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및 공지사항

2018년 대산창작기금 지원대상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8.07.23|조회 : 2371

※ 2018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및 작품

부문

수혜자

작품명

김복희

「아름다운 베개」 외 49편

신진련

「창밖」 외 49편

오성인

「푸른 눈의 목격자」 외 52편

소설

박사랑

『우주를 담아줘』(장편)

장성욱

「화해의 몸짓」 외 6편

희곡

진용석

「폭력시대」 외 2편

평론

노대원

「소설보다 낯선」 외 23편

아동문학

김경진

동시 「별의 별」 외 54편

이은용

동화 『맹준열 외 8인』(장편)

      

※ 심사평

<시 부문>

 

이번 심사는 예심과 본심을 분리하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 세 사람의 심사위원이 삼등분하여 1차 검토과정을 거쳐 각각 세 분의 작품을 선정하였고 다시 이 작품들을 나누어 꼼꼼하게 살폈다.

합평 자리에서 추천한 순서에 의하면 두 분의 작품이 세 심사위원 모두에게 추천되어 자연스레 합의가 이루어졌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토론이 거듭되었다. 그 결과 「아름다운 베개」, 「창밖」, 「푸른 눈의 목격자」 등을 표제작으로 제출한 분들이 선정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전체적인 소감은 기존 시단의 흐름을 따르는 시들이 많았고(많았으므로 단점이었고!) 과도하게 사적인 감정에 젖어버린 시들도 많았다. 또 한편으로는 현학취가 문제였다. 제 독서량을 유감없이 드러내어 무식(?)을 드러내는가 하면 과도하게 장황하고 길게 써서 역량을 과시하려다가 왜 이렇게 길어져야 하는지 모를 지경에 이른 시들도 많았다.

위의 세 분의 시들은 그러한 약점들을 이긴 시들이다.

「창밖」의 시인은 한 ‘어시장’을 집요하리만큼 껴안고 뒹군다. 아는 체하지 않고 섣불리 해석하려 하지 않고 그저 총기어린 감각으로 삶의 현장을 파고들어 어떤 심도를 확보한다. 시가 별거겠는가. 좋았다.

「푸른 눈의 목격자」 의 시인은 요즘 시로서는 드물게 ‘역사성’을 담보하려 고투한 흔적이 건강하다. 세대를 달리한 ‘80년 광주’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신선했다. 쇄말화된 내면의 중얼거림이 마치 세련된 무엇인 양 행세하는 세태에서 그 외로움은 값지다.

「아름다운 베개」의 시인은 위의 시인들에 비해 이즈음 문예지를 펼치면 보게 되는 낯익은 문법이다. 단점이지만 왕성한 상상력이 더 정제되고 깎인다면 개성이 될 것을 알기에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어떤 조건을 갖춘 것이 좋은 시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다. 최소한 ‘어떠한 시가 좋은 시인가’ 라는 스스로의 질문을 가진 시인가? 라는 측면을 보게 된다. 그 질문하의 시는 자기를 격려하고 자학하되 속일 수는 없을 테니까. 축하드린다.

 

심사위원 : 고형렬 ․ 장석남 ․ 최정례

   

 

<소설 부문>

 

장편소설의 약진, 개성적인 성취

 

올해 소설 부문에는 모두 68명의 작가들이 지원했다. 여느 해보다 장편소설이 늘어 중단편소설 투고작들과 대등하게 경합을 벌였다. 이제는 등단한 후 장편 창작으로 문학적 역량을 확장하는 신진작가들의 시도가 일반화된 것 같다. 작품의 내용 역시 압도적인 물량을 자랑하던 역사물이라든가 판타지가 눈에 띄게 줄고, 성장소설의 외형을 갖추고 세대의 정체성과 문화를 탐색하는 작품이 늘었다. 음식, 음주, 영화와 드라마 등 대중문화와 여행이 서사의 일상적 축을 구성하고, 작가의 시각 역시 젠더와 여성주의를 전면화하거나 내면화한 작품이 두드러졌다. 젊은 세대의 취업난과 빈곤을 다루는 방식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됐다. 청년의 곤궁 자체를 소재로 삼은 소설은 줄어들고 이제는 이를 삶의 조건으로 처리하고 그 바탕 위에서 새로운 서사를 모색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는 9편이 올랐다. 그 중 심사위원들이 높게 평가한 일부 작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 여타 기관의 지원사업 수혜를 이미 받은 작품이 포함되어 이중지원 배제 원칙에 따라 심사 테이블에서 밀려났다. 수혜를 받은 작품을 빼고 투고하는 투고자들의 세심한 주의력이 못내 아쉽고 안타까웠다.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독려한다는 측면에서 기금이 고루 공정하게 지원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새삼 확인하며, 향후 투고자들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심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주목한 응모작은 장편 『갠따로가 보낸 계절』, 『우주를 담아줘』, 『카니발』, 중단편 ‘「화해의 몸짓」 외 6편’이었다.

