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및 공지사항

2020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07.27|조회 : 2927

■ 2020년 대산창작기금 수혜자 및 작품

부문

수혜자

작품명

권누리

「도로시 커버리지」 외 49편

김유림

「누군가는 반드시 웃는다」 외 62편

이린아

『동물의 부위와 식물의 부위로』(총 52편)

소설

김홍

(홍석원)

「z활불러버s」 외 6편

최유안

(최정애)

「거짓말」 외 7편

희곡

안정민

「어린 노인」 외 1편

평론

김건형

『비평의 농담과 그 속된 사랑이 지금』(총 25편)

아동문학

신혜영

동시 「여기도 봄」 외 50편

전수경

동화 『별빛전사 소은하』

 

심사평

<시 부문>

탄력적인 시들이 펼쳐 보이는 우리 시의 미래

응모작들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그만큼 심사위원들의 고민도 깊었다. 우리 시단의 가장 뾰족한, 활발한 맨 앞장을 보는 듯했다. 새로운 발상과 다른 감각을 선보인 시편들이 많았다. 시적 소재의 확장도 단연 눈에 띄었다. 이미지의 산란이 좀 가셨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홉 분의 응모작품들을 본심에 올려 최종적으로 논의를 한 후 세 분의 대산창작기금 수혜자를 선정했다.

 

‘「누군가는 반드시 웃는다」 외 62편’은 매우 독특한 작품들이었다. 평범한 문장으로 일상의 환상을 그렸다. 온건한 언어로 일상 너머를 스케치했다. 일상은 일상이면서도 환상을 갖고 있었다. 일상을 환상으로 만드는 것은 문체일 것이다. 이 시인의 문체는 그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좋은 시의 행로가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시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동물의 부위와 식물의 부위로』(총 52편)’는 이질적인 것들을 시적인 진술을 통해 서로 엮어내는, 관계를 생산해내는 상상력의 방식에 주목을 하게 했다. 그리고 젠더 관점의 시편들도 특별했다. 대상에 대한 다면적 접근, 그리고 시행의 경쾌한 보법 등은 시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한 편의 시는 허밍과도 같은 노래의 느낌을 전해주었지만, 전체 시편들은 마치 공연이 펼쳐지는 입체적인 극장의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도로시 커버리지」 외 49편’은 탄력이 있는 상상력을 선보이면서도 그 근저에는 서정적인 자아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가령 시 「벌」에서 “갓 벤 풀 냄새가 나면 우리는 무덤 위에 누워 있고”라는 시구에서 그러한 일면을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시인의 시적 관심은 소소한 개인적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이 세계 전반을 향해 폭넓게 열려 있다는 점에 호감을 갖게 했다. 시상이 감각적이고 탄력적이되 가독성을 지니고 있었다. 앞으로의 시작(詩作)에 거는 기대가 컸다.

 

세 분의 대산창작기금 수혜자들께 축하를 드린다.

 

심사위원 : 문태준, 송재학, 이원

 

<소설 부문>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 글쓰기

2020년 대산창작기금 소설 부문에는 총 123건이 접수되었다. 심사자들은 이 중에서 2명의 최종 지원 대상자를 선정해야 했다. 3명의 심사자들은 무작위로 배당된 작품을 읽고 1차로 각자 2, 3편의 추천작을 선정했다. 2차 심사에서는 총 8편의 작품을 놓고 논의하여 2편의 최종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종 지원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고려한 점이 있다면 가능하면 장편소설을 지원하자는 것이 하나였고, 다른 하나는 아직 작품집을 출간하지 않은 신인작가를 배려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이 두 가지 점보다 더 중요한 원칙은 뛰어난 작품성이었다.

 

장편소설 응모작품 중에서는 『인간 콤플렉스』, 『못』, 『아름다운 연인들』을 최종 후보 작품으로 논의했다. 세 편 다 집중력 있는 서술에 에너지도 있고 몰입하기 좋은 작품이었는데 뭔가 자연스러움이 부족했다. 작가가 만들어놓은 소설적 정황 안에서는 흥미진진한데 우리가 사는 현실에 놓았을 때는 왠지 비현실적인 느낌이 강했다. 특히 『못』이 가지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비유적 사유가 다른 작품들보다 돋보이기는 했으나, 아쉽게도 장편소설 3편 다 최종 지원 대상 작품으로는 선정하지 못했다.

