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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대산 청소년문학상 문예캠프 참가자 발표
글쓴이 : 운영자 날짜 : 01.07.13|조회 : 11695

제 9 회 대산 청소년문학상 수상후보(문예캠프 참가자)


 

중학생 시(8명)

김창진(서울 신서중 2)        김한솔(부산 국제중 3)        김효정(서울 강북중 2)  
문소정(전북 남성여중 3)      박정준(울산 일산중 3)        유명진(경기 산본중 2)
이정언(경남 삼현여중 3)      홍경애(전남 목포여중 3)



중학생 소설(8명) 김지예(경기 경안중 3)        신나라(서울 한산중 2)        안보화(충북 충주여중 3)
안하나(서울 신도봉중 3)      이한나(서울 성서중 3)        정철안(경기 심원중 3)
하명화(부산 대신여중 3)      현영민(경기 수일중 3)


고등학생 시(28명) 강두인(경남 삼현여고 1)      고영현(서울 충암고 3)        공은애(충남 천안여고 3)
구지영(경남 밀양여고 2)      권진필(울산 학성여고 2)      김동균(경기 안양예고 3)
김동현(서울 대원외고 1)      김보경(경기 주엽고 3)        김영민(경기 창현고 1)
김은하(강원 진부고 3)        김지수(광주 국제고 1)        남승미(광주 전남여고 3)
박미라(충북 옥천고 2)        백범렬(경기 별내고 2)        성진규(경기 서현고 3)
신은희(울산 우신고 2)        양진우(서울 상계고 3)        여민이(충북 옥천고 3)
유현주(서울 명덕여고 2)      이둘선(부산 경희여정보고 3)  이명희(부산 기장고 2)
장수정(전북 산서고 3)        정구연(서울 영파여고 3)      정동현(서울 대원외고 2)
최설화(전북 산서고 3)        한은경(대구 대구외고 1)      한희정(대구 상서여정보고 3)
황인희(서울 개포고 2)


고등학생 소설(16명) 강민정(경남 마산제일여고 3)  권영빈(대전 성모여고 2)      김나희(서울 세화여고 1)
김석호(전북 원광고 2)        김영수(전남 해룡고 3)        김현진(경남 창원중앙여고 3)
문홍재(부산 부산중앙고 3)    박정환(경기 수성고 3)        송지현(서울 명덕외고 2)
신지현(서울 용화여고 3)      윤병주(부산 동인고 3)        이윤범(경기 효원고 3)
정유경(광주 광주여고 3)      한해림(부산 기장고 3)        함윤희(서울 상명여고 2)
허혜랑(부산 부일외고 3)



*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 선발자는 반드시 문예캠프에 참가하여야 하며, 불참시 입상이 취소됩니다.
* 문예캠프는 8월 8일(수) - 10일(금), 2박 3일간입니다.
* 선발자라 하더라도 중복입상, 표절 등의 사실이 밝혀지면 입상이 취소됩니다.(시의 경우 한 작품이라도)
* 문예캠프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학교와 집으로 개별 통지합니다.
* 발표를 본 선발자는 7월 16일부터 근무시간(평일 오전 8시 - 11시 50분, 오후 1시 - 6시, 공휴일 휴무)에 재단으로 먼저 전화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부문 심사평 - 심사위원 유종호(평론가, 연세대 국문과 석좌교수) / 김승희(시인, 서강대 국문과 교수) / 김정환(시인)

 

교과서 밖에도 시는 있다

 

 청소년문학상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고 하는 것을 실감했다. 시 장르의 경우 응모 작품이 1,200여편에 달하여 전국적으로 번지는 치열한 열기를 더욱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들의 이러한 응모에 대한 열기가 대산 청소년문학상에 수반되는 여러 특전들에 관한 관심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이라고 믿으면서 이러한 젊은 창작 열기의 발현이 미래의 한국문학의 저변을 더욱 든든하게 해주리라는 좋은 기대를 해보았다.  


