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화

산그늘

‘어린아이’ 되기의 시학을 향하여

마을 이름을 바꾸고 실제 지명이 된 소설 『은비령』

문학, 다시 떠나는 아브람의 길

특집을 기획하며｜2016 우리 문화의 아젠다 혹은 쟁점들 ①국가라는 신체, 애국이라는 증상 ②‘젊은 문예지’ 등장, 소프트하고 비주얼하고 감성 친화적인 ③미술계의 위작·대작 사건 톺아보기 ④기계적 친절이 싫다

한국문학, 압축된 광기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의미하는 것

토해내지 못하면 죽을 것 같은 절실한 말들

불꽃같은, 그러나 쓸쓸했던

우리가 ‘문학’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그 모든 것들

고독과 산책, 고독한 산책

영화로 서구를 소비하다

열려 있는 손이 있고 주의 깊은 눈이 있고 나누어야 할 삶, 삶이 있다

인도네시아 페칸바루에서

백조를 닮은 소설가 권지예

중계동, 서울의 어제와 오늘이 공존하는 곳

생활고와 싸운 고려 시 문학의 영수(領袖)

몸 생각 외 내가 달의 아이였을 때 외

레테는 마르지 않는다 트레이너

안녕, 백곰

첫 번째｜내설악 겨울나기 두 번째｜대한민국에서 경차 타기 세 번째｜한국 모더니즘 문학을 넘어 네 번째｜이렇게 길을 달리다 보면

제24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선정｜한국문학의 푸른빛을 보다 소설 부문｜분단문학을 넘어선 연대기적 가족서사 시 부문｜주체 없는 어떤 영원성 평론 부문｜흔들릴수록 더욱 뚜렷이 보이는 희망의 불빛 번역 부문｜유려하고 성취도 높은 스페인어 문장의 진경

이 계절이 몰고 온 문학계의 충격과 공포, 그리고 분노

한국의 혼을 지킨 러시아 작가 아나톨리 김

글로 걷는 순례길, 영상으로 지나가는 순례길

자신만의 ‘향기의 왕국’을 세우려는 테러리스트

첫 번째 선을 긋는 것에 관해

개성적 문체가 된 번역투의 문장을 직역하다

‘모호성’을 ‘명확성’으로 혹은 모호성까지 살리지 못한

천둥벌거숭이 은자(隱者)가 되다

대산창작기금,대산청소년문학상 등

대학생동북아대장정 동북아프론티어클럽(NAFC) 총회 및 제15기 출범식 등

시

몸 생각 외

이영광 ㅣ 시인,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 1967년생
시집 『그늘과 사귀다』『나무는 간다』 등

뇌가 사라져버린 나라에서 살다 보니
여러 날 머리가 어지럽고 쑤신다. 문단도 이상하고…….
정신이 없고 가슴이 울렁거려 마감이 안 된다.
몇 군데 전화를 걸어 한 주씩 미루었다.
어느 편집자가 말했다. 이번 겨울호는 다들 좀
늦는 것 같다고. 모두 같은 병들을 앓고 있는 것이다.
치매가 올 것 같다.

몸 생각

가슴에 칼을 품은 사람을 생각한다
뱃속에 칼을 감춘 사람을 생각한다
그의 원한을,
칼이 휘젓고 다녔을
살과 피와 내장들을 생각한다
제 몸을 다 저민 끝에 칼을 빼어
인간을 쓰러뜨리는 어떤 인간을 생각한다

취하면, 칼을 생각한다
끝없는 증오로도 알 수 없는 인간의 몸속
살과 피와 내장의 온기에 적셔지다가
울먹이다가
저도 몰래 녹아버리는,
어떤 덧없는 칼을 생각한다
끝내 뽑히지 못한 아픈 칼을 생각한다

더 취하면, 몸이란 걸 생각한다
피를 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마음 하나를 삼킨 죄로,
찔리고 베여 피 흘리다
제 상처를 제가 꿰매며 밤을 보내고
아침이면 또 울어대는 칼을 끌어안았을
어떤 누더기 옷 한 벌을 생각한다

말

분노는 말을때린다
말은 분노를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말은 무섭다
말은 눈물을 뿌리며 달린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닿아야 분노에
맞지 않을 수 있나
분노를 떨어뜨릴 수 있나
질주하는 말은 분노의
헝클어진 발음기호다
말은 분노를 흐느낀다
분노는 말에 매달린다
분노는 말을 더듬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