 

단편소설 응모작품 중에서는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외 9편’, ‘「스매싱의 완성」 외 5편’,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외 6편’, ‘「거짓말」 외 7편’, ‘「z활불러버s」 외 5편’을 최종 후보 작품으로 논의했다. ‘「여름에 우리가 먹는 것」 외 9편’은 문장이 정확하고 서사가 자연스러웠다. 특히 「오늘의 가족」과 「30분 속성 플라멩코」는 수작이었다. ‘「스매싱의 완성」 외 5편’은 일상적인 소재도, 비일상적인 소재도 흥미롭게 풀어내는 감각과 집중력이 좋았다. ‘「빨간 치마를 입은 아이」외 6편’은 세련된 문장에 원숙한 서사 처리가 장점이었다. 다만 남녀관계를 약간 희화화하는 데서 오는 익숙함이 단점이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작품의 수준이 고른 편이었다.

 

사실상 거의 다 우수작이어서 어떤 작품을 최종 지원 대상작으로 선정해야 할지 심사자들의 고심이 컸다. 토론 끝에 최종 지원 대상작으로 ‘「z활불러버s」외 6편’과 ‘「거짓말」 외 7편’을 선정했다.

‘「z활불러버s」외 6편’은 화법이 활달하고 신선했다. 또 인간의 삶을 이루는 전방위에서 소설 소재를 가져오는데, 다소 산만해질 수 있는 디테일들이 단순한 정보 값에 그치지 않고 소설의 재미와 사유의 측면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어쩌면 소설을 쓰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있었다. 다만 모두가 아는 정보라고 해도 작품 속에 들여올 때는 보다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거짓말」 외 7편’도 수작이었다.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 난민 캠프같은 다소 먼 소재에서부터 사회생활, 임신 같은 개인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게 만드는 작가였다. 어쩌면 2020년 현재 글로벌한 차원에서의 차별이나 혐오 상황에 대해 가장 적절하고 생생한 톤으로 말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시의성도 감수성도 동시에 빛나는 작품이었다. 두 분의 최종 지원 대상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에서도 작가들의 글쓰기는 계속되고 있다. 심사자들의 미흡함도 있을 수 있고,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응모자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다. 보다 나은 창작 환경에서 글쓰기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모두 지치지 않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 강영숙, 김이정, 한창훈

<희곡 부문>

설레었습니다. 으레 하는 말이 아니라 2020년 대산창작기금 희곡 부문에 지원한 작품들의 수준은 매우 높았습니다. 하여 심란했습니다. 예심에서 경연한 20명 작가들의 작품이 제각각 장점을 지녀 우열을 가르기 어려웠습니다. 심사하는 내내 놀라움이 컸습니다. 제출된 작품들은 대체로 주제나 이야기를 극적으로 구조화하는 데 능숙하였고, 무엇보다 인물에게서 적확한 대사를 끌어내는 데 훌륭한 재능들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한 독백이 있었습니다. 희곡에서 옳은 한 마디 찾기란 제 온 힘과 전 생애가 필요한 것임을 생각할 때 이번 심사는 반갑고 감사한 읽기의 연속이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독자로서 행복했고 심사위원 입장에선 난감했습니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물에 녹는 물고기」 외 3편’, ‘「빠더 박멸작전」 외 2편’, ‘「오피스」 외 2편’, ‘「어린 노인」 외 1편’이었습니다. 본심에 오른 작가들의 작품에는 당선작으로 손색없는 작품이 각기 1편씩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주목한 작품에 비해 의문이 드는 작품들이 있어 고민했습니다. 자신의 세계를 최대한 다채롭게 펼치겠다는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작품 제출에 심사숙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물에 녹는 물고기」 외 3편’은 내밀하고 섬세한 인물 만들기와 전개가 장점이었습니다. 자신이 품은 절실한 질문들과 싸운 절실함이 역력합니다. 다만 인물의 상처와 이야기가 독자(관객)와 어느 만큼의 공감대로 조우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빠더 박멸작전」 외 2편’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 단계 진일보한 방식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얼핏 카프카의 작업들을 연상시키기도 하는 작품들에선 ‘인간성형’, ‘인간 개조’를 작위적이지 않고 능란하게 사용하며 이제 사회가 아닌 가족 구성원 안에서도 있을법한 계층에 대해 깊이 천착합니다. 인상 깊은 작업에도 불구하고 같이 제출된 작품 중 하나에선 결말 부분의 모호함이 다른 작품에선 극작 방법에 대한 애정 어린 우려가 있었습니다. 가능성의 세계를 최대한 펼치는 것과 작가가 책임져야 할 영역 사이의 균형을 두고 고심했습니다. ‘「오피스」 외 2편’은 이야기와 주제를 희곡이라는 매체가 어떻게 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표준처럼 훌륭했습니다. 드러난 이야기 너머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극작술은 이 작가의 내공이 결코 만만치 않음도 말하는 듯합니다. 특히 동시대의 문제를 포착하는 시선과 당대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 부분이 돋보였습니다. 짜임새 있게 주제의식을 끌어내는 극의 구성 방식이 상당히 안정적입니다. 다만 이야기나 주제의 전개에 비해 인물이 조금 약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논리적인 흐름을 타고 도출된 결말이 다소 도식적이란 인상도 받았습니다. ‘「어린 노인」 외 1편’은 삼국유사와 설화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개인의 정체성과 노인문제에 대해 특이하며 완성도 있는 작품들을 구축하였습니다. 특히 「어린 노인」은 소박하지만 단단한 전개와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사유와 애정을 보여 줘 심사위원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아이와 노인까지 관객으로 아우르며 삶의 빛을 끌어안는 포용력이 눈부셨습니다. 다만 「뼈와 꽃」은 고고학자들이 유물에 대해 가지는 태도 등 디테일 부분에서 문제점을 지적받기도 했습니다. 현재와 과거, 현실과 비현실(판타지)을 오가는 이러한 작품에서, 현재의 리얼리티가 제대로 서지 않는다면 판타지란 물거품일 것입니다.

