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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대산문화》 2020년 여름호(통권 76호) 발간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20.06.02|조회 : 1638


기획특집 : 현진건 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 이어쓰기

- 구효서 전경린 한창훈 백가흠 윤미현 김세희 -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통권 76호)

 

대산초대석 : 퀴어 이론의 창시자 주디스 버틀러와의 대화 - 조현준

“페미니즘은 여성이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켜”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나의 아버지’ : 김상옥 이동주 조연현 조지훈

인문에세이-길을 묻다 : 박종기‘왜’와 ‘만약’을 허용하는 역사학적 상상력

가상인터뷰 : 홍용희김소월 혹은 흰 달의 노래를 찾아서

- 등단 100주년을 맞는 시인 김소월

창작의 샘 : 시, 정현종, 유이우 / 단편소설, 박민규

 

-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문학 전반에 걸친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문예교양지 《대산문화》 2020년 여름호(통권 76호)를 발간하였다.

 

- 대산초대석 「페미니즘은 여성이 무엇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켜 - 미국 페미니즘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와의 대화」

오늘날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있는 페미니즘 이론가로 인정받고 있는 주디스 버틀러 버클리대 교수를 젠더 이론가이자 주디스 버틀러 전문 연구자인 조현준 경희대 교수가 인터뷰했다. 주디스 버틀러는 1990년 기존 페미니즘 정치학에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젠더 트러블』을 출간하여 학계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번역되어 10만 부 이상 팔렸으며 주디스 버틀러를 영미 지성계의 떠오르는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17권에 달하는 책이 소개될 만큼 국내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그는 올해에도 신간 『비폭력의 힘』을 발간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디스 버틀러는 오늘날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터프 운동에 대한 질문에 “평등과 자유를 주장하는 페미니즘은 트랜스를 배제할 수 없”으며 “페미니즘이 젠더에 기초한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트랜스 배제 페미니즘은 있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페미니즘 이론의 가장 해방적인 차원의 하나는 남자, 여자 같은 범주에 대해 사유한다는 점”으로 “여성들에게 여성이 무엇이고 무엇일 수 있는지에 관한 생각을 확장”시켜 생물학이 우리의 정치적 자유, 우리가 하는 일, 우리가 욕망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생각에 모두가 반박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설명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발발에 따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관한 질문에는 지금의 “원격 강의 규약을 ‘정상화’하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그것에 익숙해져 대면 세미나와 강의를 대체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모인다는 것이 교육과 정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이 병의 결과로 보이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기획특집 : 현진건 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 이어쓰기

“정 말씀이야요? 나를 그렇게 사랑하셔요? 당신의 목숨같이 나를……”

한국 근대문학 초기에 단편소설 양식을 개척하고 사실주의 문학의 기틀을 마련한 소설가 현진건(1900~1943)의 대표작 「B사감과 러브레터」는 위선적 인간형을 풍자하고 그를 통해 위선이 종국에는 비애로 이어지는 아이러니를 극대화하여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는 인간의 이중성을 그려내고 있다. 그로부터 95년이 지난 오늘 구효서 전경린 한창훈 백가흠 윤미현 김세희 등 여섯 작가가 다채로운 상상력으로 「B사감과 러브레터」의 뒷이야기를 그려냈다.

○ 사랑의 진실 _ 구효서 : “대단해, 100회 공연이라니.” 첫째 여자가 말했다. “축하해.” 둘째 여자가 말했다. 조금 전 100회 공연을 끝낸 연극 <B사감과 러브레터>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인 셋째 여자는 분장을 꼼꼼하게 지우지도 못한 채 극장 인근의 이탈리안 식당으로 끌려 나와 고등학생 때부터 절친인 친구들의 축하주를 받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둘째여자 ‘려’는 대화 주제로 ‘연기’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깜짝 깜짝 놀랐다. 평소 다정하기로 소문난 셋째 여자의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오고 유치한 사랑의 대화가 오고간다. 어딘가 편치 않은 표정의 ‘려’는 사흘 뒤 같은 레스토랑에서 친구들에게 다시 모일 것을 제안한다.

