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및 공지사항

2017년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대상자 선정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7.08.09|조회 : 626

 
2017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지원대상작 선정
영역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이장욱 作) 등 13건에 총 1억7천여만원 지원
*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신 분께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좋은 번역 작품과 연구 주제로 지원해주신 모든 지원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2017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증서수여식은 8월 21일(월) 4시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교보컨벤션홀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분은 증서수여식에 꼭 참석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기타 문의사항은
hyelee@daesan.or.kr 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부문

어권

지원대상자

번역작품

번역

영어
(4건)

정은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이장욱 作)

김소라

선의 법칙 (편혜영 作)

허정범

애호가들 (정영수 作)

양은미,
에드 복 리

체 게바라 만세 (박정대 作)

불어
(1건)

김현자, 조르주 로리

허수경 시선집 (허수경 作)

스페인어
(1건)

진진주,
세바스티안 파로디

완득이 (김려령 作)

일본어
(3건)

김승복, 시미즈 치사코,
요시카와 나기

토지 (박경리 作)

히나타 가즈마사,
마키노 아쓰시,
노자키 미쓰히코,
정우봉, 김효진,
이흥숙, 박지혜,
오타 요스케, 가네키 도시노리
지바 히토미, 사노 아이코
이요다 마리에
(일본 한국한문소설 연구회)

애정전기소설
주생전 (권필 作)
최척전 (조위한 作)
영영전 (작자미상)
빙허자방화록(작자미상)

하시모토 지호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作)

중국어
(2건)

김학철

순간의 꽃 (고은 作)

양설매

생의 이면 (이승우 作)

우즈베크어
(1건)

타지무라톱 산아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作)

연구

불가리아어
(1건)

알렉산더 페도토프

한국 고전시에 나타난 로맨스

*어권별 심사위원
-영어 : 안선재(서강대 명예교수), 윤혜준(연세대 교수)
-불어 : 송기정(이화여대 교수), 장 노엘 주테(번역가)
-독어 : 얀 디륵스(가천대 교수)
-스페인어 : 김창민(서울대 교수), 세바스티안 패트론(고려대 교수)
-일어 : 성혜경(서울여대 교수), 세키네 히데유키(가천대 교수)
-중국어 : 전형준(서울대 교수), 전성광(인하대 교수)
-러시아어 : 박종소(서울대 교수) -베트남어 : 배양수(부산외대 교수)
-몽골어 : 노로브냠(단국대 교수) -우즈베크어 : 오은경(동덕여대 교수)
-불가리아어 : 김원회(한국외대 교수)
-국문학 : 서경석(한양대 교수)

총평

금년의 심사회의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한 재점검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효율성의 논리에 집착해 소수 언어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 완고해져서는 안 되고 늘 열린 자세를 취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문학적 가치라는 기준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 문학 번역의 특수성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 지원작 선정의 기준 설정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것 등등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심사에서는 무엇보다도 이 공감의 형성이 유익했다고 생각됩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뭐가 부당한지는 말하기가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좋은 번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독일어권을 맡은 심사위원의 말씀이 매우 적절했습니다. 자의적인 누락과 삽입, 뉘앙스의 변질, 번역 상의 클리셰에의 안주 등은 좋은 번역이 되지 못하는 주된 이유들입니다. 좋은 번역은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그리하여 원문과 번역문의 언어적 정확성을 번역자의 문체로 어떻게 구체화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좋은 번역 계획을 선정해주신 심사위원 분들, 한국문학의 번역을 위해 애쓰시는 대산문화재단의 관계자 분들, 그리고 좋은 번역 계획을 보내주신 번역자 분들, 이 분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어권별 심사평


<영어권>

이번 2017년도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의 영어권 응모작은 총 26편이 들어왔다. 이 중에서 원작이 영어권에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작품인지의 여부, 원작의 문체와 표현을 충실히 옮기고자 노력을 했는지 여부, 그러한 노력이 영어 문학으로 읽힐 만한 가독성으로 결실을 맺었는지 등을 기준으로 심사하였다. 그 결과 총 4편을 지원하기로 하였다. 이들 번역자들이 샘플을 통해 보여준 번역자로서의 태도와 역량을 심사자들은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소설의 경우 『선의 법칙』과 『애호가들』의 번역이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문학적인 문체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판단했다. 시 번역은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의 번역과 『체 게바라 만세』 번역이 영시로 인정받을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불어권>

불어권에 접수된 작품은 총 4건으로, 『허수경 시선집』 한 건과 김이정의 『유령의 시간』 세 건이 접수되었다. 그 중 허수경 시집은 매우 유려한 문체의 프랑스어 번역이 돋보였으며, 출판 가능성이 매우 높아 지원작으로 선정하였다.

