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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대산문학상 예심 결과 및 심사평 발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16.09.26|조회 : 5754

대산문화재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의 종합문학상
제24회 대산문학상의 시, 소설 부문 예심 결과 및 심사평을 발표합니다.
한국문학과 예술문화를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24회 대산문학상 본심 대상작품

 

작품

작가

출판사

1

백치의 산수

강정

민음사

2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김민정

문학동네

3

보고 싶은 오빠

김언희

창비

4

내 몸에 내려앉은 지명

김정환

문학동네

5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송경동

창비

6

세상의 모든 비밀

이민하

문학과지성사

7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이장욱

문학과지성사

8

비유의 바깥

장철문

문학동네

9

나의 다른 이름들

조용미

민음사

 

소설

 

작품

작가

출판사

1

개와 늑대의 시간

김경욱

문학과지성사

2

유령의 시간

김이정

실천문학사

3

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시공사

4

피에로들의 집

윤대녕

문학동네

5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장강명

문학동네

6

여름을 지나가다

조해진

중앙북스

7

편혜영

문학과지성사


시 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 강계숙, 박정대, 이원


세 차례 모임을 통해 한 해 동안 발간된 시집 중 문학적 성취도를 최우선의 선별 기준으로 정한 뒤, 심사위원들은 이 상의 이름으로 축적된 전통과 권위에 걸맞게 대상이 된 시인의 시력(詩歷) 및 작품세계의 고유함과 의의를 고려하여 예심작을 선정하는 데 흔쾌히 합의하였다. 개별 시집의 예술성은 짧은 기간의 노력과 우연적 요소로 빚어지기보다 한 편 한 편의 시를 완성하며 벌이는 내적 고투와 갱신의 결과이자 짧지 않은 창작의 역사 가운데 그만의 가치를 점하는 과정에서 결정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심사를 하면서 놀랐던 것은 이렇게 많은 양의 시집이 출간된다는 사실이었지만,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에 비해 좋은 시집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훨씬 적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세히 따져 묻는 건 긴 지면을 요구하는 일이겠지만, 시절은 시의 대량생산 체제 가운데 있으나 시를 섬세하게 읽고 깊이 이해하는 심화독서 시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대강의 인상이다. 표현 욕구에 기반한 자기애적 시 쓰기는 넘쳐나고 있으나, 타자의 말과 글에 주의를 기울이고 사려 깊게 헤아리는 시 읽기는 그에 보족을 맞추고 있지 않은 듯하다. 스스로의 글쓰기에 도취되어 있는 탓에 다른 시, 다른 시인, 다른 감수성을 읽는 데는 등한하고 무심한 것이거나 혹은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자기를 표현하는 데 급급한 모종의 심리적 다급함이 시단에도 팽배해 있는지 모른다는 짐작도 든다. 전자든 후자든 둘은 결국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지금 쓰고 있는 시가 통시적으로 공시적으로, 그리고 내용과 형식 면에서 어떤 자리에 있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또한 동시대의 다른 시인들은 어떤 고민을 안고 무엇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살피는 상호간의 성찰과 숙고가 부족하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시를 쓰는 사람이 시를 읽지 않는다면, 앞으로 과연 어떤 시가 쓰이게 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예심작을 선별하기가 예상보다 쉽지 않았다. 예심인 만큼 대상작을 수에 구애 받지 않고 폭넓게 고르려 하였으나 모두가 선뜻 동의할 수 있는 시집이 의외로 적었다. 수월하게 선택된 경우를 제외하고, 물망에 올린 15종 가량의 시집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오랜 시간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이 길어진 까닭은 장점을 높이 살 수 있는 만큼 단점 또한 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심사를 위해 정했던 기준을 바탕으로 한국시단의 한 해를 대표할 만한 예로 꼽는 데 무리가 없고, 시집을 통해 구현된 그만의 개성이 뚜렷할 뿐더러 한국시의 지평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한 경우에 공감을 표하며 의견을 모아갔다. 판단을 유보하였던 경우도 꼼꼼히 재독하면서 서로의 견해를 귀담아 듣고 아쉬운 점보다는 시인의 특장(特長)이라 여겨지는 점을 살피고 기리는 방향으로 대상작을 선정하였다. 의견차에 난색을 표하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스스로의 견해를 찬찬히 되짚어보는 자세를 심사위원들이 심사기간 동안 내내 유지하였고, 무엇보다 한국시를 향한 깊은 애정과 우애의 시선을 시종일관 견지하면서 대상작을 선정하였다는 것만큼은 자부하고 싶다. 예심위원들의 까다로웠던 독해과정과 애정전선을 뚫고 본심에 오른 대상작 모두에 기꺼운 응원과 박수를 보낸다.

소설 부문 심사평
심사위원 : 권여선, 김동식, 박진, 이기호 

대산문학상 소설 부문의 예심은 한 달 반에 걸쳐 세 차례의 회의를 통해 진행되었다. 7월 4일에 있었던 1차 회의에서는 작년 8월부터 올해 7월 사이에 출간된 600여 편의 목록 가운데 예심 대상작을 선정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대산문학상의 선정 기준에 따라 단편집, 개작 및 재출간 소설, 작가의 첫 책 등을 제외하고, 집중적으로 검토할 만한 장편소설 스무 편을 예심 대상작으로 정했다. 8월 4일 2차 회의에서 네 명의 예심위원은 활발한 논의와 투표를 통해 그 중 일곱 편을 선별하고, 7월 중 출간된 소설 가운데 세 편을 추가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마지막 3차 회의가 있던 8월 17일에는 추가된 예심 대상작 세 편을 포함한 열 편의 장편소설을 놓고 열띤 토론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김경욱의 개와 늑대의 시간, 김이정의 유령의 시간, 송시우의 달리는 조사관, 윤대녕의 피에로들의 집, 장강명의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조해진의 여름을 지나가다, 편혜영의 (가나다순), 이상 일곱 편을 본심 대상작으로 선정했다. 기록적인 무더위 속에서 스물 세 권의 장편소설을 꼼꼼히 검토하는 과정은 고되지만 뜻 깊었다.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발견하는 기쁨과 함께 작가들의 꾸준한 열정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고, 한국소설의 최근 경향을 찬찬히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도 가지게 되었다.
최근 장편소설들은 소재 면에서는 다양해졌고 길이는 현저히 짧아졌다. 중편 내지 경장편의 분량에 해당하는 소설들이 ‘장편소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독서 문화와 출판 시장의 요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이겠지만, 장편 특유의 밀도와 중량감이 사라져가는 것은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 양적인 면에서 장르소설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추리와 스릴러, SF와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흥미로운 소설들이 활발히 창작되어 반가웠지만, 본심에 올릴 만한 수준을 확보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이외에 현재 한국사회의 현실을 신랄하게 파헤치는 ‘사회소설’들이 늘어난 것과, 한국전쟁 이후의 현대사를 체험적으로 반추하는 소설들이 여러 편 나온 것도 눈에 띄었다. 발랄한 상상력과 형식면의 새로운 시도, 역사와 현실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함께 있는 지난 한 해의 소설들은 다채롭고 풍성했다. 이런 다양성이 한국소설의 역동성과 창조력으로 이어져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