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 247의 모든 것
본심에 오른 7편의 장편소설 중 김희선의 『247의 모든 것』, 배수아의 『속삭임 우묵한 정원』, 이주혜의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임솔아의 『나는 지금도 거기 있어』, 최유안의 『새벽의 그림자』가 최종심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바이러스의 상상력을 역동적으로 펼친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작품으로 코로나19 이후 여전히 바이러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 『247의 모든 것』이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소설 | 작별하지 않는다
본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작별」을 잇는 '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나 그 자체로 완결된 작품의 형태로 엮이게 된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과거의 역사적 시간과 그것을 문자화하는 작가, 그리고 미래의 독자가 한 몸이 되어 그 순간의 아픔에 동참하며 그 시간을 현재화하는 작품이다. '작별하지 않겠다'는 이 소설의 결연한 의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간의 망각에 대항하는 문학적 분투의 각별한 사례라는 평을 받으며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 | 단순한 진심
본심에 오른 8편의 장편소설 중 윤성희의 『상냥한 사람』, 정찬의 『골짜기에 잠든 자』,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 최수철의 『독의 꽃』이 최종심 대상작에 올랐다. 작가가 그동안 천착해온 역사와 현실, 개인과 집단의 문제를 한 차원 끌어올린 수작으로 연극 배우이자 극작가인 해외 입양 임산부 ‘문주’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 근원을 추구하면서 공동체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형상화한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소설 | 계속해보겠습니다
계간 《창작과비평》에 2012년 가을호부터 2013년 여름호까지 '소라나나나기'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작품을 일 년여 동안 개고하여 펴낸 황정은 작가의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같은 시간, 한 공간에 존재하는 소라, 나나, 나기 세 사람의 이야기를 각각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서정의 결을 이어 잔잔하게 흘러가면서도 폭발적으로 파급되는 황정은 작가만의 마력이 돋보이는 소설로 사소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삶, 가족, 이웃이지만 그것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이유와 까닭을 거의 침묵에 가까운 조용한 문장으로 압도해낸다.
소설 |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장편소설만을 대상으로 한 소설부문은 예심에서 선정된 8편 가운데 2차 심사에서 김숨의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이현수의 『나흘』, 공선옥의 『그 노래는 어디에서 왔을까』, 배수아의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김경욱의 『야구란 무엇인가』 등 5편의 작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 이어 3차 회의에서 『나흘』과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 두 작품을 놓고 최종 논의를 이어갔다. 이현수의 『나흘』은 작가의 취재와 연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노근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지 못했던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조선의 마지막 내시를 주요인물로 내세워 흥미로움을 더했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김숨의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내세워 현대사회의 물신화된 관계를 냉정하게 비판하고, 하루의 단 몇 시간 동안 펼쳐지는 사소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이지만 마치 해부라도 하듯이 관계의 구석구석을 파헤치는 집요함이 대단하다는 평을 받았다. 결국 몇 차례의 토론을 거쳐 인간과 관계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치밀함이 놀랍고,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으나 뚝심으로도 보여지는 무난함으로 작품의 안정성을 찾았다고 평가된 김숨의 소설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을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소설 | 아들의 아버지
장편소설만을 대상으로 한 소설 부문은 예심에서 선정된 9편 가운데 2차 심사에서 김원일의 『아들의 아버지』, 성석제의 『투명인간』,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등 3편의 작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다. 이어 3차 회의에서 『아들의 아버지』와 『투명인간』 두 작품을 놓고 최종 논의를 이어갔다. 김원일의 『아들의 아버지』는 기억에도 없는 아버지를 역사와 상상력으로 재구성해 낸 소설로 한 작가의 50년에 걸친 문학적 증언으로 읽어도 무방할 만큼 소설이 가지고 있는 형식적 틀을 과감히 밀어내 버리고 오로지 경험과 실증, 성찰로써 한 시대를 추적해간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성석제의 『투명인간』은 작가의 장점이 최대한 부각된 작품으로, 이 작가가 조명하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는 작품 속 캐릭터에 부여하는 작가의 능란한 입담과 풍속에 통달하고 볼품없는 인간들에 대해 후광을 비춰주려는 작가의 의지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결국 몇 차례의 토론을 거쳐 노작가의 격렬한 삶의 에너지가 완성해 낸 시대를 껴안은 문학적 초상을 통해 소설은 시대를 성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김원일의 소설 『아들의 아버지』를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다.
소설 | 어떤 작위의 세계
실제와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 정영문이 대산문화재단의 <대산-UC버클리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2010년 봄과 여름에 체류하였던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일종의 체류기라고 볼 수 있지만 지극히 사소하고 무용하며 허황된 고찰로서의 글쓰기에 대한 시도이기도 하다. 소설은 과거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갔을 때의 기억과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비서사 소설의 진경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품는 품이 한결 넓어지고 편안해졌으며 소설이 확실히 새로운 경지와 발화지점에 이르렀다는 평을 들으며 제20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소설 | 새벽의 나나
두 권의 소설집을 통해 유머러스한 이야기 세계를 보여준 젊은 소설가 박형서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심사위원들에게 가벼운 불안감과 뿌듯한 자부심을 동시에 느끼게 한 작품으로, 작가의 넘치는 재능을 감지할 수 있는 장황한 서술, 이곳저곳에서 튀어 오르며 시선을 사로잡는 뛰어난 표현, 새롭고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거침없는 모색과 그 모색을 뒷받침하는 체험적 현장성, 이런 것들이 몹시 즐겁고도 다소 불안하게 만들었다. 앞으로 강력한 구조화가 필요하다든가, 집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을 덧붙이면서도 수상작으로 선정한 것이 미래의 한국문학을 위해 할 일을 했다는 행복감을 갖게 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형서는 2000년 <현대문학>에 단편「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발표하며 등단하였다. 소설집으로 『자정의 픽션』 『토끼를 기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등이 있다.