<독어권>

2017년도 독일어권에는 번역지원 신청은 1.『홀』(편혜영 作), 2.『유령의 시간』(김이정 作), 3.『인간 연습』(조정래 作)등 총 3건의 번역 지원 신청서가 접수되었다. 이 중에서 지원할 수 있는 작품이 있었으면 좋겠으나, 제출된 모든 번역물들에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가 너무 많기 때문에 고민 끝에 안타깝게도 지원작을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가능한 한 정확하게, 그리고 필요한 한 자유롭게 번역하는 기본 원칙, 다시 말하자면 원문에 대한 충실성과 번역문 가독성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모든 글에서, 모든 문장에서 새로 고민해야 한다는 꽤 진부한 사실은 모든 번역가가 잘 알고 있겠지만 그 중요성을 여기에서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홀』의 경우는 번역문의 가독성을 높이려는 노력, 그리고 글을 매끄럽게 만들려는 루틴이 엿보이지만, 원문에 대한 충실도, 그리고 원작 표현의 뉘앙스에 대한 성실성이 떨어졌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물론 번역물의 가독성을 향상시키거나 원작의 말투나 핵심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몇 마디를 추가하거나 생략하는 번역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수 있으나, 문장·단락의 경계를 불필요하게 바꾸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원문에서 자주 벗어나는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또한, 번역문에서 중요한 구절에서 언어적인 클리셰를 사용하는 경향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유령의 시간』은 사소한 오역 몇 군데를 제외하면 충실도가 높은 편이라는 점, 그리고 한국문화의 특수적인 개념들을 각주 없이 독일어 번역문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반면에 구문 구조, 문법, 표현, 어휘선택 등과 관련된 문제가 너무 많아서 번역문의 가독성을 높게 평가할 수가 없었다. 문학적인 문체에 대한 감각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으면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인간 연습』의 번역가들이 어려운 글을 독일어로 옮기는 데 큰 고생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감스럽게도 잘못되거나 어색한 표현이 너무 많았고, 특히 대화의 구어체가 서툴렀다. 한국 역사·정치와 관련된 개념들을 자연스러운 독일어로 옮기는 문제도 설득력 있게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수많은 형식적인 문제(맞춤법, 구두법, 문법, 오타 등)를 보았을 때 글의 마지막 수정 단계에서는 성실성이 부족했다는 인상도 떨칠 수 없었다.
한마디로 요약해 보자면, 지원자들이 앞으로 원문 및 번역문에 대한 언어적인 정확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 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어권>

이번에 스페인어권 번역지원 신청 작품 수는 6편이었다. 각 작품에 대한 대강의 심사평은 아래와 같다.
1. 새벽의 나나 (박형서 작): 번역 수준이 높지 않은 편이다. 번역문에 문학성이 드러나지 않고, 한국어식 스페인어 표현 느낌이 든다. 문법적 실수가 눈에 띄고 어휘력 부분에서 부족함이 느껴진다.
2. 완득이 (김려령 작): 아주 자연스럽게 읽히는 번역이다. 원문의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서 스페인어 구둣점의 특징을 잘 활용하고 있다. 원문에 적절하게 어울리는 스페인어 어휘를 사용했다고 본다. 가끔 번역자가 라틴아메리카 지역 출신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번역문이 원문을 자구대로 일치시키기 보다는 원문의 느낌을, 작가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스페인어로 의역한 것이 더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좋은 번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3. 채식주의자 (한강 작): 번역수준이 높지 않다. 어휘 사용도 스페인어라기보다는 불어나 카탈루냐어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첫 페이지부터 문법적 오류도 많이 나타나고, 문학성을 느낄 수 없다.
4. 달려라 아비 (김애란 작): 문장은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반복적인 표현이 자주 나타난다. 동사 시제의 사용에서 가끔씩 불일치가 나타난다. 원문에 충실하려다보니 그런데, 사실 스페인어로 그대로 시제을 옮기면 어색하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해야 했다. 어휘도 좀더 다양하게 사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름 원작자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보이나 진정 작가의 의도가 잘 전달되었는지는 의심스런 점도 있다.
5. 아무도 편지하지 않았다 (장은진 작): 간결체의 원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애쓴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가끔 반복적인 표현과 부정확한 표현이 아쉽다. 어떤 단어의 번역에서는 원문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보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나쁜 번역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
6. 개와 늑대의 시간 (김경욱 작): 스페인어 구사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 여섯 편의 작품 중에서 이번 스페인어권 번역지원 작품은 『완득이』로 결정되었다.