『갠따로가 보낸 계절』은 무속의 세계를 보편의 장으로 소환해 현대화하려는 인문학적 시도가 돋보였다. 그러나 인물들의 관계가 상투적으로 흐르면서 소재주의를 시원히 넘어서지 못했다. 『카니발』은 이주여성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소설로, 화법과 서사의 파격성이 격렬한 작품이었는데 ‘이주자’에 대한 사회적 윤리성은 짚어냈는지는 모르나 ‘여성’에 대한 관점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때로 소설 내에서 대상화되고 과도하게 소비되는 측면이 없지 않아 ‘이주여성’의 문제가 제대로 성취되었는지 회의감이 들었다.

심사위원들은 오랜 논의 끝에 장편 『우주를 담아줘』와 단편소설 ‘「화해의 몸짓」 외 6편’ 을 기금 수혜작으로 선정하였다.

『우주를 담아줘』는 십대부터 아이돌 ‘빠순이’가 되어 삼십대 중반에 이른 세 여자의 성장담인데 우리 사회의 독특한 팬덤 문화를 상당한 공력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팬덤 문화를 이해하는 데 이만한 텍스트가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러나 세 여자의 성장기는 다소 상투적이고 성장담이 파생하는 위무의 힘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이 소설은 장편으로서 전개가 자연스럽고 서사의 집중도가 높았으며, 소재에 대한 소화력에서 보듯 작가적 역량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화해의 몸짓」은 담백한 이야기로 내달리는 이채로움이 시선을 끌었다. 거개의 소설들이 작가들의 자의식 위에 그 무게를 조금씩 달리하며 지어져 있다면 이 단편들은 그마저도 자기 함몰이라고 여기는 듯 훌쩍 벗어나 이야기의 향연을 펼친다. 이는 상대적으로 독서의 청량감을 선사하기도 했다. 반대급부처럼 작가의 지문이 읽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뜻 지지를 보내지 못하는 심사위원도 있었지만 종내에 심사위원들은 생득적이고 체질화된 이 스타일리스트가 장차 더 높은 층위에서 완성할 이야기의 세계가 궁금하였으며 응원해보기로 하였다.

두 작가에게 축하를 보낸다. 작가활동을 하는 데 이 격려가 든든한 배후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혼신을 다한 작품들을 나눠 읽게 해준 젊은 작가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심사위원 : 권지예 ․ 성석제 ․ 전성태

 

 

<희곡 부문>

 

우선 희곡의 기본이라 할 요소들이 잘 운용되고 있는지를 살펴 본심작을 선별하였다. 심사위원들이 생각하는 기본 요소들은 싸움, 플롯, 갈등, 인물, 변화 등이다. 그 중 ‘싸움’은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자기 객관화되어 격돌하는 관념들의 싸움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배태되고 있는지를 지칭하는 요소이고 ‘변화’는 처음과 끝이 달라져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하는 것을 지칭하는 요소이다.

위 요소들은 어떤 작가들에게는 중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작가는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로 위의 요소들이 해왔던 일들을 대체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절차로 선별된 논의 대상작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행운의 편지」 외 1편’은 선한 글쓰기와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지만 현실의 난관은 이렇게 쉽게 극복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어 본인이 의도한 그래도 ‘살아볼 만한 생’에 대한 환기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출」 외 3편’은 비극이 더 인정받는 것만 같은 풍토 속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면서 페이지를 넘기게 하였으나 그렇게 그려지는 판타지가 결국 현실의 비극을 오롯이 통과한 데서 오는 것이기보다 개인적 행과 불행의 자장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작가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에까지 관심을 늘려 귀한 재능을 사용했으면 좋겠다.