소설 | 고산자
1970년대부터 빛나는 상상력과 역동적 서사를 바탕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박범신의 작가로서 통찰력과 상상력이 살아있는 장편소설. 작가는 조선시대의 가장 정확한 실측지도로 평가받는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다수의 지도와 전국지리지를 편찬한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를 그린다. 그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던 김정호의 발자취를 더듬어, 역사 기록이 빠뜨린 부분을 인문학적 통찰력과 상상력으로 복원해냈으며, 백성에게 지도를 돌려주고자 하는 높은 뜻을 품고 있던, 고요하고 자애로운 옛 산을 닮고 그에 기대어 살고 싶어 했던 김정호의 모습을 소설 속에 담고 있다. 박범신은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며 등단했다. 장편소설 『풀잎처럼 눕다』『불의 나라』『물의 나라』『숲은 잠들지 않는다』『더러운 책상』『나마스테』『촐라체』, 소설집 『토끼와 잠수함』『향기로운 우물 이야기』『빈방』『흰 소가 끄는 수레』 등이 있으며, 수필집으로 『젊은 사슴에 관한 사유』가 있다.
소설 | 나가사키 파파
스물한 살, 나를 충동한 것은 결국 방황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라고 믿어온 '정 군'을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너와 나가사키의 음식점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스물한 살의 한유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구효서의 신작 장편소설로, 자발적 의지가 아닌, 사회적으로 규정지어진 어떤 틀 안에 완전히 섞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로움과 쓸쓸함을 짊어져야만 하는 경계인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바다를 건너온 스물한 살의 나, 한유나는 나가사키의 음식점 '넥스트 도어'에서 조리사로 일하고 있다. 그곳에는 제각각이지만 열의만큼은 대단한 별난 멤버들이 있다. 이상하게 착하고 만만한 스무 살의 접시닦이 히데오. 삼십 년 넘게 한 여성 곁에만 있어온 지배인 오오카가 그들이다. 또한, '이름 없는 것'들을 메모하고 수집하는 주방 경력 13년의 소심한 대꼬챙이 쓰쓰이. 자신의 아빠도 아닌 주제에 내 아빠 찾기에 더 열성적인 못 말리는 참견쟁이 미루 언니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작가의 맛깔난 묘사와 세련된 위트 속에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양장본] ▶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별난 성격과 취미를 갖게 된 멤버들에게는 제각기 다른 출생 배경과 그에 따른 사연이 존재한다. 남과 조금씩 다를 뿐이지만 사회에서 '평범'하지 못하다는 꼬리표를 달아야만 했던 소설 속 멤버들의 이야기는 현대사회에서 주변인으로 규정지어진 사람들의 모습과 담담하게 오버랩된다. 다양하고 특이한 멤버들이 자아내는 하루하루를 미소 짓게, 또 어떤 날은 슬프지만 따뜻하고 오밀조밀하게 빚어내고 있다.
소설 | 남한산성
그해 겨울, 47일 동안 성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칼의 노래>, <현의 노래>의 작가 김훈이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소설. 병자호란 당시, 길이 끊겨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이 소설의 씨줄과 날줄을 이루어, 치욕스런 역사를 보여준다. 1636년 병자년 겨울. 청의 대군은 압록강을 건너 서울로 진격해 오고, 조선 조정은 길이 끊겨 남한산성으로 들 수밖에 없었다. 소설은 1636년 12월 14일부터 1637년 1월 30일까지 47일 동안 고립무원의 성에서 벌어진 말과 말의 싸움, 삶과 죽음의 등치에 관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낱낱의 기록을 담았다.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도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며 결사항쟁을 고집한 척화파 김상헌, 역적이라는 말을 들을지언정 삶의 영원성이 더 가치있다고 주장한 주화파 최명길, 그 둘 사이에서 번민을 거듭하며 결단을 미루는 임금 인조. 그리고 전시총사령관인 영의정 김류의 복심을 숨긴 좌고우면, 산성의 방어를 책임진 수어사 이시백의 기상은 남한산성의 아수라를 한층 비극적으로 형상화한다. ▶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죽어서도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 소설은 작가 특유의 냉혹하고 뜨거운 말로 치욕스런 역사의 한장면을 보여준다. 또한, 지도층의 치열한 논쟁과 민초들의 핍진한 삶을, 연민을 배제한 객관적 시각으로 돌아보고 있다.
소설 | 그 여자의 자서전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의 작가 김인숙이 5년 만에 내는 신작 소설집. 1983년 등단 이래 20여년의 작품활동을 통해 시대적 고민과 내면적 성찰을 깊이 있게 표현한 작가는 이 책에서 한 세대의 열정과 환멸, 개인의 꿈과 과절을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문체로 그려냈다. 1980년대에 이십대를 보낸 여성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한 「그 여자의 자서전」, 현실에서 낙오하고 실연의 상처로 방황하는 남자를 내세운 「감옥의 뜰」, 경제적 곤란 등으로 삶의 위기에 놓인 주변부 여성을 그린 「모텔 알프스」등 그의 단편 8편을 수록했다. 이 중 「바다와 나비」,「감옥의 뜰」은 각각 200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2005년 이수문학상 수상작으로 작가의 2년간의 중국체류경험이 녹아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