<일본어권>

2017년도 일본어 번역지원 신청은 총 13편으로 우수한 지원 작품이 많아 대상작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중에서 번역의 완성도, 번역 실적, 그리고 출판 가능성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박경리의 『토지』, 조선시대의 애정전기소설(『주생전』, 『최적전』, 『영영전』, 『빙허자방하록』), 그리고 김연수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총 3편을 대상작으로 선정하였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일본에서 부분적으로 번역・소개된 적은 있으나 완역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부 1권에서 3권이 이미 출간되었고, 2018년까지 제2부 총4권의 번역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심사위원회에서는 『토지』 완역본 출간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있었으나 출간 계획이 구체적이며 공동번역가에 의한 번역의 완성도도 높아 선정하기로 하였다.
 
조선시대의 전기소설을 번역한 『애정전기소설』은 한국의 한문소설에 대한 관심과, 이를 일본에 소개함으로써 일본의 한문소설을 동아시아의 큰 틀에서 조명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시작한 공동연구의 성과이다. 12명의 연구자가 수년에 걸쳐 공동연구를 하며 4편의 애정전기소설(『周生傳』, 『崔陟傳』, 『英英傳』, 『憑虛字訪花錄』)을 수준 높은 일본어로 번역하였고, 상세한 해설과 주를 달았다. 학술번역의 성격이 강해 선정여부를 놓고 논의도 있었으나 한국한문소설에 대한 철저한 학문적 검토와 이를 일본에 알리고자 하는 공동연구자들의 노력과 열의를 높이 평가하여 선정하였다.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는 2005년 13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특수성과 보편성을 두루 갖춘 내용과 전개방식의 참신함 등으로 일본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원작의 작품세계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여 선정하였다.

<중국어권>

이번 중국어권 신청은 번역지원 20건, 연구지원 1건이었다. 그 중 2건의 번역지원을 선정하였다. 선정된 심사번호 18번 『생의 이면』 (이승우 작)은 원작에 대한 이해도와 번역의 완성도가 매우 높으며 역문의 매끄러움과 노련함이 돋보이는 수작이고, 심사번호 6번 『순간의 꽃』 (고은 작)은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련된 언어로 한국시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냈다고 본다.
이외 심사번호 1번 『피에로들의 집』 (윤대녕 작), 5번 『유령의 시간』 (김이정 작), 19번 『설계자들』 (김언수 작)은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원문에 대한 오역, 어색한 직역 등 문제가 산재하여 낙선하였다. 그리고 심사번호 8번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정호승 작), 9번 『최문자 시선집』 (최문자 작), 10번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작), 15번 『치유하는 책읽기』 (서유경 작), 16번 『환영』 (김이설 작), 20번 『파파향기 술향기』 (김주앙 작) 등 나머지 지원신청 작품들은 원문에 대한 이해도, 정확성, 유창성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특별히 지적할 것은 문학번역에 있어 올바른 태도, 문학적 소양,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역자의 모국어 글쓰기 수준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연구지원 『에코페미니즘 시각에서 본 박완서 소설』은 연구계획의 완성도 및 결과물 활용 가능성이 미흡하여 선정에서 제외되었다.