‘「폭력시대」 외 2편’은 도발적인 작의 서술에 비해 희곡에서는 실제로 그것이 잘 구현되지 않았다. 이를 연극성에 의존해 풀어본다 하더라도 말의 한계를 넘어선 (연극적) 말에 도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폭력시대」에서는 그것이 해결될 기미가 약하나마 보였다. 극 중반 아들이 박중령에게 가하는 폭력장면에서 사랑이 어떻게 폭력으로 전환되는지가 보였다. 또 작품들 속에서 일관되게 ‘육박전’이라고 부를 만한 몸싸움들이 빈번하게 동원되었는데 그것이 어떤 연극작가적 의지처럼 보였다. 그렇게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자아낸다는 측면에서 「폭력시대」 작가를 이번 수혜의 대상자로 정하는 데 심사위원들 간 이견은 없었다. 그러나 첫 희곡집을 내기에는 질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어떤 방식으로든 좀 더 채워졌으면 좋겠다.

응모자들 중에는 따뜻한 작품,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보다 비극적이고 처참하고 보고 나면 갑갑해지는 그런 작품이 자주 선정되는 연극계의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휴머니즘’을 빌려 얘기하고 싶다.

근대를 이끌었던 흐름 중 하나라 할 ‘이성중심주의’는 생각의 기준을 신에서부터 인간으로 끌어내린 장점은 있었지만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하고 더 나아가 백인과 흑인, 문명과 야만, 선과 악으로 구분하여 차별, 배제, 억압을 낳는 우를 범하였다. 때문에 ‘인간의 이성을 중요시’하는 원래 취지는 변질되어 그 영향이 ‘휴머니즘’에도 미쳤다. 폐해에 눈 감게 하는 마취효과가 그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작가가 그리는 ‘그래도 살아볼 만한 생’이라는 ‘휴머니즘’ 안에 그런 차별, 배제, 억압을 잊게 하는 요소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보아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따뜻한 작품 안에 가족이기주의는 없는지, 사회의 처참한 상황을 제시하면서 단지 그러한 정의로운 의도를 선언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살피고 또 살필 것이다.

전년도와 같이 중복수혜로 여겨지는 경우는 처음부터 심사대상작에서 제외되었다.

 

심사위원 : 장우재 ․ 최진아

 

 

<평론 부문>

 

올해의 대산창작기금 평론 부문 응모작 총 8권 중 소설 평론에 해당하는 작품은 2권이고 시 평론에 해당하는 작품은 6권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일단 최근 평론계의 흐름이 시 평론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시 평론들 중 다수가 형식 면에서는 감수성 있는 에세이적 글쓰기 방식을 보여주고, 분량 면에서는 단평 위주의 짧은 글쓰기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본격 문학평론이 요구하는 문제 구성 능력, 사유의 깊이, 긴 호흡을 가지는 논리적인 서술 전개 등이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에 비추어 소설 평론의 활성화와 함께 시 평론의 질적 제고가 현 단계의 평론계에 요청된다고 진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총 8권의 응모작 가운데 심사위원들이 최종적으로 주목한 것은 3권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우선 ‘「공동 감정의 가연성 연료」 외 27편’이 보여주는 젊은 세대 시인들에 대한 애정 어린 분석 및 의미 부여에 주목하였다. 우리 시단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시적 감수성에 대한 비평적 반응으로서 참신한 시선 및 접근 방법이 돋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감수성 있는 에세이는 부드럽게 전개되지만, 자기주장이나 입장을 제시하는 성격이 강한 글은 논리적 구성이 약간 거칠고 문장 표현이 어색한 부분도 발견되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평론집의 일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프레카리아트 시대의 소설 쓰기」 외 14편’은 비평적 문제의식이 뚜렷하고 이에 부합하는 비평 대상을 찾아 우리 시대의 비평 담론을 나름대로 생산하려는 노고가 두드러졌다. 다만 자신의 비평적 문제의식에 따라 작품을 재단하거나 과대 해석하는 경향은 때로 오독의 정치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유기적인 분석이 아닌 기계적인 대조를 통해 논리를 전개해 나갈 때, 비평 담론은 힘 있어 보일 수 있지만, 때때로 진실의 자리를 이탈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한편 ‘「소설보다 낯선」 외 23편’은 현실이나 시대의 담론이 비평의 길을 알려주거나 제한하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작품에 대한 미시적 분석과 새로운 맥락에서의 종합을 통해 나름의 비평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어서 신뢰를 얻었다. 이미 주어지거나 미리 결정된 담론의 길에 의지하지 않고 다채롭고 구체적인 작품들과 대면하고 교감하면서 나름의 비평 체계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장점을 보여주었다. 비평 대상들이 포스트휴먼 시대의 새로운 문화적․과학기술적․수행적 징후들을 보이는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확장 심화되고 있음도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문학적 현상들에 대한 구체적인 명명법도 효과적인 비평적 개입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심사위원들은 3권의 최종심 대상작을 놓고 다각도의 논의를 진행하면서 ‘「소설보다 낯선」 외 23편’을 대산창작기금 지원작으로 선정하는 데 합의하였다. 지원자에게 신진 평론가의 패기와 열정으로 더 왕성한 활동을 해 주기를 당부 드리고, 지원을 축하드린다.