 응모자가 많은 만치 작품의 세계도 다양했지만 일단 수준 이상에 드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평을 해보자면 `양적(量的) 홍수에 질적(質的)인 가뭄`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하다. 재치있는 시도 많이 있고 현실과 동떨어진 문학소녀 취향의 허구적 언어도 많은가 하면, 또 아주 현실적인 세계를 형상화되지 않은 직설 언어로 쓴 것들도 많은데 상당수의 작품들이 독창적인 감동 공간을 창출하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느낌으로 남았던 것이 심사위원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다.

 

 창작 행위란 무엇보다도 나의 독창적인 개성의 공간과 독보적인 언어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나의 태초`를 만드는 창세기(創世記)적 목소리를 가져야 한다. 아무리 수사학적 기교가 뛰어나고 능란하다 하더라도 남과 비슷하거나 적당히 남의 것을 빌리는 토대에서는 `나만의 것`이 출산될 수가 없다. 시를 쓴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임신`이나 마찬가지다.


 먼저 우리의 일상적 현실 체험이나 독서 체험 속에서 하나의 장면이나 사상 같은 것이 시인의 영혼 속으로 찌르고 들어오고, 그 찌름의 과정을 통해 `시적 무엇`이 잉태(孕胎)된 다음 그 태아를 시인의 몸 속에서 먹여서 길러내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이고 그리하여 `280일 동안의 포태(胞胎)` 뒤에 드디어 출산의 고고성(呱呱聲)이 시인의 발음으로 튀어나와야 좋은 시가 되는 것이다.


 응모한 청소년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과연 이 시를 며칠이나 몸 속에 잉태한 다음 분만했느냐"고. 모든 물품들이 다 속성(速成)으로 제조되는 과속의 시대이지만 창작품만은 속성으로 제조, 분만할 수 없는 것이 창작의 생태학인 것이다. 그리하여 낙태된 언어들, 제왕절개한 억지의 언어들, 아직 한참을 더 인큐베이터 안에 있어야 할 미숙아적인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런 억지의 작품들은 어떤 훌륭한 기교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감동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또 한가지는 청소년들의 독서 체험에 대한 근심이다. 중학생의 경우 몇 편의 동시나 교과서에 실린 시들만이 독서 체험의 전부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주었다. 독서 체험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 듯한 빈약한 느낌을 받았다. 먼저 좋은 동화, 동시를 많이 읽은 다음 어른 시인, 작가들의 작품으로 넘어가야 하겠다는 원론적인 말을 하고 싶다.


 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교과서에 실린 시인들의 영향만 받는 게 아니냐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비슷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서정주, 윤동주, 유치환 들의 영향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 같았다. 창작을 지망하는 고등학생이라면 교과서 밖에도 시는 있고 어쩌면 교과서 밖의 시에 더 묘미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적극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많이 읽을수록 좋고, 읽어서 많이 소화시킬수록 좋고, 읽어서 많이 잊어버릴수록 좋다.  

 

 그런 심사 과정을 거쳐 자기 나름의 독특한 언어와 시각과 미적 세계를 가졌다고 보이는, 또는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보인다고 판단되는 응모자들을 엄선하여 수상 후보로 삼았다. 건투를 빈다.           




소설부문 심사평 - 심사위원 이동하(소설가, 중앙대 문창과 교수) / 최인석(소설가) / 서하진(소설가, 재능대 문창과 교수)

 
 바야흐로 디지털 시대라고 한다.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될 날, 더불어 인간 복제가 가능해지는 날이 머지 않으리라 한다. 그런 분위기 탓일까, 응모 작품 수백 편 안에는 어쩐지 비슷한 느낌의, 어디선가 읽은 듯한 스토리, 인물들이 적지 않았다. 무릇 모든 경연에서 본심보다는 예심통과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자꾸만 생각났다. 응모작의 수준조차 엇비슷해서 인물, 사건, 구성, 문체 등등 교과서적인 잣대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이 많았다. 개중에는 정말 중학생이(고등학생이) 이런 글을? 싶은 작품도 있어 심사위원들을 고민에 빠뜨리기도 했다. 최종적으로 스물 네 편의 작품을 선정하기까지의 글읽기는 실로 중노동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심사 도중 언급된 작품들의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다. 