<러시아어권>

2017년도 대산문화재단의 한국문학 번역·연구·출판지원 사업의 심사대상으로 올라온 원고는 총 2건입니다. 작가 정태언의 소설집 『무엇을 할 것인가』(지원번호 1)와 작가 박완서의 소설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번역한 원고들이 심사대상입니다.
심사의 진행에서 몇 가지 기준을 갖고 심사하였습니다. 우선, 번역자가 제출한 번역 원고를 중심으로 번역자의 번역 능력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때, 원작에 대한 이해도, 원작과의 등가성, 한국 문학 및 문화, 역사에 대한 이해도 등을 중심으로 살폈으며, 도착어(러시아어)에서 적절한 어휘 및 구문 사용 여부, 가독성, 도착어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번역 여부를 심사하였습니다.
또한 번역(출판) 계획의 완성도, 출판가능성, 신청자의 기존 실적 등을 고려한 평가도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먼저, 번역 원고에 따른 평가 결과를 말씀드리면, 정태언의 소설집 『무엇을 할 것인가』를 번역한 원고는 전체적으로 역자가 의욕적으로 열심히 작업을 수행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번역 원고로 촘촘한 A4원고 20쪽 분량이 제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원고는 한국문학의 외국문학으로서의 번역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되는 원작에 대한 이해도, 원작과의 등가성 부분에서 많은 문제점이 발견됩니다. 번역 샘플로 제출한 「고골리」를 꼼꼼하게 원작과 비교 검토하였습니다. ‘번역은 반역이며, 재창작’이라는 말이 반영하듯, 번역은 참 힘든 작업입니다. 그래서 번역가는 기본적으로 원작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그 토대 위에 도착어 문화권에 대한 이해 등을 위해 때로는 원작 텍스트의 변형, 수정, 첨가 등을 가하며 번역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 출발은 기본적으로 원작을 충실히 옮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번역 원고에서는 원작에 대한 이해도와 등가성에서 많은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발견됩니다.
한편 박완서의 소설 『너무도 쓸쓸한 당신』을 번역한 샘플 원고는 원작에 대한 이해와 번역의 등가성에서 매우 우수한 번역 원고입니다. 누락된 문장이나 표현이 거의 없으며, 도착어의 가독성도 훌륭한 문장입니다. 그러나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발견되며 아직 교정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끝으로, 한국 문학을 러시아어권으로 소개하고자 노력하시는 역자 분들의 한국 문학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베트남어권>

이번에 심사한 『유령의 시간』은 첫 번째로 번역자가 경험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법은 물론 단어 선택의 정확성이 뛰어나다. 보통의 번역문에서 느낄 수 있는 실수가 거의 없다. 일부 단어 선택에서 아주 정교함을 보인다. 베트남어 수준이 높은 자로 보인다. 읽기 쉬운 것은 물론 내용이 분명히 전달된다. 약간의 철자 오류가 보이지만 편집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는 작은 것이다. 다만, 베트남 현지 출판사에서 해당 작품의 판권을 구입한 것이 뒤늦게 확인되어 이번에 선정에서 제하였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한다.

<몽골어권>

『상화 시편』과 『유령의 시간』 몽골어 번역 심사가 들어왔다. 번역 지원 사업을 통해서 한국문학 작품 중에서 선전된 좋은 책을 만나 볼 수 있겠다는 기대와 번역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더해 온다. 이번 두 작품도 역시 설렘을 안겨 주었다.
우선 『상화 시편』을 몽골어로 읽어 보았다. 두음, 후음 맞추기 등 몽골 시의 일반적인 형식도 적용해 가면서 번역자의 노고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번역이었다. 『상화 시편』을 원문으로 읽어 본다. 상화를 향한 시인의 사랑이 느껴지면서 사랑은 늘 ‘현재’이며 ‘한다’는 것이라는 작가의 외침이 들려온다. 양쪽을 두루 살핀 결과 번역이 훌륭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어의 몽골어 번역 과정에서 두루 나타나는 ‘직역’의 문제로 인한 어색한 표현이 이번 번역에서 흔히 발견되지 않아 좋았다. 번역자가 자신감 있게 문맥을 이해해 가면서 번역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인의 감성과 전달하고자 하는 시인의 목소리 전달이 조금 미흡했다. 또한 시 번역 과정에서 일부 문맥을 일부로인지 빼고 번역한 것이 종종 보인다. 의미가 빠지지 않는 한도에서는 되겠지만 그 뜻이 빠졌다면 실수가 아주 커진다. 이런 부분에서 이 시편이 제대로 몽골 독자들에게 전달될지 의문이 생긴다.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시인에 대한 연구 즉 그의 인생과 작품 세계, 그의 작품에 대한 비평 등을 두루 연구하면서 작가의 입장이 되어 갔을 때 더 좋은 번역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번역 계획서에 명시되어 있긴 하나 작가와의 인터뷰뿐만 아니라 시인의 ‘세계’를 심사숙고해야 더 좋은 번역물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유령의 시간』은 역시 번역자가 한국어 실력이 높으나 몽골어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다. 번역자가 제대로 이해하고 번역을 했지만 문학 작품을 번역하고 있다는 것을 잊은 듯싶다. 물론 시간적인 여유나 초벌이라는 이유가 있겠지만 번역자의 문체가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어, 첫째: 번역문 문장 내에서의 구성 절차 즉 어절과 글귀 절차가 다른 부분이 종종 보인다. 몽골어와 한국어는 어순이 비슷하다고 그대로 직역을 하면 이런 실수가 나타난다.(Мин, Хүнь хоёр хүртэл сурагч халимаг бус урт ургуулсан үс нь дэгжин байлаа.) 둘째, 어떤 문장에서 문득 문득 필요 없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그 때마다 문장이 간결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Жисон Жиү хоёр гар гараасаа хөтлөлцөн дэвхцэн гүйж, ханзан дээр аргэлддэг тоглоомонд шөвгөр үзүүр ирлэж байсан Жисогийн царай хүртэл гэрэлтэв. 이 문장을 Жисон Жиү хоёр гар гараасаа барин дэвхцэж, эрчигнүүр тоглоомыг үзүүрлэж суусан Жисог хүртэл царай нь баярлан гэрэлтэв. 다리의 무릎(Хөлийнх нь өвдөг)이라고 하는 것 말고 그냥 무릎이라고 하는 등) 셋째, 몽골어 번역에서 문장 종결 형태를 잘 생각해야 한다. 과거 시제를 나타낼 때 한국어는 -았/었, -던 등을 쓰는데 그것을 몽골어에서 여러 가지 종결어미를 적당히 잘 활용해서 쓰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직역을 하는 경우와 직역하면 안 되는 상황을 잘 파악하기를 바란다.

