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창작기금

사업결과

2021년
수상작
수상작
부문 수상자 작품명
김영미 「해수욕」 외 49편
이동우 「상괭이」 외 49편
정다연 「에코백」 외 49편
소설 신종원 『습지 장례법』
김개영 『나의 시적인 선녀씨』
희곡 황정은 「오피스」 외 1편
평론 선우은실 「우리가 우리의 문제에 대해 말할 때 필요한 것」 외 45편
아동문학 김경련 동시 「모래시계」 외 55편
이유리 동화 『불량수제자』
심사위원
- 시 : 남진우, 문태준, 이원
- 소설 : 김이설, 백민석, 정지아
- 희곡 : 고연옥, 차근호
- 평론 : 방민호, 이경수
- 아동문학 : 신형건, 양연주, 오세란
심사평

‘다름’의 자리에서 ‘통과’하는 언어들 지구에게 아니 인간에게 들이닥친 “예외 상태”가 2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216분이 보내주신 시를 읽는 시간은 더욱 남달랐다. 보내주신 작품들은 각각의 방향성과 밀도가 있었다. 다양한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일상에 대한 보다 세밀해진 감각, 공동체와 윤리에 대한 확대된 관심이 눈에 띄었다. 멀리와 가까이, 다름과 다름을 연결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예외 상태”를 뚫고 나가는 ‘희망’도 보였다.
세 심사위원이 멈춰본 지점은 ‘다름’과 ‘통과’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발명하는 것이 희망’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방식을 기어코 찾아보고자 한 시들, 그곳이 어디든 안을 통과하고자 한 시들을 주목하였다. 즉 같은 방향성이어도 다른 시도를 했냐는 것. 빠른 선명성보다는 림보같은 과정을 통과한 선명성이냐는 것.
다름과 통과를 중심에 놓고 작품을 읽었다. 아홉 분의 작품을 최종에 올려 더 골몰해서 읽었다. 그리고 대화 끝에 세 분의 작품을 선정했다.
‘「상괭이」 외 49편’은 ‘서정’의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낸다. 흔히 세상살이라고 할 때, 사람이 처하는 벼랑의 상황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즉 미학적 표현을 줄이고 오로지 현실의 진정성으로 돌파하고자 한 의도에 울림이 있었다. “수직으로만 자라나는 세상”(「담쟁이」)에서 “갯내와 흙내가 뒤섞”(「상괭이」)인 “별”을 찾는 몰두 또한 귀한 지점이다.
‘「에코백」 외 49편’은 세계 곳곳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폭력적이거나 부조리한 풍경을 감각적인 문체로 접근한다. 비극과 감각을 교차하며 쓸 때 메시지를 넘어선다. “스스로 불을 지르는 숲을 상상”함과 “깜빡 졸았다”(「홀리데이」)가 나란히 올 수 있다는 것. 즉 일인칭의 솔직성으로부터 발화된다는 면에서 몸의 통과를 신뢰하게 했다.
‘「해수욕」외 49편’은 정서와 이미지를 겹쳐서 시적 구조를 만든다. 정서를 다룰 때 흔히 빠질 수 있는 자폐가 없고 자기 연민이 없다. 과거든 현재든 미래든 물끄러미 보고 간결하게 쓴다. “우리는 수영복 위에 겉옷을 입고 버스에 올랐다 / 오랫동안 몸이 마르지 않았다”(「해수욕」)처럼, 건너뜀이 없는 낱낱한 감각의 경험이 믿음을 갖게 했다.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한 세 시인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이후로도 고독하고 용감할 언어에 부디 소박한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다.