 

심사위원들은 깊은 고민 끝에 ‘「어린 노인」 외 1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합니다. 축하를 전합니다. 예심과 본심의 다른 작품 모두에게도 감사함과 송구한 마음을 전합니다. 비록 선정되지 못하였으나 세상과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 없이는 결코 이뤄지지 않을 많은 작품들을 읽었습니다. 그 속에선 삶의 절실함도 읽었습니다. 슬픔에서 눈길을 거두지 않으며 갈등과 쉽사리 타협하지 않으며, 손쉽게 희망을 말하지 않으나 기어이 살아가자고 말하는, 희곡의 힘을 새삼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을 새삼스럽게 만드는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 글들은 값집니다. 당선작인 「어린 노인」의 한 구절로 심사평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우리도 늙는 건 처음이라 인생은 언제나 낯설다.”

 

심사위원 : 김나정, 백하룡

 

<평론 부문>

대산창작기금 평론 부문 응모작은 15편으로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었다. 예심을 거쳐 최종 심사 대상에 오른 작품은 네 편이었다. 최근의 한국문학이 요동치는 격변기를 통과하고 있음을 네 편의 응모작이 증언하고 있었다. 단 한 편의 창작기금 지원 대상을 고르는 일이 곤혹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응모작들의 수준이 뛰어났고, 눈치 보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비평의 패기와 열의를 보여주었다. 최종 심사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는데, 네 편의 응모작 중 단 한 편의 지원작을 고르는 과정이 심사자들에게도 그만큼 즐거운 고뇌의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어느 작품이 선정돼도 수긍할 만하다는 이야기를 심사과정에서 여러 차례 나누었을 정도였다.

 

최종심에 오른 네 편의 응모작은 모두 나름의 미덕을 가지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문학, #문단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과 페미니즘 리부트 현상 이후,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퀴어 담론이 활발했던 최근의 한국문학을 관통하고 있었다. 『두 번 읽는 사람-문학의 일, 문학은 일』(총 48편)은 증언 문학, 페미니즘, 장르문학과 매체 등 최근 평단의 여러 쟁점을 두루 살피면서 자신의 관점을 드러내는 성실한 비평으로, 한 권의 비평집으로서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었다. 『비평가라는 동시대인』(총 22편)은 진중하고 묵직한 문제의식을 지닌 안정감 있는 비평으로, 재현의 정치학, 문학과 정치, 윤리의 문제 등 오늘의 한국문학 비평장에서 중요하게 대두되는 담론에 대해 탄탄한 이론적 토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두 응모작 모두 신뢰할 만한 비평적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지만 문학비평으로서의 매력이나 강렬한 개성이라는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있었다. 『만드는 자, 쓰는 자, 읽는 자는 하나다』(총 28편)는 최종심에 오른 응모작 중 유일한 시 비평으로, 문단의 잘못된 관행, 새로운 플랫폼의 문제, 독자 시대라는 현상, 페미니즘 리부트 시대의 시 등에 대한 치열한 탐색을 보여주었다. 다만, 이 응모작의 장점이 문장의 수려함과 시작품을 읽어내는 독법의 문학성에 있다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 이런 미덕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읽고 쓴다면 한국의 시단을 이끌어나갈 비평가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걸어 본다. 『비평의 농담과 그 속된 사랑이 지금』(총 25편)은 2010년대 한국 문단의 가장 예민한 척도 중 하나였던 ‘퀴어 서사’를 관통하는 성실하고 예민한 시선을 보여주는 비평으로, 90년대 이후 비평을 통시적으로 짚어 나가면서도 오늘의 문제의식을 정확히 관통하며 2010년대 ‘퀴어 서사’와 페미니즘 서사가 나아간 자리를 날카롭게 통찰하고 있었다. 도전적인 문제의식과 패기, 더불어 성실함과 정확함, 비평적 정체성이 분명한 비평이라는 점에서 오랜 논의 끝에 심사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이 응모작을 지원작으로 결정했다.