○ B사감과 자매들 _ 전경린 : 일요일 오후 3시경 호젓한 교문 앞에 인력거 한 대가 다가와 멈추더니 두 여자가 보퉁이를 들고 내려섰다. B사감은 기숙사 문 앞에 서 있다가 두 여자를 발견하자 반색하며 걸어 나갔다. 셋이 만나고 보니 영락없이 닮은 얼굴이었다. 세 자매인 그들은 오랜만에 재회하여 그간 밀린 이야기를 나눈다. 중매로 결혼한 맏언니 희덕의 결혼생활은 결코 행복하지 않았고 자유연애 사상에 물들어 사랑에 빠진 막내 희순도 마찬가지였다. 일찍부터 작은오빠와 신흥무관학교에 들어간 준휘를 사모해온 B사감은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지켜왔다. 희순은 가져온 보퉁이에서 그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B사감에게 전달한다.

○ B사감과 운명의 화살 _ 한창훈 : 세 학생의 입에서 시작된 풍문은 동풍을 만난 산불처럼 단숨에 기숙사를 점령하고 말았다. 소문은 본래보다 한껏 과장되며 인근 여학교로 퍼졌고, 곁까지 따라 남학교로도 흘러갔으며 기숙사에 자녀를 맡긴 학부형의 입과 입으로까지 전달되었다. 이에 B사감은 <풍기 문란 교원 진상조사단>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게 된다. 궁지에 몰린 B사감에게 젊은 교원이 다가와 연극 대본을 건네며 그대로 읽어볼 것을 요청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B사감의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감정이 실리기 시작한다. 감정의 폭은 더욱 확산되었고 좌중은 무언가에 홀린 듯 멍하게 앉아있기만 했다. 젊은 교원은 좌중을 훓어보며 B사감의 도움을 받아 학교에 연극부를 개설할 것을 제안한다.

○ 그리고 소문은 단련된다 2 _ 백가흠 : B사감을 소재로 삼은 웹소설이 한 커뮤니티에 올라왔을 때 그건 단지 재미없는 소설일 뿐이어서 사람들에게 별 흥미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 재수학원 기숙사에 B사감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이 소설은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을 다룬 기사처럼 소문으로 퍼져나갔다. 실제 당사자인 B는 일거에 변태, 이상한 취미의 소유자로 낙인찍히는 상황이 되었다. B사감 스캔들은 결국 선생을 비롯한 교장에게까지 닿게 되었고 교무회의가 소집된다. B는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지만 사람들은 소문의 진실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 신여성 _ 윤미현 : 소설 속 화자는 중2 소녀로 일주일 전 회사를 사직하고 집에 머무르고 있는 아빠와 그런 아빠를 못마땅해 하는 엄마의 싸움을 관찰한다. 엄마는 아빠를 볼 때마다 ‘원양어선 탈 자리 있나 알아보기나 해’, ‘남자가 오죽이나 못났으면’하고 혀를 찬다. 엄마는 왜 자꾸 아빠를 닦달하며 내 핑계를 대는 건지 어리둥절하다. C여학교를 나온 신여성인 할머니는 B사감에게 배운 교훈이라며 늘 남자에게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둘 다 일을 하라고 제안한다.

○ 눈물 _ 김세희 : 얼마 전 쉰여덟이 된 중년 여성 ‘영혜’는 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중에 특별히 아끼는 손녀를 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이들이 얼굴이 흐릿해졌지만 C여학교 재학 시절 한밤중 캄캄한 기숙사 복도를 살금살금 걸어가던 그날 밤만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상한 소리가 나 잠이 깬 그녀는 같은 방 친구들과 어디서 소리가 나는 것인지 찾아 나섰던 것이다. 그들은 무섭기로 소문난 B사감의 방에서 소리가 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4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떠올리는 그날의 기억은 곧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나의 아버지’ - 김상옥 · 이동주 · 조연현 · 조지훈

탄생 100주년을 맞은 우리 문인들을 재조명하고 그 문학적 업적과 생애를 기리는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오는 6월 개최할 예정이다. 2001년부터 매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한국 문인들을 재조명해 온 문학제는 1920년에 태어난 문인들 가운데 곽하신, 김상옥, 김준성, 김태길, 김형석, 안병욱, 이동주, 이범선, 조연현, 조지훈, 한하운 등 11인을 대상작가로 선정하였다. 이 중 김상옥, 이동주, 조연현, 조지훈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회고한 글을 기고하였다.