 

심사위원 : 오형엽 ․ 우찬제

 

 

<아동문학 부문>

 

<동시 부문>

 

동시에 응모한 작품은 아동문학 총 95권 중 53권이었다. 작품 수는 전년도에 비해 많지 않았으나, 유머감각과 상상력, 개성적 어투 등이 발휘되어 질적인 향상을 보였다는 점이 반가웠다. 그러나 아직도 낡은 소재와 형식, 진부한 말놀이에 갇힌 작품이 눈에 띄었다. 또한 지나치게 차별화를 의식하여 어린이가 소화하기 힘든 내용을 담은 작품도 있었다. 아동문학은 어린이가 주 독자이다. 어른이 납득하기 힘든 것은 어린이도 이해하기 어렵다.

예심을 통과한 4권이 최종심에 올랐다.

그 중 『별이 무덤에 날개를 달아줄까』와 ‘「별의 별」 외 54편’이 마지막까지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먼저 『별이 무덤에 날개를 달아줄까』의 경우, 묘사력이 뛰어나고 속도감 있는 말의 진행이 좋은 인상을 주었다. 자신만의 개성과 독특한 상상력이 엿보이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별이 무덤」, 「풍등」 등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의 작품에서 강점을 보였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써내리라 기대된다.

반면, ‘「별의 별」 외 54편’은 기교에 기대지 않고 담백한 어조로 시적 형상화를 이루어내는 점이 특징이었다. 자신의 경험을 적절히 끌어들여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하였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춤한 관찰, 사색, 재치 등이 재미를 주면서도 난해하지 않았다. 특히 「빗소리 모닥불」, 「네가 보고 싶어」, 「나만의 기차역」 등은 ‘쉽지만 수준 있는 동시’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에 ‘「별의 별」 외 54편’을 당선작으로 하며, 축하를 드린다.

 

<동화부문>

 

예심을 통과해 올라온 작품은 모두 5편이었고, 심사위원들의 논의 끝에 3편이 최종심에 부쳐졌다. 저마다 독특한 서사를 구현하고 있을 뿐 아니라 문학적 완결성 또한 어느 정도 갖춘 상태라서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한다 해도 큰 무리는 없을 정도라는 게 심사위원들의 의견이었다. 그런 만큼 당선작 한 편을 최종 낙점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먼저 『기억 라디오』는 총 7편의 단편을 모은 동화집이다. 여러 편을 모았으나 어느 것 하나 모자람 없이 고른 수준과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환상적이면서도 SF적인 모티프를 자유자재로 부리면서도 현실과의 접점을 놓치지 않는 노련미를 보이고 있어 아동서사의 새로운 경향을 추동해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느낄 정도였다. 곧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을 비껴가거나 그냥 미끄러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현실이 되는 환기력. 이는 작가의 문학적 새로움에 대한 추구와 함께 적절하고도 심도 깊은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했기에 가능했으리라 본다. 앞으로 기대를 걸어도 좋으리만큼 믿음직스러웠다.

『저 하늘을 향해 쏴라』는 시골 학교 아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다툼, 반목과 화해를 다룬 장편동화다. 그렇다고 단순한 왕따 이야기는 아니다. 티볼이라는 생소한 운동경기에 아이들의 감정선을 연결시켜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어 가독성은 물론 인물에 쉽게 공감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러나 티볼 경기의 라인을 따라가는 구성이 자칫 서사의 보다 큰 울림을 저해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맹준열 외 8인』은 요즘 보기 드문 대가족(9인 가족)이 처음으로 가족 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사고를 유쾌하게 풀어낸 청소년소설이다. 무엇보다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서사 전개가 흡인력을 높이고 인물의 성격이 잘 살아 있어 생동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더구나 가난한 살림에 대가족을 건사하느라 여행 한 번 해보지 못한 가족이 우여곡절 끝에 나섰다가 말썽 많은 여행길에서 겪는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하는 울림이 있다.

고심한 끝에 『맹준열 외 8인』을 당선작으로 올리게 되었다. 무엇보다 무뎌진 가족의 의미를 새로이 되새긴다는 점과 사춘기 소년의 감성을 적절하고도 생동감 있게 그리고 있다는 면이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모두의 건필을 빈다.

 

심사위원 : 김개미 ․ 박상률 ․ 조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