<우즈베크어권>

우즈베크어권은 번역자를 찾기 어려운 특수한 분야이며, 번역자 양성 또한 한국의 현실에서는 어려움이 많기에 숙련된 번역자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된다. 번역자가 우즈베크어를 모국어로 하는 화자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번역은 우즈베크어의 특성과 감수성을 잘 살려서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원작자의 의도나 원문 내용을 비교적 오역이나 왜곡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려도 애쓴 흔적이 보이는 것도 장점이다. 본 지원작을 번역에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무리가 없어 보인다.

<불가리아어권>

본 지원서는 한국의 시가에 나타난 로맨스를 그 초기저작부터 19세기 말까지를 통시적으로 조망하고 그 특성과 대표작을 선별하여 서술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지원자가 대표적으로 기술하고자 하는 한국 시가에서 주요한 로맨스의 장면들은 유리왕의 “황조가”, 삼국시대의 “서동요”, 고려시대의 사랑노래와 조선 여인들의 “규방가사” 등이다. 상기 시기의 한국 시가의 대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사전 연구도 잘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불가리아에서 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지원자는 그 동안 한국인의 사랑이나 한과 같은 기본적이 정서를 심도 있게 연구한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이러한 지식은 작품 속에서의 사랑 표현이나 정서를 잘 추출하여 기술할 수 있는 학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원자는 그동안 20권 이상의 한국과 아시아관련 저작을 발간하였으며, 특히 다수의 번역서와 창작서를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도움을 받아 출간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01년 한국의 시가를 필두로 2015년 한국의 호랑이와 관련된 산문집 등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번역하고, 연구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원자의 기존 실적은 매우 충분하여 연구출판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심사자는 지원자에 대한 지원이 적합하며, 상응하는 연구 결과물의 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국문학>

국문학 분과에서는 번역·연구·출판 대상으로 제출된 작품들을 번역가와 불가 두 범주로 나누어 평가하였다. 해외에 번역 출간이 되지 말아야 할 작품과 꼭 해야 할 작품을 구분하는 작업은 물론 아니다. 차라리 우선적으로 번역이 되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작품들을 앞세우는 작업이라 할 것이다. 이런 가치를 지닌 작품들을 선정하는 일은 몇 가지 기준이 없을 수 없겠다. 우선 한국 문학의 현실을 어느 정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하고, 대산재단의 한국문학 해외보급사업 취지에 어느 정도 부합해야 할 터이다. 물론 작품성의 평가에서도 심사자의 주관이 가능한 한 배제되고 문학계의 전문적인 평가 내용에 따랐다.
이런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각 언어권의 심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신청서가 국문학 분과 심사에서도 모두 가 판정을 받아 서로 부합했다는 점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또한 일부 언어권 심사에서 국문학 심사가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 심사에 도움을 줬다는 점도 밝혀둔다. 이번에 대산재단의 지원을 받은 번역 및 출판 사업이 아무쪼록 계획대로 실현되어 해외에서의 한국문학 이해와 평판 향상에 이바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