김상옥 시인의 딸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한 김훈정 선생은 시와 시조, 수필, 글씨와 그림, 전각과 도자기, 공예 등 다방면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인 ‘토털 예술가’로서의 아버지의 모습과 평생 아끼고 검소하게 사시며 마지막까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담담하게 생을 마무리한 아버지를 회고하였다.

이동주 시인과 최미나 소설가의 딸이자 시인인 이애정 선생은 수시로 집을 비워 요샛말로 ‘역대급 방랑자’의 모습을 보인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던 어린 시절과 처음으로 함께 한 가족여행의 추억 그리고 암 판정을 받고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모녀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았다.

조연현 평론가의 아들이자 청계천포럼 대표인 조광권 선생은 체질적으로 고독하고 외로우셨으나 그렇기에 더욱더 긍정적이고 유쾌한 인간관계를 많이 만들고자 노력하신, 평생을 글 쓰는 일에 몰두하며 ‘원형적 평론가’의 모습을 보이신 아버지를 되돌아보았다.

조지훈 시인의 아들이자 전 외교부 차관 및 유엔 대사를 지낸 조태열 선생은 리전트 스타일의 장발 머리에 훤칠하고 준수한 외모의 멋쟁이셨던, 주흥에 겨워 호탕하게 웃으시며 문우, 제자들과 술잔을 나누며 시를 낭송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불과 12년 남짓의 짧은 시간만을 함께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 인문에세이-길을 묻다 「‘왜’와 ‘만약’을 허용하는 역사학적 상상력 - 역사 교육과 역사학의 현재와 미래」

박종기 국민대 명예교수가 검인정 교과서 체제로 전환되면서 금년부터 새롭게 사용하게 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하여 지금의 역사 교육방식을 살핀 칼럼을 실었다. 그동안 교과서는 대체로 전근대 4천 년 역사는 하나의 대단원으로 근현대의 150년 역사는 3개의 대단원으로 나누어 전근대와 근현대의 비중이 같게 서술해왔다. 그런데 현행 교과서는 전근대사 서술 비중이 근현대사의 3분의 1에 불과해 그 서술 분량이 대폭 축소되었다. 그는 이러한 교육 방식이 학생들의 역사 인식에 혼란을 불러올 수 있으며 근현대 역사가 한국사의 중심이라는 오해를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근현대사의 경우 “아직도 역사적 평가가 진행 중인 경우도 있어 서술 과정에서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객관적이고 검증된 역사적 사실, 즉 공인된 학설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복수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역사 속 사건과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는 역사학적 상상력을 높이는” 교육을 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 가상인터뷰 등단 100주년을 맞는 시인 김소월 「김소월 혹은 흰 달의 노래를 찾아서」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가 등단 100주년을 맞아 우리 민족사의 그늘 깊은 삶의 정서를 간곡하게 노래한 김소월 시인과의 가상인터뷰를 기고하였다. 부재하는 존재가 된 아버지로 인하여 어둠이 짙었던 유년시절부터 오순의 죽음, 스승이었던 시인 김억 선생과의 좋지 않았던 인연 등 그의 굴곡진 삶을 찬찬히 살펴보며 김소월 시인에 대한 기억을 재구성하였다. 살아서도 늘 죽음 쪽을 향해 있었던 김소월 시인의 시는 산 자들에게 말을 걸고 위로하며 달빛처럼 정화시켰다.

 

- 노트 위 패스포트에서는 함정임 소설가의 체호프 영면처가 위치한 모스크바 답사기를 실었다. 이외에 ▲내 문학의 공간임헌영 평론가, ▲나의 데뷔작배명훈 소설가, ▲내 글쓰기의 스승신수정 평론가의 글을 실었으며, 창작의 샘에는 정현종 유이우의 시 각 2편, 박민규의 단편소설, 유홍준 정홍수 박서영의 글밭단상이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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