 

비평행위를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힘든 시기이지만 치열하게 읽고 쓰는 신진 비평가들이 있어서 한국문학은 아직 살아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네 편의 응모작 모두를 향해, 그리고 외롭고 고단한 비평의 길을 걷고 있을 신진 비평가들을 향해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심사위원 : 권성우, 이경수

 

<아동문학 부문>

올해 아동문학 부문에 응모된 작품은 모두 130편이었다. 이 중 청소년소설을 포함하여 동화는 44편이었으며 판타지, 역사물, SF서사 등이 골고루 응모되어 다양하게 발전하는 장르 경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동시는 86편이 응모되었고 대체로 기존 동시의 형식과 내용을 유지한 작품이 많았으며 동시집 한 권 분량을 모두 고른 수준의 시들로 담아낸 원고를 고르기는 쉽지 않았다. 아동문학 부문에 응모한 백서른 편 중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린 작품은 모두 아홉 작품이었다.

 

동시 부문에서 본심에 오른 작품은 ‘「시무룩한 빵 두 덩어리」 외 50편’, ‘「복숭아벌레 사과벌레」 외 49편’, ‘「매듭」 외 49편’, ‘「날아라, 깃털」 외 49편‘, ‘「여기도 봄」 외 49편’ 등 모두 다섯 작품이었다. 이 중 앞쪽에 언급된 세 작품들은 동시의 형상화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새로운 시대와 조응하는 시선을 보여주지 못하여 배제되었다. ‘「날아라, 깃털」 외 49편’은 어린이 독자와의 소통을 전제로 할 때 접근성이 좋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하였으며 동시적 상상력과 더불어 조금은 삐딱한 시선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참신한 시 사이에 평범한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범작이 적지 않게 눈에 띄어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도 봄」 외 49편’은 무엇보다도 탁월하게 조탁된 정갈함이 돋보였다. 또한 동시면서도 어린이 화자를 개입시키지 않고 시인만의 세계를 살려나간 점도 개성과 장점으로 주목되었다. 두 작품의 성격과 색깔이 달라 심사위원들은 두 작품을 놓고 고민하였으나 숙고 끝에 ‘「여기도 봄」 외 49편’을 선정하였다.

 

동화 본심작은 『늑대 이불』, 『꼬맬까말까 수선집의 비밀』, 『큰발의 산』, 『별빛 전사 소은하』 등 네 편이었다. 『늑대 이불』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담은 작품으로 도입부의 참신한 판타지가 주목을 끌었으나 뒤로 갈수록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복잡하고 직설적이 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꼬맬까말까 수선집의 비밀』 역시 탄탄한 문장력을 지닌 흥미로운 작품이었으나 청소년소설임에도 동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개, 고전 인물을 끌어온 것에 대한 타당한 이유가 적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최종과정에서 경합을 벌인 『큰발의 산』과 『별빛 전사 소은하』는 주제나 장르는 다르지만 두 편 모두 흥미로운 판타지 작품이었다. 『큰발의 산』은 옛이야기를 모티프로 하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시선, 뛰어난 상상력과 묘사가 돋보였다. 그럼에도 몇몇 인물과 설정의 정형성도 지적되었다. 작가가 이야기를 끌고 가기보다는 이야기가 달려가고 있는 점도 미덥지 않은 전개였다. 『별빛 전사 소은하』는 전자에 비하면 다소 익숙한 SF 장르서사였으나 무엇보다도 작가가 작품을 안정적으로 통솔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문장이 성글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전체적 완결성과 함께 어린이 독자에게 독서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최종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참고로 동화 심사 과정에서 본심에 오른 작품과 작가에 대해 회피의 범위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이 있어 해당 심사위원은 심사장을 떠나 선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두 심사위원이 최종 작품을 선정하였음을 밝힌다. 이번 응모에 참여해 주신 모든 아동청소년 문학인들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심사위원 : 오세란, 이현, 함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