면 억지로 행복한 척을 해야 하지만 진실로 행복하기 어려운 도시는 현대 사회와 현 시국을 암시하는 듯하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임에도 강렬한 이미지가 있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지만,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열려 있는 애매모호함과 만연체의 문장이 동화로서는 상당히 아쉬웠다. 최종 수상작으로 낙점된 「머리에 꽃」(「종이인형」)은 정반대의 이야기이다. 읽기 쉽고 이미지가 또렷하며, 주제와 소재에 어린이에게 활짝 열려 있고, 어린이의 마음을 끄는 흥미로운 상상력을 펼치고 있다. 어느 날 아이의 정수리에 돋아난 새싹을 어른들은 ‘비정상’이라며 뽑거나 치료하려 하지만, 아이는 억척스레 새싹을 지키고 예쁜 꽃을 피우자 기뻐한다. 어른들은 이상하게 보지만 그것이 대체 ‘왜 이상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아이의 심정은 단순하지만 지극히 명쾌한, 아동문학다운 항변이다. 함께 제출한 「종이 인형」에서는 아이가 만든 종이 인형이 종이비행기를 타고 자유의 여행을 감행한다.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이미지가 또렷하고 역동적인데, 이에 대해 문학적인 사유보다 영상 매체와 친근한 현대의 젊은 문장가들이 가진 한계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심작 중에서는 「머리에 꽃」이 어린이란 존재를 가장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며, 솔직하고 쉬운 문장으로 가감 없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이 점 심사위원 모두 동의하여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모쪼록 올해의 수상자를 한국 아동문학의 광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박상률 박숙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