  우선 비정한 어머니, 가엾은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많았다. 아버지들은 무기력하고 지나치게 선량하거나 이유 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때로 간악한 음모에, 자동차에, 혹은 불의의 폭력에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어머니들은 고통을 나누기를 거부하고 서슴없이 집을 나가며 그 고통은 고스란히 남은 자식들의 몫이 되었다. 시대 탓일까, 혹은 최근 베스트셀러였던 어떤 소설의 영향일까. 어떻든 우울한 일이었다.
 
 더 우울한 것은 죽음이 너무도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전체 응모 작품 속에서 죽어나간 목숨이 도대체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자살하는 이야기가 그 중 많았고 어떤 필연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죽음도 숱했다. 한편을 다 읽고 나서 아아, 다행이야, 이번에는 한 명도 안 죽었어, 하는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지경이었으니. 

  대체로 작품 경향은 체험과 관련된 것들, 예컨대 학교 생활이나 입시에 대한 중압감, 친구와의 갈등, 가족사적인 이야기 등등과 관찰과 상상력, 그리고 자료 수집 및 지식에 보다 의존한 것들로 나눌 수 있었다. 전자의 경우에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감동을, 후자의 작품들에서는 기성의 작가들에게서나 봄직한 능청스러움, 시니컬한 풍자를 읽을 수 있었다. 중학생들에게서는 자기 세계에 몰입하는 순진한 열정이 엿보였고 학년이 올라가고 작품의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작가 자신을 숨기려는 경향이 강했다.
 
  특이하게도 노인, 또는 농촌의 이야기들이 일정한 분량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심사위원들은 이를 전략의 하나, 그러니까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한 응모자들의 고심이 아닌가 이해했다. 나로서는 예심을 통과한 작품에 변변한 연애 소설 한편이 없었다는 사실이 내내 의아했다. 십대의 학생들이 어쩌면 이다지도 이성에게 관심들이 없는지. 말하자면 학생들은 내가, 다른 심사위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조숙했다.

  여름 캠프에 참여하여 실력을 겨룰 대상을 선정하는 일은 사실 고통스러웠다. 또렷한 눈망울을 굴리며 원고를 써나갔을 얼굴들. 그 중 누구를 택하고 누구를 제외해야하는지. 소설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얼굴이 궁금하다, 꼭 만나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음에도 최종 선에 들지 못한 경우에는 정말 안타까웠다. 이의 없이 선정된 몇몇 외에는 어쩔 수 없이 결점이 적은 작품이 선택되었다. 학생들의 경연이니 만큼 어둡고 파괴적인 세계보다는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인 작품이 뽑힌 것, 능숙함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믿음을 담은 소설이 선택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응모자 모두가 예심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재능 없음, 또는 글쓰기에 게을렀음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했으면 한다. 소설을 쓰는 일은 거친 바다를 향한 긴 항해와도 같다. 이제 막 닻을 올렸으니 항구 도시의 은성한 불빛에 너무 마음 빼앗기지 말자. 잠깐 불어온 순풍에 황홀해 하지도 말자. 끊임없는 폭풍 뿐이라 여겨지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어쩌면 소설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재능 없음을 거듭거듭 확인하는 과정이니.

   좋은 소설은 쉽게 써지지 않는다. 설혹 쉽게 쓰였다면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것이 좋은 소설이란 말인가. 응모자들은 대부분 이에 대한 답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 먼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사람으로서 몇 가지만 당부하자. 자신에게 절실한 이야기를 쓸 것. 그러나 반드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것. 그리하여 타인들을 자신 속으로 끌어들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